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산업 발전에 ‘빅데이터’ 활용, 가능성·한계 공존
통합 데이터 구축 필요성 공감…사회적 합의 및 정보 보호 부재는 숙제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08-23 16:50   수정 2019.08.26 09:03

국내 존재하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제약바이오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전략에는 공감하지만, 사회적 합의 부재, 기업을 대상으로 한 개인정보 보호 부재, 데이터의 제한 등이 해결해야 할 숙제로 꼽혀 주목된다.

23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개최된 제6차 서리풀 미래약학 포럼에서는 제약업계에 종사하는 산·학·연·관 전문가들이 모여 빅데이터를 활용한 제약바이오산업의 발전 전략에 대해 토의했다.

동아ST의 김혜령 책임연구원은 “보건의료 데이터가 잘 축적돼있지만 제약사들에는 제한적인 정보만 제공되고 있다는 지적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가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특히 희귀질환이나 당장 사망을 눈앞에 두고 있는 분들을 생각하면 이런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 시간도 필요하지만, 패스트 트랙(fast track)같은 제한적인 방법의 물꼬를 터보는 방법도 새로운 시도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SK바이오팜은 오경석 수석연구원은 “사실 빅데이터에 대해 사업하는 분들의 이야기는 데이터는 결국 비지니스 영역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런 부분에 맞춰서 데이터를 만들며 참여하는 부분에서 환자들의 고민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신약 개발에도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비임상과 임상간의 상관관계에서 데이터의 연결 고리는 두 분야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상관성을 찾기가 어려웠다. 이것이 신약개발에 도움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시도를 많이 해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식품의약품정책연구센터의 박실비아 센터장은 “국내외로 RWE에 대한 관심의 크기는 비슷할지 몰라도 대상과 맥락은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유럽의 RWE 활용 사례를 보면, 세포치료제 또는 희귀의약품처럼 임상시험이 어려운 분야, 환자가 굉장히 적은 영역에서만 제한적인 근거로 쓰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쓸 수 있는 RWE로는 건강보험 자료가 있으나, 이는 청구를 위해 급여 영역, 심사 대상인 부분에 대해서만 데이터를 제출하기 때문에 유효성에 대한 근거로 사용하기에는 굉장히 제한적이다. 또 아직 사회적인 합의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점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정책연구부의 김동숙 부장은 “병원 수, 환자 수가 많아질 경우 빅데이터를 구축해야 할 비용과 수고가 늘어난다. 정보라는 것은 공공재의 성격을 띈 만큼 한번에 잘 구축한다면 매번 또 다른 수고나 비용은 들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통합 연계 데이터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공익적 측면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것 자체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려사항도 있다. 기업 측면에서는 투자라는 것을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가명정보라 하더라도 상업적으로 사용될 것에 대해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연구과의 이효민 과장은 “식약처는 RWD/RWE 자료를 의약품 안전관리에 활용하기 위해 해외의 사례를 보며 어떤 정책 환경을 조성할 것인지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또 정부가 주도해야 할 일, 민간이 주도해야 할 일 등을 파악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또 “아시다시피 기관 간 빅데이터 자료접근성이 용이하지 않다. 수 개월간 시간이 소요되거나 아예 차단된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한 거버넌스 구축 사업을 지속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 과장은 “전문가 양성사업과 관련해서도, 해외의 사례를 보며 많은 것을 느낀다. 한 예로 유럽 EMA에는 3년간 200억원의 비용을 들여 8주간의 커리큘럼을 제작하며, 그에 맞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한국에도 이런 프로그램이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국내 RWD 자료의 신뢰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PMS 자료 관리에도 RWD 자료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많은 다학제 간 협력 또한 이뤄질 수 있도록, 공동의 환경 조성에도 많은 참여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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