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 과정은 굉장히 험난하다. 대략 파이프라인 1000개 중 1개 꼴로 성공하며, 기간도 10년 이상이 소요될 만큼 많은 것을 투자해야 한다.
국내 최초의 퇴행성관절염 유전자치료제인 ‘인보사’를 개발한 ‘코오롱생명과학’은 어떤 개발 과정을 통해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을 손에 쥐었을까.
지난 27일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열린 ‘글로벌 첨단바이오의약품 기술개발사업·스마트 유전자의약 플랫폼 구축사업 워크숍’에서 조정종 팀장(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품목승인 준비 사례’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조 팀장은 “신약개발이 실패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거나 개발 비용이 비싸거나 제품의 제제 및 독성 등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제품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는 실험을 통해 걸러지겠지만 생산에 대한 문제는 노하우나 기술력에 의해 성공여부가 많이 좌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최초의 유전자치료제이자 최근 식약처 허가를 획득한 자사의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인보사’를 개발하는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밝혔다.
조 팀장은 “인보사는 퇴행성관절염, 즉 골관절염 치료제다. 인보사 개발 초기 당시, 문제가 생긴 연골만 재생하는 효과를 나타내면 치료가 될 것으로 생각했으나 개발이 진행되면서 단순한 연골 재생이 아니라 여러 요인에 의해 나타나는 원인들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인보사는 타인에게 세포를 기증받아 유전자를 실어 만들어진 치료제다. 따라서 ‘유전자치료제’라는 약물로 개발이 가능한지 검토해보는 것이 우선이었다. 유전자치료제 같은 경우 식약처의 규제와는 또 다른, 윤리성을 띈 법과 규제가 있기 때문에 상세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덧붙였다.
조 팀장에 의하면, 인보사를 개발하며 최초로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한 IND를 신청하기 위한 과정은 총 9가지로 구성된다. △제1장 임상시험승인신청서 △제2장 제조업 및 수입자의 시설 자료 △제3장 서론 및 전체시험계획 △제4장 임상계획서 △제5장 임상시험자 자료집(IB) △제6장 자가기준 및 시험방법 △제7장 CMC △제8장 안전성 및 유효성 시험 △제9장 한국 식약처 pre IND 및 미국 FDA 보완자료가 그것이다.
조 팀장은 “이러한 연구단계에서 진행됐던 자료들을 남겨둬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 자료를 소홀히 했다가 향후 필요할 때 없던 자료들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모든 자료들은 문서화해서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추천한다”라며 자료 보존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이 외에도 조 팀장은 신약 개발에 정부 지원을 적극 활용할 것을 권장했다.
그는 “인보사를 개발하면서 식약처의 ‘마중물 협의체’라는 제도를 통해 상당부분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 제품 개발단계부터 품목허가 신청까지 품질, 비임상, 임상 시험 계획 수립 등에 대해 분야별 전문가로부터 체계적인 상담을 제공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중물 협의체는 심사 담당 공무원 및 제약사 직원으로 구성돼있으며, 혁신적 기술을 이용해 개발한 첨단바이오의약품의 허가에 필요한 전반적 지원을 담당한다. 협의체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신청 접수를 하고, 대상 선정을 거쳐 품목별 협의체 구성 및 운영을 거치게 된다. 2015년에는 코오롱생명과학과 녹십자랩샐이 선정된 바 있다.
현재 인보사는 미국 진출을 앞두고 지난 2015년 FDA로부터 임상 3상 승인은 받은 상태. 국내 임상 3상과 관련된 논문은 공식 발간 준비 중이다.
조 팀장은 “만약 해외 라이센스 아웃을 염두에 둔다면, 단계별로 나오는 일들을 논문화하는 것이 좋다. 어디든지 공신력 있는 자료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조 팀장은 “인보사를 개발하면서 BLA(생물바이오 의약품 신약승인)에 엄청난 양의 서류들을 제출했었다. 총 페이지수는 63,000페이지였으며 양면으로는 3,987페이지, 총 13권의 책으로 엮을 수 있는 방대한 양이었다. 이렇듯 끝없는 노력과 열정이 있었기에 마침내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