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서 지적받은 ‘건보재정’ 투입 ‘연장’…월 1890억원 ‘줄줄’
지난 2월부터 의사 집단행동 대비 비상진료에 1조원 가까이 투입 지적
이주영 기자 jyle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4-06-28 06:00   수정 2024.06.28 06:01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왼쪽)과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이 지난 26일 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는 모습. ⓒ약업신문

지난 26일 국회 청문회에서 지적한 비상진료 건강보험 재정 투입이 건정심서 연장됐다. 월 1890억원의 건보 재정이 의료공백으로 인해 줄줄 새는 것이다.

27일 열린 제13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는 건강보험 비상진료 지원대책 연장안 등을 논의했다. 정부는 집단행동 장기화 상황에서도 응급‧중증환자의 진료 공백을 방지하고 환자 불편을 최소화한다며 월 약 1890억원 규모의 ‘비상진료체계 건강보험 지원방안’ 연장을 이날 의결했다.

보건복지부는 의사 집단행동 대비 중증‧응급 환자 진료공백 방지를 위해 비상진료 건강보험 지원방안을 수립해 지난 2월20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번 의결에 따라 응급실과 상급종합병원이 응급‧중증 환자 진료에 집중 대응할 수 있도록, 경증 환자에 대해 상급종합병원에서 병‧의원급으로 회송한 경우 보상을 강화했다.

응급환자의 신속한 전원 및 24시간 공백없는 응급의료체계 유지를 위한 보상도 늘린다. 중증 환자가 신속하게 배정될 수 있도록 보상을 강화하고, 응급실 진찰료와 심폐소생술 등 응급실에서 시행하는 의료행위 보상도 확대했다.

병원 내 중환자 및 응급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전문의가 중환자 및 입원환자 진료 시 정책지원금을 지원하고, 비상진료 기간 중증환자 입원에 대한 보상도 강화했다.

이로 인해 정부가 의대정원 확대를 무리하게 추진하다 발생한 의료공백 사태를 메우기 위해 투입하지 않아도 될 보험 재정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6일 열린 국회 청문회에서도 다수 의원들이 이에 대해 지적하며 건보 재정 낭비에 우려를 나타냈다.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은 “전공의 이탈로 인해 현재 1조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투입될 예정으로 알고 있다”며 “전공의들이 이탈하지 않았다면 쓰지 않아도 됐을 돈이다. 정부 차원에서 이 규모의 재정이 필요한 업무가 있었을 거고, 그것이 그간 9000명의 전공의의 노동력으로 돌아갔다는 것”이라고 나무랐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도 “지난 2월부터 이어진 의정갈등으로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하면서 건보 재정을 투입하고 있다”며 “건정심에서 건보재정을 월 1883억원씩 투입하는 것을 무려 4번 연장했다. 총 1조원 정도로 예상되는데 전문가들은 실제 필요한 금액이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 의원은 “2월에 열린 건정심 회의에서는 비상진료 기간을 3주로 가정했을 때 총 474억원 소요될 것이라고 추정했다”며 “그런데 정부가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하면서 투입한 건보 재정이 약 1조원에 육박한다. 예상했던 것보다 20배 이상 투입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이같은 건보재정 투입이 정부가 2000명 의대 증원을 무리하게 강행하면서 사태를 안일하게 예측한 결과라며 “건보재정이 윤석열 정부의 쌈짓돈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7일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도 이에 대한 질의가 나왔으나, 정부는 현재의 진료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복지부 김국일 보건의료정책관은 “건보를 투입하는 것은 중증‧필수의료 분야에서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이에 대해서는 건정심을 통해 안을 마련하고 건정심 의결을 통해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진료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임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현재까지 복귀한 전공의가 30여명에 불과한 만큼, 이같은 상황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복지부는 27일 건정심 종료 후 “비상진료 한시수가 신속 지원과 현장 점검을 통해 응급, 중증 환자 진료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며 “비상 상황이 조속히 해결돼 국민들이 의료기관 이용에 어려움이 없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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