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 건선 치료제들의 본격 대결이 가시화되고 있다. 자가 면역 질환계의 ‘팔방미인’격인 TNF(종양괴사인자) 억제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를 뒤쫓는 인터루킨-23 억제 건선 치료제 트렘피어(성분명: 구셀쿠맙)의 얘기다.
먼저 스텔라라-레미케이드를 잇는 건선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차곡차곡 구축해 나가고 있는 얀센은 올해 초 트렘피어의 국내 허가를 통과시켰다. 트렘피어는 광선 요법 또는 전신치료요법을 필요로 하는 중등도에서 중증의 성인 판상 건선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허가 받았다.
트렘피어는 인터루킨-23(IL-23)의 하위 단백질인 p19과 선택적으로 결합하여 IL-23의 신호전달 경로를 차단 또는 저해하는 기전을 가진 생물학 제제다. 투여 첫 시점 0주와 4주차에 100mg을 투여하고, 이후에는 매 8주 간격으로 100mg 용량을 피하 주사한다.
트렘피어는 위약군 및 아달리무맙 투여군을 대조군으로 놓고 ‘VOYAGE 1’와 ‘VOYAGE 2’라는 이름의 다국가 임상 3상을 진행했다.
두 임상 연구결과 16주차에 PASI 90에 도달한 트렘피어 투여군은 73.3%와 70%로, 위약군 2.9%와 2.4% 대비 증상 개선 효과를 나타냈다. VOYAGE 1 연구에서는 48주차에 아달리무맙 투여군의 47.9%가 PASI 90에 도달한 반면 트렘피어 투여군에서는 73%가 PASI 90에 도달하는 등 건선 증상 개선 효과를 보였다.
‘VOYAGE 2’ 연구를 통해 유지요법 효과 지속성에 대해서도 입증했다. 연구에서는 28주차에 PASI 90에 도달한 환자를 대상으로 트렘피어 투약 유지군 및 위약군으로 재배치해 48주차에 유지요법 효과를 관찰했다. 트렘피어 환자군의 89%가 48주차에도 PASI 90을 유지한데 반해 위약군에서는 37%만이 유지됐다.
그러나 트렘피어의 뜻과 달리 휴미라는 정복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4월 국내에서 건선 치료에 사용하는 생물학적 제제 중 유일하게 증량이 가능해진 약제가 됐기 때문. 이로써 휴미라는 투여를 시작하고 16주 이후부터 반응 평가를 통한 증량이 가능해졌다.
휴미라는 초기 투여 시 반응이 있었으나 반응이 떨어진 환자의 경우 용량 조절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함을 내세웠다. 이는 휴미라가 1차 약제로 사용됐을 때 ‘치료의 지속성’을 유지시켜 준다는 점에서 좋은 옵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생물학적 제제는 사용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일부 환자에게는 효과가 감소돼 약제 교체를 고려하게 되지만, 교체 전에 용량 증가를 통해 치료의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
또 한국의 급여기준에서는 다른 약제로 교체 투여 후 원래 사용했던 생물학적 제제로 돌아가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용량 증가는 효과를 경험했던 생물학적 제제에 반응이 떨어진 환자에게는 여러모로 매우 유용한 옵션이 될 수 있다.
휴미라 용량 증가와 관련 다기관 연구에서는 휴미라 40mg을 격주로 투여했을 때 반응이 불충분해 매주 투여로 증량을 결정한 환자군에서 증량 시 PASI 점수가 14.2였다.
증량 후 반응을 보여 감량한 군은 전체 증량군의 절반 정도였고 이들의 감량 시 PASI 점수는 3.5였다. 증량 후 반응이 있었던 환자의 평균 증량 투여기간은 5개월 미만이었다.
일본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도 휴미라 증량군(80mg, 격주 투여)의 16주 때 PASI 75달성율은 81%, PASI 90 달성율은 62%였으며, 증량군에서 항체 수준(antibody level)은 오히려 낮았다는 점도 용량 증가의 필요성에 근거를 더했다.
이와 관련해 TNF 억제제에 대한 학계의 의견 또한 긍정적이다. 지난 14일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개최된 프리덤 심포지엄에서 일본의 아사히나 교수는 “건선에서 TNF는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TNF 억제제가 매우 효과적인 생물학적 제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일년에만 약 16만 명의 환자가 건선으로 치료받고 있는 만큼 건선 치료제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각 치료제들이 어떤 강점들을 살려 점유율을 높여 나갈 것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