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에 있어 지적재산권의 과도한 보호는 오히려 혁신적신약 개발과 환자 접근성을 저해하는 작용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의약품정책팀 박실비아 팀장은 “신약개발에 있어 지적재산권 보호는 필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가격 등의 문제로 환자의 접근성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박 팀장은 “특허보호 기간동안 시장독점과 독점가격에 의한 의약품의 판매는 시장이 감당해야 할 비용으로 여겨져 왔지만, 현실에서 지적재산권의 보호가 반드시 지속적 혁신과 신약 이용기회의 확대를 가져온 것은 아니었다”며 “최근 혁신적 신약개발의 성과는 둔화되고 있으며, 혁신성의 결핍에도 불구하고 신약의 가격은 매우 빠르게 상승하고 있고 비용 때문에 의약품을 구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히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팀장은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신약개발 선진국인 미국에서조차 비용 때문에 처방약을 구입하지 못하는 환자가 29%나 되고, 비용 때문에 처방약을 나누어 복용하거나 약 복용을 건너뛰는 환자도 23%나 된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예로 들었다.[아래표 참조]
(자료출처: The public on prescription drugs and pharmaceutical companies, USA Today, Kaiser Family Foundation & Harvard School of Public Health, 2008. 3)
더 나아가 박 팀장은 2004년에 WHO가 발표한 자료(World Medicines Situation, 2004) 역시 세계 신약 연구개발 비용의 90%가 세계 질병부담(disease burden)의 10%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들며 “이는 연구개발 방향이 환자의 지불능력을 쫓아 이루어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박 팀장은 “의약품 연구개발의 방향과 의약품에 대한 필요성 분포 간에는 상당한 괴리가 존재하며, 개발된 의약품조차 높은 약가 때문에 이용하지 못하는 접근성의 문제도 심각하다”며 “중요한 것은 의약품 특허보호와 환자 접근성 간의 불균형을 조율하고 균형을 맞추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박 팀장은 특허보호와 환자접근성 간의 균형을 맞추는 것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현재와 같이 연구개발 투입 비용을 약가를 통해 회수하는 방식의 지적재산권 제도 하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 보이지 않는다”며 “소수 의견이기는 하지만 미국에서는 신약개발에 따른 보상으로 특허권을 부여하는 방안이 아니라 상금을 수여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