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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의약품 원료 자급화를 위해 도입된 약가 우대 제도가 현실을 외면한 낡은 규제로 인해 혜택 품목이 전무한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국정감사에서 조국혁신당 백선희 의원은 현행 '원료 직접생산 의약품' 약가 가산 제도의 맹점을 강하게 질타하며 실효성 있는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과거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우리나라는 중국과 인도의 원료 수출 제한으로 심각한 의약품 공급 불안을 겪은 바 있다. 이에 정부는 국가 비상시를 대비한 핵심 안전장치이자 공급망 안정을 위해 원료를 직접 생산하는 의약품에 약가를 우대해주는 가산 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백 의원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제도가 시행 중임에도 현재 약가 가산을 적용받는 제약사나 품목은 단 1건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심평원이 제도 악용을 막겠다며 원료 직접생산의 인정 범위를 품목허가권자 자신의 ‘자사 제조소’로 지나치게 좁혀 놓았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업계의 대다수가 지배·종속 관계를 맺고 있거나 계열사를 통해 원료를 분할 운영·조달하는 보편적 구조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현행 제도는 이러한 산업 현장의 실태를 전혀 반영하지 못해 다수의 기업이 가산 대상에서 원천 배제되는 결과를 낳았다.
과거 인정 범위를 포괄적으로 적용하던 시기에 지배구조 변경 사실을 누락하거나 미신고하여 제도를 악용한 사례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실제 2017년 제기된 소송 결과, 제약사가 121억 원대 부당이득금과 지연손해금을 반환하라는 판결이 2026년 6월 확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의 과도한 규제가 오히려 국산 원료 자급화라는 제도의 본래 취지를 무력화시키고, 나아가 기업의 연구개발(R&D) 유인마저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이 백 의원의 지적이다.
백 의원은 “보건은 곧 국가 안보인데, 기업이 악용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너무 획일적인 규제의 잣대만 들이대고 있다”며 “가산 품목 0건이라는 사태를 최우선으로 해결하기 위해 현장 실태조사를 즉각 실시하고 인정 범위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악용 차단은 규제 일변도가 아니라 2년 주기 기업 자진신고 의무화 등 투명한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풀어야 한다”며 “개편된 약가가 현장에 적용되는 2027년 4월 이전까지 민관협의체를 통해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홍승권 심평원장은 제도의 문제점을 수긍하며 자세를 낮췄다.
홍 원장은 "제도를 처음 시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시행착오임을 인정한다"며 "민관협의체 및 관계기관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점검해 제도를 보완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7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정은경 장관 역시 민관협의체를 통한 제도 보완 의지를 밝힌 만큼, 빈껍데기로 전락한 원료 자급화 제도가 제약산업의 현실에 맞게 어떻게 개편될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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