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업계에서 AI를 통한 신약개발은 아직 초기 단계로 미흡한 점이 많아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스탠다임 송상옥 최고기술실현책임자는 17일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 하모니볼룸에서 열린 2019 바이오미래포럼에서 ‘AI를 활용한 신약개발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이같이 발표했다.
송 책임자는 “신약개발 연구의 비효율성은 오랫동안 제기돼 온 문제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실험적‧분석적 기술 향상을 위해 인공지능(AI)이 접목되기 시작했다”며 “특히 바이오제약 시장에 많이 적용되며 신약개발, 리서치, 진단 등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AI로 약물의 바이오마커를 찾기 위한 분석이 가장 많이 이뤄지는데, 대부분의 기업은 기존 물질에서 다른 적응증을 찾거나 새로운 영역의 확장, 영상 진단 분석을 통한 플랫폼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아톰 와이즈(atom wise), 사이클리카(cyclica), 스탠다임 등이 있다.
송 책임자는 “현재 약 200여 개 정도의 기업이 있으며 기술의 발전이 기존 빅파마, 구글과 같은 거대 IT업계와 투자 생태계를 중심으로 드라이브가 걸리고 있다”며 “이들 조합과 함께 새로운 스타트업 기업들이 시작되고 있다. 초기투자보다는 후기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이 분야는 점점 성숙해져 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아직 고려할 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바이오에 AI를 접목한 기술이 상용화되기엔 진입장벽이 매우 높다는 것.
그는 “AI는 혁신적인 분야일 순 있지만, 바이오 분야와는 결이 다른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므로 약물과 인공지능 양쪽 기술을 모두 갖춘 전문가를 찾기 힘들다”며 “제대로 두 분야를 접목하려면 다양한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양적, 질적으로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얘기도 많이 나온다. 원인 중 하나로 데이터 연관성이 다르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AI가 주로 분석하는 이미징, 텍스트는 데이터가 의미하는 정답이 매우 직관적이며 결과가 정답일 확률이 높다. 반면, 바이오데이터는 결과가 주관적으로 전문가에 의해 분류된 기준 혹은 표현일 수 있어 지식의 온톨로지(ontology)가 부족하면 해석하기 힘들다.
송 책임자는 “질 좋은 데이터를 얻기 위해선 비싼 돈을 지불해야 할 뿐더러 실상 빅파마가 꽁꽁 싸매고 있는 상황. 빅파마는 데이터의 확보 능력 및 보유 능력이 가치사슬(value chain)과 직결되기 때문에 공유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때문에 그는 “AI를 보는 관점을 단순히 디자인 잘해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작업 흐름(workflow) 관점을 넘어 긴 시간동안 순환하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AI는 아직 초기단계고 제약 업계의 전문가의 역량을 따라잡기엔 힘들다. 자체개발에도 힘쓰고 빅파마, IT 업계와의 협업도 많이 필요하다”며 “아직 평가할 수 있는 기술이 없어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대기업과의 협력, 논문 등으로 간접적으로나마 발전적 토대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덧붙여 그는 “초창기 AI 접목자체는 놀라운 기술의 등장일지 몰라도 차후 신약 개발에 있어 글로벌 시장을 이끌어나갈 분야가 될 것”이라며 “이제는 점차 기술이 발전해 누가 먼저 신약을 출시하느냐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