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에티오피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무역·투자, 개발협력 등 다양한 부분에서의 협력을 약속한 가운데, 제약산업에서는 어떤 교류가 이뤄질 지 주목되고 있다.
국내 제약에서는 공공조달시장을 중심으로 사전작업 등 시간을 두고 경쟁력 있는 아이템을 통해 현지 파트너·전문가 등 준비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이뤄졌다.
지난 26일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나라를 공식방한한 아비 아흐메드 알리(Abiy Ahmed Ali) 에티오피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 정상은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으로 시작된 우호협력관계를 무역‧투자, 개발협력, 환경·산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호혜적 실질 협력으로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하고, 장관급 공동위원회를 통해 구체적 협력 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양 정상은 양국 간 통상 및 투자 증진을 위해서는 투자보장협정 체결, 한국기업 전용 산업단지 설립 등을 통해 투자 환경을 개선해 나갈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했으며, 관세행정 현대화, 양국 간 표준 협력 확대 등의 조치를 취해 나가기로 했다.
이러한 배경속에서 NEO AFRICA PLC 허완 General Manager는 29일 KOTRA에 기고한 '에티오피아 의료산업 진출 전략 및 유의점'을 통해 에티오피아의 의약품 등 의료제품 진출을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허완 제너럴 매니저는 "아프리카는 최빈국이 대다수 속해 있을 정도로 가난한 대륙이지만, 나날히 발전하고 있어 소비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며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내 나이지리아 다음의 인구대국(약 1억명)으로 내수시장의 잠재력이 크고, 한국과 유일하게 직항 항공편이 있어 12시간이면 갈 수 있는 접근성을 가진 나라"라고 평가했다.
자료에 따르면,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에서도 연 8% 이상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정도로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이끌어가는 동아프리카의 주요 시장이며, 보건의료산업은 전체 산업중에서도 성장률 및 전략적 중요도가 높은 산업 분야이다.
보건·의료사업의 연평균 성장률은 10% 이상이며 2015년 기준 약 12억 달러 시장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아직은 국민 소득수준이 낮아 국제기구 및 NGO 등의 ODA 사업이나 정부조달 시장 위주의 시장이기는 하나 민간소비시장 규모도 점차 증가추세에 있다.
에티오피아의 의료산업은 의약품(Pharmaceutical) 시장이 70%, 의료기기·장비(Medical device) 시장이 30% 정도로 구성된다. 전체 시장은 공공조달시장 80%, 민간 소매시장 20% 정도로 나눠진다.
공공조달 시장의 주요 발주처는 국제기구, NGO, 정부기관(연방·지방정부 보건부 산하조달청, 국립대형병원) 등이다.
Global Fund, USAID, GFID, CDC, Unicef, WHO등 다양한 국제기구·NGO에서 에티오피아의 보건사업을 지원하고 있는데, 주로 보건부 산하 구매기관 PFSA(Pharmaceuticals Fund and Supply Agent), 각 지방정부 Health Bureau, 공공 대형병원·의료기관이 발주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대부분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ICB(Int’l Competitive Bid-국제경쟁입찰) 형식의 입찰로 진행되나 소액일 경우, National Bid로 진행되고 3회 유찰 시 Direct procurement 방식도 채택된다. 주요 특성은 Technical Spec 충족 후 가격이 주요 결정요소로 중국/인도와 가격경쟁 치열하다는 점이다.
민간 소매시장의 경우, 현지 의약품·의료기기 수입유통회사와 계약 후 현지업체 통해 판매하는 시장으로 많은 현지업체가 있으나, 규모 있는 큰 기업은 10개 미만이다. 공공조달시장 대비 품질이 중요시 돼 한국산이 경쟁력 있으나 외화 부족에 따른 L/C개설 지연 등 대금지급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다.
허완 제너럴 매니저는 "경험상 에티오피아 의료 시장은 타 아프리카 시장 대비해서도 제품 등록부터 시장 변동성, 대금지급 등 불확실성이 높고 공략하기 쉽지 않은 시장임은 분명하다"며 "시장진출 고려 시 유의할 사항이 몇 가지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시간과의 싸움이다. 에티오피아는 타 아프리카 국가 대비, 관료제 시스템, 부패, 공무원의 낮은 업무수준 등의 문제로 제품 등록부터 3~4년 정도 시간이 소요돼 시장진출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
또한 공공조달시장의 공개정보 부족 및 사전 준비시간 부족으로 공급업체에서는 공공시장 진출이 쉽지 않다. 또한 공식적 프로세스 외에 비공식 네트워킹과 사전작업 또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외화부족에 따른 대금 지급 위험성도 있다. 에티오피아의 만성적 무역수지 적자에 따른 외화부족 사태로 L/C개설이 매우 어렵고,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로서는 뚜렷한 해결책이 보이질 않아 어렵게 사업을 세팅한 후 실질적 수출 진행 시 대금지급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국제기구에서 지원하는 입찰의 경우에는 대부분 USD로 예산 확보돼 있어 큰 문제는 없다.
기술과 가격에서 경쟁력 있는 전략적 아이템을 선정할 것도 조언했다. 에티오피아도 최빈국 중 하나로 가격에 매우 민감한 시장이라 공공조달시장 및 소매시장에서 중국산, 인도산 저가제품들과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시장진출 전 세부적인 시장조사를 통해 기술적 차별화 혹은 틈새시장을 노릴 수 있는 차별화된 아이템을 전략적으로 선정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필수의약품(기본 의약품), 국제기구 조달품목(HIV, Malaria, TB 등) 등에 주요 예산 및 원조자금이 할당되고 국제표준 정도의 기술사양을 요구하므로 관련 제품을 대상으로 우선적으로 진출을 검토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현지 파트너나 전문가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개발도상국 사업 특성상 현지에서의 정보수집, 네트워킹 등 역할이 매우 중요한 반면, 현지 업체정보를 구하기 어렵고 검증이 쉽지 않아 신중한 현지 파트너 선정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파트너 선정 시 KOTRA 아디스아바바 무역관의 자문 및 검증을 추천하기도 했다.
아울러 공공조달 입찰 참가 시 에티오피아 은행과 연계된 국내 은행에서 미리 사전계좌를 개설할 것도 함께 조언했다.
입찰서류 및 입찰보증금(Bid Security) 개설 시 현지 CBE(Commercial Bank of Ethiopia)와 연계된 국내 은행은 우리은행, 외환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4개 은행이며, 해당 은행들로부터 사전 계좌 개설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