“관점 바꾸지 않으면 느려진다”...로슈가 말하는 미래의학
세포·유전자 요법 통한 유전자 수술-소규모 플랫폼 회사와 파트너링 강조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0-06-15 06:00   수정 2020.06.15 07:51
“미래에는 더 이상 해부학적 수술이 존재하지 않을 것이며 유전자 및 세포 수술만이 남아있을 것입니다. 또 새로운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는 소규모 회사들은 향후 10년에서 20년 동안 대부분의 의료 혁신을 일으킬 것입니다. 지금 관점을 바꾸지 않으면 미래는 훨씬 느려집니다.”

글로벌 제약기업 로슈의 제약 파트너링(Pharma Partnering) 사업부 글로벌 총괄 제임스 세브리(James Sabry)는 지난 8일(현지 시간) 웨비나 형식으로 개최된 ‘차세대 의학: 세포 치료, 유전자 치료 및 그 너머(The Next Generation of Medicine: Cell Therapies, Gene Therapies and Beyond)’를 주제로 한 세션에서 이같이 말했다.


제임스 총괄은 “현재 로슈에서는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들을 개발하고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10, 20, 30년 후의 모습이다. 이미 적용중인 항체 요법 또는 소분자 요법의 개선보다는 미래 치료 환경을 지배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유전자 치료의 경우 유전자 소실로 인해 발생한 장애가 정상을 회복하는지에 대한 여부에 관계없이 이들의 ‘잠재력’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하나의 분자가 신체가 하는 일을 변화시킬 뿐만 아니라 그 안에 들어가는 전체 세포 시스템을 움직여 실제로 세포의 힘을 취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그러한 종류의 세포 및 유전자 요법을 살펴보면, 실제로는 어느 부분을 ‘지배’할 것이라는 것이 우리의 견해다. 미래에 우리는 유전자 전달량을 이동시켜야 하는 세포와, 이동해야 하는 세포로 가져갈 수 있는 전달 메커니즘의 전체 라이브러리를 획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총괄은 세포 및 유전자 요법을 강조하는 가장 주된 이유로 ‘유전자 수술(genetic surgery)’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세포 및 유전자 요법은 본질적으로 병든 장기를 제거하는 해부학적 수술과 매우 유사한 유전자 수술(genetic surgery)의 전 분야를 열어 놓고 있다. 병에 걸린 유전자를 제거하고 정상적인 유전자로 대체한다고 상상해보아라. 유전자 수술은 해부학적 수술과 마찬가지로  유전자를 수정하면 완료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가장 완벽한 방법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미래에는 더 이상 해부학적 수술이 존재하지 않을 것이며 유전자 및 세포 수술만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수술을 받고 병원을 나가는 모습을 상상해보아라. 우리가 현재 받는 해부학적 수술보다 훨씬 깨끗하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제약사들의 입장에서 향후 의약품 치료 패러다임을 이끌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제임스 총괄은 “우리는 상황이 변할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제가 생각하는 현재 제약산업은 ‘오늘’에 대한 전략적 계획만을 정확히 수행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는 항체와 소분자 치료를 넘어설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제약사에게 긍정적인 사업 계획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와 더불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

그는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회사는 이익이 있는 회사이며 모든 제약 회사는 반드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거대 제약사들은 우리가 납득할 만큼의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지금 관점을 바꾸지 않으면 미래는 훨씬 느려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산업체로서 어댑티브 바이오테크놀로지(Adaptive Biotechnologies) 및 스파크 테라퓨틱스(Spark Therapeutics)와 같은 작은 생명 공학 분야가 하는 일을 할 책임이 있다. 미래에는 위험이 있다. 우리에게 그것은 어떻게 보일지 모르지만, 특히 자본을 보유한 거대 제약사의 경우 그 길을 따라 가지 않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제임스 총괄은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R&D에 연간 120억 달러를 투자하는 로슈와 같은 대형 제약사조차도 모든 것을 스스로 할 수는 없다. 우리가 실제로 출시한 대부분의 의약품은 소규모 회사에서 발견돼 로슈로 들어왔다. 소규모 회사는 혁신적인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한 최고의 회사 구조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균형을 맞추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파트너십 구축’을 제안했다. 지난 수십 년 의 경험에 비춰봤을 때 환자를 위한 새로운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최고의 장소는 ‘소규모 회사’라는 것.

제임스 총괄은 “플랫폼을 개발하면 여러 파트너십을 통해 해당 비즈니스의 가치를 구축할 수 있다. 이 플랫폼 회사들은 향후 10년에서 20년 동안 대부분의 의료 혁신을 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로슈가 소규모 회사들을 인수하면서 알게 된 점은, 그들을 자신의 회사에 완전히 흡수시키는 것이 아니라 혼자 앉게 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파트너십을 통해 혁신적인 개발을 실현하려면 파트너 회사에 고유한 의미의 문화가 있어야 한다. 로슈가 과거 인수한 제넨테크(Genentech)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수십 년 후에도 ‘저는 제넨테크에서 일합니다’라고 말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넨테크와 스파크 테라퓨틱스는 로슈 그룹의 일부이지만, 실제로 각각의 회사에서 근무한다. 직원들에게 오너십(ownership)은 매우 중요하다. 이들은 회사 성과에서 오너십을 느낀다. 그리고 이 오너십은 큰 제약사에 속할 때 느끼기가 훨씬 더 어렵다”고 덧붙였다.

제임스 총괄은 파트너십이 제약사에게 있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요소임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사업 개발에서 자주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시간의 중요성이다. 진정으로 선구적인 의약품을 만들기 위해 이 업계에서 필요한 것은 시간이다. 그것은 결코 빨리 오지 않았다. 제넨테크는 빨리 오지 않았다. 항체를 정말 잘 익히기 위해 수십 년이 걸렸다. 단백질로 시작해 나중에 항체가 도출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중 어느 것도 빠르게 발생하지 않았다. 우리는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복잡한 의약품을 발견하고 개발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며, 그 시간에는 특정 자본이 필요하다. 협업은 충분한 자본을 제공하므로, 팀의 초점을 혁신에 집중하게 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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