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도 유형별 수가협상 일단락
약사회 1.7% 협상 타결… 공단-의약단체 '갈등'
이호영 기자 lhy37@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7-10-22 11:02   수정 2007.10.22 11:16

2008년도 유형별 수가계약을 위한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협상이 끝났다.

각 의약단체의 특성을 살려 수가협상에 들어갔지만 약사회, 한의협, 치협 등은 타결했고 의협과 병협은 끝내 건정심으로 결정을 미뤘다.

공단은 지난 18일 유형별 수가협상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를 했다.

올해 처음으로 진행된 유형별 수가협상에서 대한약사회와 공단은 단가 62.0원에서 63.1원으로 1.7% 인상된 선에서 계약을 했다.

또한 치과를 대표하는 대한치과의사협회는 2007년도 단가 61.8원을 63.6원으로 2.9% 인상했고 한방을 대표하는 대한한의사협회는 단가 61.5원을 63.3원으로 2.9%인상, 조산원을 대표하는 대한간호협회와는 단가 62.1원을 80.7원으로 30%인상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수가 인상에 따라 추가적으로 소요되는 요양급여비가 약국은 28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의원 281억원, 치과 215억원 순이다.

이와 함께 대한병원협회와 대한의사협회는 계약종료일까지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협상이 결렬되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최종 결정으로 넘어가게 된다.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 최병호 위원장은 "올해 3000억원의 적자를 예상되고 내년에도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는 것을 감안해 2008년도 수가 가이드라인을 2%미만으로 결정해 협상단에 넘겼다"고 밝혔다.

약사회 1.7% 인상… '긍정적'

약사회는 공단과 1.7% 인상에 도장을 찍었다.

수치상으로는 가장 낮은 인상률이지만 약사회 입장은 수치가 중요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약사회 관계자는 "처음부터 수치가 중요하지는 않았다"며 "계약성사 자체가 의미있는 일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 동안 약사들에 대한 수가를 '거저먹는다'라는 식의 말들이 많았는데 이번 협상에서 그러한 말들을 불식시키고자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공단과의 계약 과정에서 불만도 터트렸다.

공단이 환산지수를 2% 인상에 맞춰 계약을 시작해 그 선을 지키기 위해 압박을 했다는 것.

결국 서로의 입장 차 때문에 마지막 날 세번의 협상이 이어졌고 마감시한 1시간 여를 남기고 타결했다.

약사회는 이번 1.7%인상 협상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를 하고 있다.

처방조제가 많은 문전약국들도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처방전이 저조한 약국들은 관심이 없어 이들을 위한 사업도 준비중이라고 한다.

약국 네트워크를 활용한 방안을 준비하고 있는데 최근 롯데제과와 협약을 맺은 것도 그 사업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공단 "적정투자에 대한 보상이 원칙"

공단은 협상 내내 원칙을 내세우며 의약단체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지난 8일 각 단체별로 1차 협상이 끝난 시점에 공단은 이번 수가계약의 원칙과 공단의 입장을 밝혔다.

공단은 "요양기관이 가입자인 환자에게 제공하는 의료행위에 대한 보상방법으로 환산지수를 결정하는데 보험자와 공급자의 시각이 다르다"며 "양자간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다는 것은 불가피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공단은 적정 공급을 추구하며 적정 투자에 대한 보상을 한다는 입장이지만 의약단체들은 수익성에 따른 공급으로 과잉투자도 보상을 요구한다"며 "이 같은 다른 입장은 상호 이해와 협조를 통해 맞춰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즉 공단이 원칙에 따라 의약단체와 협상에 돌입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 

의약단체 "공단의 협상 태도 '일방적'"

이 같은 원칙과 함께 재정위원회에서 결정된 가이드라인 2%대 인상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맞추다 보니 의약단체의 반발도 심했다.

의약단체들은 협상 내내 '공단의 일방적인 통보'라는 불만을 표출했고 협상 마감시한이 가까워질 때까지 진전이 보이지 않았다.

한 의약단체 대표는 협상이 끝나고 나오면서 "공단이 협상을 할 의지가 있는 건지 알 수 없다"며 "협상이라는 것은 서로의 의견을 맞춰가야 하는 건데 억지수준으로 억압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의약단체 대표는 "제한이 없는 가운데 자유로운 경쟁관계는 정당하지만 지금의 협상체계는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라며 "정부가 의약단체간 서로 물고 뜯게 만들도록 조장하는 협상방법이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협상에 실패한 의협과 병협은 각각 협상이 끝난 뒤 성명서를 발표하고 수가협상 방법에 대한 개선을 촉구했다.

의협은 "물가인상률에도 못 미치는 수가인상률을 절대시해 협상의지를 없앴다"며 "재정운영위원회의 수가 결정 사항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불평등한 현행 수가계약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병협도 "공단은 보험 재정 안정에만 관심이 있을 뿐 적정 수가인상률은 물론 병원의 생존을 위한 원가보상 수준의 수가인상률에 대해서는 아예 관심도 없다"며 "건강보험 재정 안정만을 위해 모든 지출증가의 책임을 병원에 떠넘겼다"고 주장했다.

첫번째 유형별 수가협상이라는 점에서 자리잡히지 않은 점이 눈에 띄지만 앞으로 불만을 어떻게 줄여나갈 수 있을 지 공단과 의약단체의 노력이 요구된다.

의협·병협 건정심으로… 산 넘어 산

지난 16일 한의협과 치협이 각각 2.9%의 인상률, 17일 약사회가 1.7%의 인상률로 공단과 합의점을 찾았다.

이에 따라 협상이 결렬된 의협과 병협은 보건복지부 건정심에서 수가를 결정 받게 된다.

그러나 의협과 병협은 산 넘어 산이다.

병협 관계자는 "건정심은 상호간 의견 존중을 하는 곳이 아니다"며 "다만 현 협상 자체가 정당하지 않기 때문에 불리하지만 건정심으로 간다"고 말했다.

건정심에서는 공단과의 단일 협상이 아닌 각계 대표들이 참석해 결정을 하기 때문에 힘든 여정이 예상된다.

또한 공단은 공식 발표를 통해서 건정심에 2% 가이드라인을 지켜줄 것을 요청하겠다고 밝혀 의협과 병협이 23일로 예정된 건정심에서 유리한 입장을 점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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