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사회연구원 국가복지정보센터 정영철 소장
보건사회연구원 국가복지정보센터 정영철 소장은 의약품 정보센터가 나아가야 할 방안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정영철 소장은 2004년 10월부터 2005년 2월까지 진행된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의 설립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정 소장은 현재 의약품정보센터가 개소한 지 한 달이 지난 상황에서 조금씩 불거져 나오고 있는 제약업계, 도매업계, 요양기관 등의 불만을 예상했었다고 했다.
이미 의약품정보센터 설립방안 연구 보고서에는 의약품정보센터를 설립하여 운영하는 정책과 관련하여 이해관계에 있는 단체나 당사자들의 반대가 예상된다는 연구가 있었던 것.
그 내용은 의약품과 관련한 거래내역의 종합적인 정보의 관리를 한다고 하면 자유로운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민간기업의 영업비밀 등이 공개된다는 반론이 제기될 것이고 이를 조정하는 과정에 있어 경제적 합리성과 정치적 타협에서의 제약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른 해결 방안으로 충분한 인센티브 등을 강구해야 하며 이는 단순한 보상의 정도를 넘어 제도적인 보완과 연결지을 수 있어야 한다고 제기한 바 있다.
연구과정에서 예측한 내용들은 현재 현실화 되고 있는 상황이며 이에 대해 정 소장은 “정부가 유통 정보화가 투명성을 위해서라고 강조하기보다 이것을 시초로 영세한 도·소매 업체의 활성화를 이끌어야 하며 비전을 제시해주면서 같이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서로의 시각 차이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데 문제 해결에 있어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전산화의 인프라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했다.
정 소장은 “RFID 사업 등에 대해 담당 부서가 이해관계가 있는 단체들에게 인프라 구축을 위한 지원을 충분히 해줘야 한다”며 “이 같은 인프라 구축이 이뤄져야 자연스럽게 정보가 모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단체들도 업무가 정보화되면서 자연스럽게 모아진다면 더 이상의 불만이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사안별 입장차이
공급내역을 보고하는 단체들의 기본 방침도 원칙적인 정부의 방침에는 동의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인 유통 투명화 방침과 정보를 유익한 통계자료로 활용한다는 기본 취지에는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입장과 달리 단체들은 정보센터의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서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의약품 공급내역 보고 주기
특히 의약품 공급내역의 보고 주기가 짧아졌다는 것에 대해 공통적으로 불만을 제기한다.
지난 달 26일 심평원에서 도매업소 관계자 3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의약품정보센터의 약사법시행규칙 관련 설명회’에서도 이 같은 불만이 제기됐다.
이날 참석한 도매업체 관계자는 “월 단위로 바뀌면 새로운 추가 부담이 생긴다”라며 “유통 투명화를 위한 기본 방침은 이해하지만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다”라고 반대입장을 표출했다.
도매업체 관계자들은 대부분 정부에서 업계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통보를 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나섰다.
이는 제약업계도 마찬가지다.
제약협회 관계자는 “보고 주기가 3개월에서 1개월로 짧아지면서 업무가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방적으로 정해논 방침에 따라오라고만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의약품정보센터 설립팀 강지선 팀장은 “센터 설립 초창기의 문제라고 생각된다”며 “보고 주기에 대해서는 장단점이 있지만 현재는 주기가 길어 양도 많아지고 오류도 많이 있지만 월별로 보고를 하게 되면 양이 적어 적응이 된다면 편해질 수 있는 문제다”라고 밝혔다.
일반의약품 보고 확대
보고 주체 단체들의 또 다른 지적은 전문의약품에만 국한됐던 공급내역 보고가 일반의약품까지 확대됐다는 점이다.
단체들은 일반의약품은 시장경제 논리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부분으로 정부에서 관여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정부는 의약품 유통 투명화를 위해서는 전체 의약품을 총괄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약협회 관계자는 “보고내역에 일반의약품이 취합되서 분석되면 영업방법 등을 획일적으로 관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의약품 유통에 거품이 많다고 말을 하지만 정보를 제공한 당사자들에게 불이익으로 작용하게 될 수도 있지 않나”라고 심정을 토로했다.
각 회사가 갖고 있는 영업방법이나 정보들이 노출되는 것에 따른 불안감이 크다는 것.
이 관계자는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줘야 하며 제약사에 불이익이 돌아가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의약품 정보공개… “질적 수준 높아야”
단체들이 의약품정보센터에 기대하는 점은 무엇보다 정보의 질적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정보의 수준이 높지 않으면 기대한 것만큼의 활용도는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이미 기본적으로 자사 정보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얼마나 좋은 통계 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제약사 관계자는 “현재 제약사들에게 가뜩이나 요구하는 것이 많은데 정부가 밀어붙이기 식으로 나온다면 정확한 데이터가 수집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한 정보제공에 따른 사용료에 대한 문제도 제기된다.
이미 의약품정보센터에서는 코드별로 1건당 40-50만원 정도의 정보제공료를 받는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자사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무료지만 정작 정보를 이용하는 것은 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이해가 안 간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정보제공에 따른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의약품정보센터 설립팀 강지선 팀장은 “현재 자사의 의약품 정보조차 파악이 안 된 곳이 많은데 정보센터에서 수집하는 정보는 실비수준의 금액으로 FULL DATA를 제공하기 때문에 만족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표준코드 도입 연기해야”
정부는 최근 ‘의약품바코드표시및관리요령’ 개정(안)을 마련하고 2008년부터 의약품 표준코드 부착 방안을 시행할 계획이다.
의약품정보센터는 내년부터 의약품 바코드와 EDI코드를 통합한 의약품 표준코드를 관리하게 되며 생산·수입 실적과 공급내역을 표준코드로 보고를 받게 된다.
이와 관련해서 제약협회는 의약품 표준코드 도입과 관련, 1년간의 준비기간을 두고 2009년부터 본격 시행해 줄 것을 보건복지부에 요청했다.
현행 의약품바코드를 표준코드로 전환하려면 포장물을 바꾸는 데만 국산의약품은 3개월, 수입의약품은 6~9개월이 소요돼 준비기간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같이 건의했다.
의약품의 투명화를 위한 표준코드 자체에 대해서는 반대할 이유가 없지만 제약사가 준비해야 할 부담이 가중된다는 얘기다.
또한 인프라 구축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통보’하는 식의 방법은 제약사들을 오리무중에 빠뜨리는 일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앞으로 제약협회는 정부의 표준코드 사업에 대해서 검토·건의를 발판으로 가안을 만들어 복지부와 사전 회의를 갖고 도입 연기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향후전망
의약품정보센터 설립팀 강지선 팀장은 주변에서 제기되는 문제에 대해 기본방침대로 실행하면 별 문제 없이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강 팀장은 “의약품정보센터에서 종합적으로 관리하게 되고 각 단체들은 이전보다 빠른 보고주기로 정확하고 신뢰성 있는 자료를 확보할 수 있어 의약품 유통 투명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같이 의약품 유통 투명화를 이루려면 정부 정책만이 아니라 정보 보고 주체들이 정확하고 신뢰성 있는 자료를 제공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주체들의 노력이 함께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공급단체들은 정부가 제대로된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은 상태에서 강요를 하고 있는 점이 문제라며 정부에서 시행한다고 정해진 상태에서 따라갈 수밖에 없는 것이 답답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같이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정부와 공급단체들은 의약품 유통정보 투명화라는 목표 안에서 내부적인 이견이 존재하고 있다.
정부는 더 나은 목표를 위해 계획을 실행하고 있는 단계이고 공급단체의 입장에서는 불만일 수도 있고 더 나은 방법을 찾자는 요구일 수도 있다.
어쩌면 이러한 이견은 새로운 정책이 시행되고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부가 의약품 유통구조 개혁 정책의 강화를 위해 의약품정보센터를 중심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공급단체의 입장은 자칫 정부와 공급단체간의 불화로 이어져 의약품정보센터가 가지고 있는 비전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한다.
의약품정보센터는 이제 출범 한 달이 지났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처음에 세웠던 목표달성을 위해 정부와 공급단체는 함께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유통 투명화를 위한 비전도 보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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