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과 약국간의 담합 가능성이 없다면 동일층이라 할지라도 약국개설이 가능하다는 판결이 나와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대법원 1부(주심 조무제 대법관)는 29일 약사 조모(40)씨가 용인시장을 상대로 낸 약국개설 등록신청 반려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약국 개설장소가 의료기관 시설 구내인 경우 개설등록을 받지 않는다'는 약사법을 적용, 동일 건물내 병원이 몰려있는 동일층에 위치해 있다는 이유로 약국 개설을 불허한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약사법 규정은 의약분업의 대원칙 실현을 위해 특정 의료기관과 약국간 배타적인 연관이 있는 것처럼 오인하지 않게 하려는 게 목적"이라며 "이 사건의 경우 건물 5층에 5개 의원이 독자적으로 설립돼 있고 다른 업종의 가게가 있으며 병원-약국간 폐쇄적 전용통로도 없어 병원시설 구내라고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에 따라 최근 클리닉 건물입점을 둘러싸고 일어나고 있는 약국간 갈등이 더욱 첨예해질 전망이다.
이는 의약분업 이후 처방전 수용을 둘러싼 약국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특히 동일건물 내 약국개설을 둘러싼 마찰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
실제 비슷한 사례로 최근 서울 성북지역 아파트 내 한 건물의 경우 1층과 5층에 이미 약국이 각각 개설돼 있음에도 최근 의원 등이 집중돼 있는 2층에 새롭게 약국이 개설돼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기존 약국들은 즉각 변호사를 선임하고 영업조치가처분신청 등 법적조치에 들어간 상태이다.
서울지역 한 개국약사는 "이번 사례가 비록 담합소지가 없는 동일층 약국을 허용한다는 것으로 해석되지만 병의원 동일층의 약국을 허용한다는 것은 이미 다른 층에 상당한 권리금을 주고 입점해 있는 기존약국과의 마찰을 가져올 수 밖에 없는 문제"라며 "이번 판결로 인해 처방수용을 둘러싼 약국간 입지쟁탈전이 더욱 심각해지는 것은 물론 타 업종에 비해 유독 높게 책정돼 있는 약국 분양가가 더욱 치솟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럴리는 없겠지만 이번 사례가 자칫 담합규정에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조씨는 2002년 5월 용인시 A건물 5층에 약국을 개설하기 위해 용인시에 등록신청을 냈으나 용인시는 이곳이 `의료기관과 약국의 담합금지 대책'에 따른 약국개설 제한장소라는 이유로 반려했고 조씨는 소송을 내 1심에서 패소, 2심에서 승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