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 중단 없이도 ‘갑상선 기능 저하’ 막는 약이 있다
갑상선암 추적 검사시 쓰이는 ‘타이로젠’…효과 좋지만 제한적 급여 아쉬움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8-02-07 06:00   수정 2018.02.07 15:41
최근 10년간 국내 암 발생률 1위 자리를 차지해 온 갑상선암. 과잉진단 논란으로 발생률이 다소 감소했지만 방심하긴 이르다.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2015년 국가 암 등록 통계에 따르면 2015년 갑상선암 발생자는 약 2만 5천명에 이른다.

갑상선암 수술은 갑상선의 일부 혹은 전체를 떼어내는 수술이다. 갑상선을 제거하게 되면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을 배출할 수 없어 이를 대신해 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한다.

만약 호르몬제를 복용하지 않으면 ‘갑상선기능저하증(Hypothyroidism)’이 나타나게 된다. 갑상선기능저하의 증상은 사람마다 다양하지만 대체로 몸이 무거워지며 체중이 증가하고, 쉽게 피곤해지고 지치므로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호르몬제를 꾸준히 잘 복용한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문제는 갑상선암 환자들이 호르몬제를 중단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암 조직 제거 수술을 받고 남아 있는 잔재 조직을 제거하기 위해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받을 때와 치료 이후 재발 여부를 보다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진행하는 ‘전신스캔 추적 검사’ 때다.

호르몬제 투약을 중단하지 않고도 갑상선기능저하증상을 경험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 방법은 ‘타이로젠(성분명: 타이트로핀 알파)’이라는 인간재조합호르몬 주사로 갑상선자극호르몬의 농도를 올리는 방법이다.

타이로젠의 가장 큰 이점은 평소 먹고 있던 호르몬제를 계속 복용할 수 있어 갑상선기능저하증을 겪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또한 방사성 요오드의 배출을 빠르게 해 일상생활의 빠른 복귀를 가능하게 한다.

타이로젠은 그간 진행된 연구에서 효과를 입증함과 동시에 부작용은 감소시키는 약제임을 입증한 바 있다. 타이로젠의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3상 임상 결과, 단순히 타이로젠만을 주사했을 때와 타이로젠 주사 후 방사성 요오드 전신스캔검사까지 진행했을 때의 갑상선암 재발 감지 비율(Disease Detection Rates)은 큰 차이를 보였다.

먼저 호르몬을 복용하고 있는 상태에서 측정한 감지 비율은 22%로 매우 낮았다. 이어 호르몬을 중단한 후 측정된 감지 비율은 56%, 타이로젠 주사 후 측정된 감지 비율은 52%로 나타났다. 둘 사이 수치는 유사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타이로젠 주사 후 혈액 검사를 통한 Tg 수치 체크와 방사성 요오드 전신스캔검사를 동시에 진행했을 때 나타난 감지율은 93%이었다. 이는 타이로젠 주사 후 검사 실행 전 수치보다 약 40% 가량 상승된 수준이다.

방사성 요오드 치료 시 타이로젠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한 3상 임상에서는 저용량 방사성요오드(30mCi) 투여군과 고용량 방사성요오드(100mCi) 투여군에서 타이로젠군의 잔존 암 제거 성공률이 각각 90%, 93%, 호르몬 중단군의 암 제거 성공률이 각각 92%, 94%로 유사했다.

특히 타이로젠 투여군에서는 눈물샘 및 침샘의 부작용이 더 적었다. 고용량 요오드 투여시 눈물샘 부작용 발생 비율은 타이로젠 투여군과 호르몬 중단군에서 10%와 24%였다. 또, 침샘 부작용 발생 비율 역시 각각 14%와 16%로 나타났다.

이처럼 갑상선암 환자들에게는 당장이라도 사용하고 싶은 약이지만, 문제가 하나 있다. 급여가 제한적이라는 것. 급여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고위험군 환자가 아닌 이상 갑상선 기능 저하를 한 번 경험해 그 부작용이 입증돼야 한다.

급여 적용을 받지 못하면 1회 주사에도 고가의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환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4주간 호르몬을 중단해 이로 인한 갑상선기능저하증이라는 결과를 얻어내야 하는 선택지를 고를 수밖에 없다.

분명한 것은 타이로젠은 갑상선 암환자들에게 매력적인 의약품이라는 사실을 넘어 거의 필수적인 약이라는 사실이다. 앞으로 타이로젠이 급여 대상 논란을 딛고 기준 범위를 넓혀 보다 많은 이들에게 쓰여질 수 있을 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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