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책임한 발표 속에 제약사-도매상 '패닉'
제약사- 꺼내들 카드 많지 않아, 도매-수개월 철야 작업 걱정 태산
이권구 기자 kwon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9-04-10 08:30   수정 2009.04.12 23:16

석면 함유 탈크 사용 의약품 파동으로 약업계가 패닉 상태에 빠졌다.

덕산약품공업 원료를 사용한 품목 수만 1,200여개 에 달하는 상태에서, 이후 나머지 6개 회사의 원료를 사용한 의약품까지 공개되면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일부에서는 시장 자체의 재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제약사들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고, 일부 제품은 식약청의 잘못된 발표로 판명되고 있지만, 사실상 제약계가 이를 뒤집을 수 있는 방안이 없어 보인다는 점에서 제약사들이 느끼는 당혹감도 커지고 있다.

당장 제약계 내에서는  일부 품목에 대한 소송과 이들이 연결된 집단소송 가능성 얘기도 나오지만 꺼내들 카드가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근본적인 잘못은 허가기준도 마련하지 않은 식약청’, ‘인체에 해가 없다’는 지적도 팽배하지만, 일단 석면을 함유한 탈크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제약사들도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라는 시각이다.

더욱이 제약협회가 긴급회의를  두 번이나 열고 시중에 유통 중인 석면 함유 탈크 의약품의 회수와 폐기를 공개적으로 밝힌 상황이기 때문에, 쓸 수 있는 카드가 줄었다는 지적이다. 식약청이 자신 있게 발표할 빌미를 줬다는 것. 

업계에서는 탈크 파동의 원인과 결과에 관계없이 이 같은 일련의 과정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다.

석면 함유 탈크를 함유한 의약품이 아니거나, 오래 전부터 시중에 유통되지 않는 제품들이 이번 발표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식약청의 무책임과 국민들도 혼란을 일으킬 중차대한 사안을 서둘러 발표했다는 이유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당장 제약사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회사 이미지에 대한 타격도 타격이지만, 회수와 동시에 제품을 다시 생산해야 하는지 그대로 끝낼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제약사들도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제약계 한 관계자는 “상위 제약사들 제품도 포함됐지만 일부다. 매출 10위권 제약사 제품들은 1,200개 중에서 얼마 안되고 나머지는 중소 제약사 제품인데 이들 제품들도 판매액은 얼마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일부 제약사는 제품을 살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시중 유통 중인 제품의 전량 회수 이후 석면이 함유되지 않은 탈크를 사용한 의약품을 다시 내놓는 과정에서 다른 품목들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따져 봐야 할 것이 많다는 것.

회사에서 차지하는 매출이 큰 제품이야 다시 도전할 수 있다고 해도, 매출도 적고 차지하는 비중도 적은 제품은 마케팅 영업 비용을 감안할 때 오히려 끝내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 과정에서 시장 재편이 이뤄질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약계 다른 관계자는 "상위 제약사는 많이 빠져 있고, 중하위제약사 위주로 포함돼 있는데, 현재 중소제약사들이 어렵고, 하나의 제품을 키우기도 벅찬 상황에서 더 힘들어 질 것"이라며 "상위 제약사와 중하위 제약사 간 격차가 더욱 커지며 자연수럽게  구조조정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소비자들이 처방전을 갖고 온후 약사들이 확인해 대상 제품일 경우 처방을 내린 의사에 전화하면 의사들은 대체품으로 쉽게 협조하는 것으로 파악됨)

유통가도 극심한 혼란에 빠지고 있다. 1,200여개 품목에 대한 회수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감당할 수 없다는 게 유통가의 고민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회수 반품 작업을 의약분업 초창기에 맞먹는 골치 아픈 일로 비유하고 있다.

유통가 한 인사는 “의약분업 초기에 6개월간 집에 밤 12시 이전에 들어가본 적이 없었다. 이 때문에 가족간 관계도 나빠졌었는데 이번 탈크도 마찬가지로 본다. 회수를 하고 반품이 진행되는 수개월 간은 도매상 자체 업무가 이 작업으로 마비될 것으로 보는데 직원들이 받아들일지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유통가에서는 이번에 포함된 1,200여 품목 상당수가 중소제약사 품목으로 덕용포장이 많다는 점에서, 약사들과의 신경전도 치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인사는 “약사들은 무조건 반품하려고 할 것인데 도매만 힘들게 됐다”며 “앞뒤 가리지 않고 무책임하게 너무 서둘러 발표했다는 얘기들이 많은데, 식약청이 너무 심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유통가 다른 인사는 “도매업소가 무슨 하이에나도 아니고, 도매상이 잘못한 것도 없는 일을 갖고 중간에서 만날 뒤치다꺼리를 하고 있다. 자비를 들이면서까지 도움을 주려 노력하는 데도 좋은 소리는 못 듣는다. 탈크 파동 정말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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