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 신약 ‘조플루자’ 상륙…이점과 도전 과제는
新기전 통해 복약 편의성·효과 높여…내성 별개로 임상적 이점 강조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12-17 17:41   수정 2019.12.17 17:42

로슈의 인플루엔자 신약 조플루자(성분명: 발록사비르마르복실)가 우수한 복약 편의성 및 효과를 앞세워 국내 시장에 안착했다. 일본에서 발현된 소아 내성 문제에 대해서는 내성 발현과 별개로 조플루자가 나타낼 임상적 이점을 강조했다.

그동안 국내 인플루엔자 치료제 시장에서는 오셀타미비르(상품명: 타미플루), 자나미비르(상품명: 리렌자), 페라미비르(상품명: 페라미플루) 등 뉴라미니다아제(neuraminidase) 억제제 계열의 약제들이 표준 요법으로 사용돼왔다.

그러나 내성이 생기면 해당 약제를 더 이상 쓸 수 없었다. 이에 20년 만에 출시된 새로운 기전의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조플루자가 주목을 받는 상황이다.

뉴라미니다아제 억제제는 바이러스의 증식을 막는 기전이었다면, 조플루자는 이보다 훨씬 더 앞부분에서 유전자 복제 자체를 막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즉, 복제 초기 단계부터 질병의 진행을 막는다.

조플루자는 1일 1회 경구 투여를 통해 복약 편의성을 상당 부분 개선시켰다. 기존의 뉴라미니다아제 억제제들이 주사제, 흡입제, 5일 투여 경구제 등의 투여 방식을 띄는 것과 대조적이다.

효과 역시 우수했다. 합병증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CAPSTONE-1 연구에서 조플루자는 위약과 오셀타미비르 대비 투여 하루 만에 바이러스 양(titre)을 현저히 낮췄다.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CAPSTONE-2 연구에서도 유의한 증상 개선 효과를 보여 고위험군에서 임상적으로 유의한 이점을 보인 최초의 항바이러스제가 됐다.

그러나 문제는 내성이다. 조플루자는 국내에서는 지난 11월 12세 이상 및 성인에만 허가됐지만, 일본에서는 지난 2018년 2월 12세 이하와 이상 모두에 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따라서 일본 내에서는 조플루자에 대한 처방 경험이 어느 정도 축적돼 있는 상태다.

조플루자의 허가 이후 일본에서는 소아 환자들의 ‘내성 바이러스’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지난 1월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가 조플루자 사용 환자에서 내성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발표한 데 이어 일본소아과학회가 조플루자의 사용을 추천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럼 소아에서 나타나는 내성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17일 열린 조플루자 허가 기자간담회에서 로슈 글로벌 인플루엔자 의학부 에런 헐트(Aeron Hurt) 디렉터는 “모든 바이러스에서는 내성이 출현할 수 있으며, 조플루자는 내성이 발현하더라도 임상적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항바이러스제는 지속적으로 변이되기 때문에 내성 역시 무수히 생겨나고 있으며, 따라서 모든 항바이러스에 대해 내성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 여기에 인플루엔자 등 급성 감염에서는 체내 면역체계를 조금 더 잘 회피한 바이러스가 존재할 수도 있는데, 조플루자는 아직까지 이러한 사례는 보고된 바가 없다는 것이다.

헐트 디렉터는 “현재 소아에게 이런 내성이 더 잘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조플루자의 경우는 내성이 발현하더라도 임상적 이점이 있다고 본다. 치료받지 않은 위약군보다 치료를 받은 군에서 더 좋은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플루엔자는 소아에서 아직까지 질병 부담이 높은 상황이다. 따라서 조플루자는 소아에서 전파력을 떨어트릴 수 있기 때문에 질병 부담 감소에 기여할 수 있는 여지가 있고, 지역사회에서 소아가 더 많은 전파원이 되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플루자는 어떻게 사용되느냐에 따라 또 다른 역할을 담당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기존의 뉴라미니다아제 억제제들과 표적하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이들 병용 요법을 통해 중증 인플루엔자 환자에서 치료 효과를 기대해 볼 수도 있다는 것.

로슈는 현재 이와 관련한 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며, 연구 대상자 모집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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