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법적인 병원 직영도매 논란이 또 다시 불거졌다.
의약품유통업계가 병원 직영도매의 폐단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약사법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희대학교가 유통업체에 49% 지분을 투자하고 이를 통해 의약품을 공급받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제약회사 및 의약품유통업체에 따르면 경희대학교가 49%를 투자하고 국내 대형 유통업체 대표 친인척들이 출자하는 형식으로 P사가 최근 설립됐다.
이에 경희의료원은 그동안 의약품을 전납해 온 G사에 8월 말까지만 공급하고 그 이후에는 공급받지 않겠다는 공문을 지난주에 통보해 왔다. 실제 G사와는 지난 6월 말로 납품 계약이 종료됐지만 병원 측이 2개월간 계약을 연장했었다.
경희의료원을 비롯해 강동경희의료원 등이 사용하는 의약품은 월 70억원대로 연간 840억원 규모다.
재단 측이 유통업체의 49%의 지분을 확보하고 이 업체를 통해 의약품을 공급받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약품유통업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는 직영도매가 기존 유통업권을 침해함은 물론 병원의 우월적 지위로 고마진을 챙김으로써 결국 보험재정 낭비로 이어지는 등 각종 문제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복지부가 약사법을 개정해 병원에서 직영도매를 설립하지 못하도록 한 약사법의 기존 취지는 직영도매를 통해 부당이득을 취하지 못하게 함인데 주식매각이라는 편법을 통해 이익을 챙기고 소액주주라도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경희대학교가 P사에 49% 지분투자와 기존 납품업체에 공급중단을 통보함으로서 우려가 현실도 드러났다.
의약품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재단 측 행정부서에서 각 제약사에 기존과 같이 P사에 낮은 가격으로 의약품을 공급해달라는 식으로 협조 요청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 같은 소문이 사실이라면 이는 묵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약사법 개정을 통해 병원 관련자들은 단 1%라도 의약품유통업체에 지분을 출자하지 못하도록 강화하려고 국회와 집중 협의하고 있는데 사립대형병원이 이같은 흐름을 역행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협회 차원의 강경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번 건을 묵인하면 현재 직영도매 지분 참여를 검토하는 타 의료기관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향후 의약품유통협회의 대응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