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수십 년 후 인간의 평균 수명이 100세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100세를 넘긴 장수노인들도 많다. 과학과 문명이 진화하며 사람의 수명 또한 연장되어 가는 이 시대에, 만성질환자들은 더욱 ‘길게’ 남은 내 생애 시간들을 약에 의존해 살아야 한다. 이것이 만성질환 경구치료제의 ‘복약 순응도’가 중요한 이유다.
이에 최근 만성질환 신약 개발이 한창인 제약사들은 ‘복약 순응도’를 높이기 위해 힘을 쏟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바이오 제약사 ‘애브비’는 1일 섭취량이 총 4정인 만성 C형간염 치료제를 내놓았다.
그러나 애브비는 자신만만했다. 그 내면에는 어떠한 획기적인 강점이 있는 것일까?
지난 29일 애브비는 서울 플라자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사의 새로운 만성 C형간염 경구 치료제 ‘비키라(성분명: 옴비타스비르/파리타프레비르/리토나비르)와 엑스비라(성분명: 다사부비르)’를 알리는 시간을 가졌다.
◇C형간염, 만성으로 이어질 확률 80%
C형간염은 C형간염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되는 간의 염증이다. C형간염은 전 세계적으로 1억 7천만명 정도의 환자가 있으며, 우리나라는 약 80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전파경로는 혈액 또는 체액 등의 이동이 일어날 때 감염된다.
이 날 발표를 맡은 안상훈 교수(연세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는 “C형간염이 완치되고 나서 추후 건강검진 시 HCV 항체가 생겼다는 결과가 나타나는 게 완치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반드시 RNA 검사를 해서 완치가 되었음을 확인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C형간염과 B형간염이 다른 점은 C형간염은 만성으로 진행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C형간염자의 70-80%는 만성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환자 본인이 잘 모르는 상태에서 질병이 진행되기 때문에 추후 간경변 등이 발생하게 되면 상당히 치명적이다”라고 말했다.
◇조기치료하면 비용 절약에도, 사회에도 도움된다
안 교수는 “경제적학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C형간염이 발병하고 나서 가능한 한 빨리 치료하는 것이 질병이 진행된 다음에 치료하는 것보다 비용 면에서 효과적이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C형간염이 발생하게 되면 빨리 선별검사를 통해 환자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감염원을 찾아서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사회적으로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C형간염에 대해 학계에서는 2020년까지 완치율 100%를 달성할 수 있다고 내다봤지만, 현실은 달랐다. 왜냐하면 ‘감염원’의 존재가 계속해 남아있기 때문에 이들의 감염 원인을 모두 제거하지 않는 한 감염원은 계속해서 새로운 감염자들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C형간염 감염원의 수를 제어하기 어려운 또 하나의 이유는 ‘예방접종의 부재’이다. B형간염은 예방접종이 있어 감염원을 컨트롤 할 수 있지만 C형간염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은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았다.
◇C형간염 완치율 100%를 향해
그러나 낙담하긴 이르다. 안 교수는 “과거 아시아인들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C형간염의 완치율은 당시 60-70%였으나, 현재는 95% 가까이에 이른다. 그만큼 월등한 효능의 약제가 많이 개발된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만성 C형 간염 환자 중에는 유전자형 1b형이 45~59%, 1a형이 약 3%, 4형이 약 0.2%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1b형은 다른 타입의 간염보다 간암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키라·엑스비라는 아시아에서 유전자형 1b형에 해당되는 74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3상 임상인 ONYX-1과 ONYX-2 연구에 참여한 한국인 환자 모두 치료 종료 12주째 바이러스 완치를 의미하는 바이러스 반응(SVR12) 100%를 달성했다.
또한 C형간염 바이러스는 순식간에 돌연변이를 만들거나 복제하기 때문에 NS5A 내성 관련 변이(RAV)가 생길 경우 치료효과가 떨어지는 어려움이 있었으나, 비키라·엑스비라는 내성 관련 변이에 상관없이 3상 연구 5개 사후 분석 결과 치료 후 12주째 리바비린을 병용한 유전자형 1a형은 지속 바이러스 반응률 97%, 1b형은 리바비린을 병용하지 않고 100%의 지속 바이러스 반응율을 달성했다.
안 교수는 “경구 치료제에 실패한 환자가 다시 치료받을 수 있는 급여 옵션이 없는 상황에서 C형 간염 환자를 치료할 때 실패 가능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치료 효과를 제시한 옵션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임상 연구에서 바이러스 완치 유효성과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여준 비키라․엑스비라는 국내 C형 간염 환자들에게 새 희망을 열어줄 것”이라고 전했다.
◇총 12주간 복용…간경변증 동반될 시 24주간 복용
현재 비키라·엑스비라는 경증의 대상정 간경변증(Child-A Pugh) 환자를 포함한 유전자형 1형 만성 C형 간염 치료제로 승인된 상태다.
유전자형 1b형 환자의 경우, 비키라는 파리타프레비르 150mg, 옴비타스비르 25mg와 리토나비르 100mg을 고정용량복합제 2정으로 1일 1회 아침에, 엑스비라인 다사부비르 250mg 1정을 2회 아침과 저녁에 리바비린 없이 12주간 복용한다.
유전자형 1a형 환자의 경우, 리바비린과 함께 처방되는데 HIV 동시감염, 기존 페그인터페론 치료에 실패한 환자, 혈액투석 환자를 포함한 신장애 동반여부와 관계없이 12주간 치료한다. 대상성 간경변증을 동반한 유전자형 1a형 환자, 간이식을 한 유전자형 1형 환자는 리바비린을 병용해 24주간 치료한다.
◇12주치 약값은 299만 8천원
이번 보험 급여 고시에 따라 비키라·엑스비라의 12주 기준 C형 간염 치료에 급여 약가는 999만원으로 결정됐으며, 본인 부담 상한제에 따라 환자들은 이 중 299만 8천원만 부담하면 된다. 또한 비키라와 엑스비라로 처방받는 유전자형 1a형 및 1b형 만성 C형 간염 환자들은 별도의 내성 관련 변이 사전 검사 없이 보험 급여혜택을 받게 된다.
그러나 간사랑동우회(대표 윤구현)가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치료 중 경험한 스트레스 정도를 질문한 결과 ‘높은 약가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82.3%로 가장 높았다. 또한 치료비가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응답한 환자는 2.3%에 불과해 대부분의 환자가 비싼 약가로 인해 치료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