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셔병 치료, 새 효소대체요법 ‘비프리브’가 온다
인간 세포 기반해 안전성 높여…신경학적 문제 해결은 여전히 숙제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8-02-26 14:56   수정 2018.02.26 16:39
치료가 어려운 희귀질환으로 꼽히는 고셔병의 표준 치료법이자 유일한 치료법인 효소대체요법(ERT)의 새 약제로 ‘비프리브(성분명: 베라글루세라제 알파)’가 주목받고 있다.

세계 희귀질환의 날을 맞아 26일 의약계 기자들을 대상으로 열린 샤이어 미디어 세션에서는 이범희 교수(서울아산병원 의학유전학과)가 연자로 나서 고셔병과 비프리브의 임상적 가치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고셔병은 특정 효소의 결핍으로 세포 내 당지질(Gb1)이 축적돼 신체 조직과 장기에 진행성 손상을 일으키는 리소좀 축적질환이다. 주 증상으로는 빈혈, 혈소판 감소, 간 비대, 골 통증, 뼈 괴사, 골절, 골다공증, 비장 비대 등이 있다.

고셔병의 대표적인 치료법인 효소대체요법은 고셔병 환자에 부족한 효소를 투여해 당지질 축적을 막는 원리다. 하지만 기존에 쓰였던 효소대체요법은 2주마다 한 번씩 정맥을 통해 투여해야 하는데다 평생 투여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동안 고셔병 치료제로는 동물 세포에 기반한 세레자임(성분명: 이미글루세라제)이 20여년 간 유일한 효소대체요법 치료제였으나 최근 인간 세포에 기반한 ‘비프리브’가 도입됐다.

비프리브는 사람의 세포를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동물 세포에 기반한 세레자임보다 체내에 더 자연스럽게 흡수되고 부담이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

2013년 발표된 비프리브의 3상 임상에서는 이 둘을 투여한 각각의 군에서 항체 형성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비프리브군에서 항체 형성 반응을 보인 환자의 비율은 0%이었던 반면, 이미글루세라제군에서는 24%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5년간 비프리브를 사용한 환자 중 항체 형성 반응이나 약물과 관련된 치명적인 부작용은 없었으며, 이미글루세라제 사용시와 동등한 치료 효과를 유지했다. 18세 이상 성인 환자의 경우 골밀도(BMD)에 있어서도 치료제 전환 후 2~5년까지 안정적인 수치를 유지했다.

이 교수는 “효소를 주사할 때 세포 내로 잘 투여되기 위해서는 만노스(mannose)가 중요한데, 비프리브는 사람 세포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만노스 때문에 비교적 세포 내로 잘 흡수된다”고 말했다.

더불어 “현재 근무하고 있는 서울아산병원에서도 비프리브를 환자들에게 처방한 지 6개월 정도 됐는데, 아직까지 부작용은 없고 효과면에서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교수는 신경학적 문제가 있는 환자들에는 비프리브를 사용해도 큰 효과를 보기 힘들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 교수는 “효소는 뇌 안, 즉 혈액 뇌 장벽(BBB)을 통과하지 못한다. 따라서 약제를 아무리 투여해도 신경이 좋아지게 하지는 못한다. 환자들의 절반가량이 신경에도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 부분에서 많은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프리브는 체내 효소와 동일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만큼 흡수 속도가 빨라 비교적 투약 시간이 짧다. 기존 치료제의 경우 1~2시간에 걸쳐 투약해야 했지만, 비프리브는 1시간 내외가 걸린다. 여기에 이스라엘을 비롯한 해외에서는 10분 내에 투약을 끝내는 법이 개발 중에 있다.

이 교수는 “현재 국내의 효소 치료 대체 요법은 고셔병 치료에 있어 많은 것들을 해결해주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해결하지 못한 것들이 많다”며 “고셔병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신경학적으로 문제가 있는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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