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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국가 미래 먹거리인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을 위해 제약업계를 '동반 성장 파트너'로 규정하고 전폭적인 지지를 예고했다. 단순한 건강보험 재정 관리 차원을 넘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적 배려를 아끼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18일 보건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와 간담회를 가진 이형훈 제2차관은 취임 9개월의 소회를 밝히며, 그간 집중해 온 의정 사태 수습을 넘어 제약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지역·필수의료 구조 개혁이라는 양대 과제에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약·바이오 5대 강국 정조준… 규제 대상 아닌 동반 성장 파트너"
이날 간담회에서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제약·바이오 산업을 대하는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다. 이 차관은 정부가 '제약·바이오 5대 강국' 진입을 핵심 국정 과제로 삼고 있음을 거듭 강조하며, "제약업계는 규제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가야 할 중요한 파트너"라고 선언했다.
대한민국은 건강보험 단일 보험 체계이기에 정부는 거대 구매자로서 국민의 소중한 보험료를 아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다. 이로 인해 불거진 업계의 약가제도 개편 우려에 대해 이 차관은 매우 유연한 입장을 내비쳤다. 정부의 개편안이 이미 확정돼 '여지가 없다'는 일각의 시각에 대해 "사실과 다르며, 관철이 목적이 아니라 최적의 합의점을 찾는 과정에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소위 등에서 방향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으며, 개편의 속도와 적용 범위에 대해서는 업계 전문가 및 학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필수 의약품 공급망 보호에 대한 강력한 의지도 표명했다. 채산성이 낮아 생산 중단 위기에 처한 필수 의약품과 퇴장방지 약제는 일반적인 약가 인하 기전과 별개로 특별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차관은 "환자와 의사에게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것이 최우선 가치이므로, 이들에 대해서는 수가 가산이나 정책적 배려를 아끼지 않고 공급망을 철저히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혁신형 제약기업이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혁신 가치를 반영한 약가 우대 등 보상 체계도 깊이 고민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약가 조정을 통해 발생하는 건보 재정 절감액을 다시 제약·바이오 생태계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는 업계의 목소리에 대해서도 "의료 수가 등 전체적인 건강보험 자원 배분과 맞물려 있는 복합적인 문제이지만, 제약 산업이 국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싶은 마음만은 확고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경청통합수석' 자처… 의정 사태 안정화와 수련 환경 실질적 개선
제약 산업 육성과 함께 보건의료 현장의 최우선 과제인 의정 사태 수습에도 각고의 공을 들였다. 이 차관은 취임 후 8~9월에 걸쳐 의대생 복학과 전공의 복귀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는 것을 최우선 숙제로 삼았고, 입대 전공의 문제 등 추가적인 논의도 병행하며 현장 수습을 이끌어냈다고 자평했다.
특히 전공의 권익 보호를 위해 수련 시간 단축에 방점을 찍었다. 주당 수련 시간은 현재 연구용역을 통해 면밀히 평가 중이며, 전공의 연속 수련 시간은 기존 36시간에서 24시간으로 대폭 단축하는 큰 변화를 주었다.
입법적 뒷받침도 순항 중이다. 지역필수의료법, 비대면 진료 근거 마련을 위한 의료법, 지역의사 양성법 등 일련의 법안들이 국회 상임위에서 활발히 논의되며 성과를 내고 있다. 무엇보다 건강보험법 개정을 통해 도입된 '공공정책수가(공공정책급여)'는 기존 행위별 수가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필수의료를 강화할 핵심 수단으로 평가받는다.
소통 방식의 질적 변화도 눈에 띈다. 스스로를 대통령실의 '경청통합수석'이라는 직함에 비유한 이 차관은 "정책 당국자가 정답을 미리 정해놓기보다, 의료계의 의견을 경청하다 보면 딱 맞는 답이 보일 때가 있다"고 말했다. 과거 큰 장소에서 세레머니 위주로 열리던 의정협의체를 벗어나, 현재는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콤팩트하고 실무적인 논의가 진행 중이다. 그는 "합의가 안 되는 부분은 안 된다고 솔직히 말하고 관점을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갈등 해결의 열쇠로 진정성 있는 소통을 꼽았다.
'응급실 뺑뺑이' 차단 및 '지필공실' 신설로 필수의료 생태계 복원
국민적 불안을 야기한 '응급의료 뺑뺑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광역상황응급의료센터' 중심의 컨트롤타워 가동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현재 광주, 전남, 전북 지역에서 시범사업 중인 이 모델은 구급대원이 현장에서 10분 내 병원 섭외에 실패하면 상황센터가 즉각 개입한다. 상황센터는 1~2급 중증 환자를 살리기 위해 '우선 수용 병원'을 지정하고, 해당 병원은 환자를 일단 수용해 안정화한 뒤 적절한 진료 자원이 있는 곳으로 연계해 15~20분 내 적정 치료를 받게 하는 시스템이다. 정부는 소방본부와 긴밀히 소통해 지역 맞춤형 이송 지침을 전국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지역필수의료 위기 해소를 위한 컨트롤타워로 '지역필수공공의료실(지필공실)' 신설도 준비 중이다. 행정안전부와 협의를 거쳐 지역의료정책관, 필수의료정책관, 공공의료정책관을 실 단위로 통합해 인력 양성부터 지역 격차 완화까지 일관된 정책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전문의 양성까지 걸리는 최소 10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계약형 필수의사제'를 도입하고, 심뇌혈관·산모·응급 분야 전문의들이 협력하는 '인적 네트워크 사업'을 강화해 현존 자원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이형훈 차관은 "지역필수공공의료는 단순한 의료 문제를 넘어 국가 생존 전략인 균형 발전의 핵심"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낸 대안들이 현장에 잘 안착할 수 있도록 전문지에서도 적극적으로 소통해 주고 비판 섞인 대안도 제시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붕괴 직전의 의료 현장 수습을 넘어, 글로벌 제약 강국 도약과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한 의료 구조 개혁을 동시에 이루려는 정부의 뚝심 있는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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