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비의 20.5%가 약값"…약가제도 개편 필요성 제기
국회 토론회 "한국 약제비 OECD 평균보다 높아…건보 재정 지속가능성 위협"
제네릭 가격 구조·상품명 처방 문제 지적…성분명 처방 확대 등 제도개선 제안
전하연 기자 haye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3-11 14:51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한국의 국민의료비에서 약제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OECD 평균보다 크게 높아 약가제도 개편을 통한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이수진·서영석·장종태·김윤 국회의원과 무상의료운동본부,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가 공동 주최하고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이 주관한 ‘약가제도 개편을 통한 건강보험재정 지속가능성 확보’ 국회 토론회가 11일 국회 제8간담회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한국의 약제비 구조가 OECD 주요 국가와 비교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현행 약가 제도가 약제비 지출 증가와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발제에 나선 나영균 배재대학교 보건의료복지학과 교수와 정형준 원진녹색병원 대표원장은 OECD 통계를 인용해 한국의 국민의료비 중 약제비 비중이 20.5%로 OECD 평균 14.4%보다 크게 높다고 설명했다. 이는 영국(11.8%), 프랑스(13.1%), 독일(14.3%), 일본(16.3%) 등 주요 국가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한국의 약품비 지출은 2011년 13.1조 원에서 2024년 27조 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노인 약품비 비중도 51.7%로 처음으로 5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약품비 증가율 또한 2023년 기준 8.5%로 총진료비 증가율(4.7%)보다 약 두 배 높아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발제자들은 한국의 약가 구조가 제네릭 의약품 가격 경쟁을 제한하는 구조라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현재 한국은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가 만료되면 최초 등재되는 제네릭 가격을 오리지널 대비 53.55% 수준으로 산정하는 구조가 유지되고 있는데, 이 가격이 사실상 하한선으로 작용하면서 가격 인하 경쟁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과 유럽에서는 제네릭 진입 이후 가격 경쟁을 통해 약가가 오리지널의 10~20% 수준까지 하락하는 시장 구조가 작동하는 반면, 한국은 가격 경쟁이 제한돼 제네릭 사용이 늘어도 약제비 절감 효과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또한 우리나라의 대체조제율이 0.79% 수준으로 미국(91%) 등 주요 국가에 비해 매우 낮은 것도 약제비 구조의 비효율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의사가 성분명이 아닌 특정 상품명으로 처방하는 구조로 인해 약사가 동일 성분의 저가 의약품으로 교체하기 어려운 제도적 환경이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약제비 지출 구조 개선을 위해 성분명 처방 확대와 제네릭 가격 경쟁 유도, 건강보험 재정 중심의 약가 정책 강화 등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제시됐다.

발제자들은 특히 품절 의약품 등에 대해 국제일반명(INN)을 기반으로 한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을 도입하고, 비대면 진료 상황에서는 성분명 처방을 의무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건강보험 재정 관리 측면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신약 등재와 제네릭 약가 계약 과정에서 보다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약가 정책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김준현 건강정책참여연구소 소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됐으며, 약가 정책과 건강보험 재정 구조 개선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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