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색종 치료제가 폐암에도…방법은 ‘공통 바이오마커’
‘BRAF’ 표적해 2가지 암종 치료…폐암서는 4번째 바이오마커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8-10-31 13:28   수정 2018.10.31 13:36
이 질환에는 꼭 이 약이 쓰여야 한다는 무조건적인 적합성 개념이 허물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항암 치료에서도 비슷한 예들이 생겨나고 있다.

본래 흑색종 치료제로 개발됐으나 올해 초 BRAF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의 치료제로 허가받은 라핀나(성분명: 다브라페닙메실산염)와 매큐셀(성분명: 트라메티닙디메틸설폭시드)의 얘기다.

10월 31일 열린 노바티스 라핀나-매큐셀 미디어 세션에서 강진형 교수(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는 “라핀나와 매큐셀이 비소페포폐암에서 적용이 가능한 이유는 BRAF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라는 특성상 BRAF 변이가 발견된 암종에서 두루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암에서 나타나는 돌연변이는 어느 한 암에서만 고정적으로 발견되는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BRAF 돌연변이 또한 악성 흑색종에서만 나타나지 않으며, 대장암, 갑상선암, 폐암 등에서도 발견된다.

이런 상황에서 개발된 BRAF는 EGFR, ALK, ROSI 돌연변이에 이어 4번째로 개발된 비소세포폐암 바이오마커로 폐암 치료에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BRAF 변이는 일반적으로 EGFR 변이나 ALK 유전자 변이 등 비소세포폐암의 다른 돌연변이와 중복 발생하지 않아 단독으로 표적해야 하는 치료제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BRAF V600E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에서 최초의 병용 요법으로 허가된 라핀나와 매큐셀은 의미가 깊다. BRAF V600E 변이는 비소페포폐암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BRAF 돌연변이로, 전체 BRAF 돌연변이 중 약 50~70% 정도로 추정된다.

강 교수는 “일반적으로 BRAF는 전체 비소세포폐암의 1~3%만을 차지하지만, 발암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지고 태어나는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표적치료제들은 잘 들을 수 있지만 면역치료제는 잘 듣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표적치료제의 역할이 중요해진 상황에서, 라핀나와 매큐셀은 각각 BRAF V600E 변이에 작용함과 동시에 MEK를 억제해 ‘이중 표적’을 통해 효과를 발휘한다.

라핀나와 매큐셀의 임상 결과, 두 제제의 병합 요법은 단독 요법 대비 더욱 높은 전체 반응률(ORR)과 우수한 무진행 생존율의 중앙값(mPFS)를 나타냈다. 또 전체 반응률, 반응의 기간, 무진행 생존 기간은 이전 치료 여부와 상관없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강 교수는 “BRAF V600E 돌연변이를 보이는 전이성 흑색종 환자에서 라핀나와 매큐셀 병합 요법은 단일 제제 사용이 비해 우수한 성적을 나타낸 것이 확인됐다. 또 단일 제제 사용시 발견된 부작용 중 하나인 편평세포암이나 각화극세포종 역시 병합 요법을 사용할 경우 발생 건수가 더욱 감소했다”고 말했다.

최근 NGS 등 유전자를 대량으로 분석하는 방법이 개발되면서 향후 수면 위로 드러날 돌연변이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어떤 바이오마커가 개발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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