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청구 간소화 중계기관 ‘심평원’ 제외 가닥
복지부‧의료계 정보위 논의서 ‘심평원 제외’ 합심…“기관 본래 기능 충실해야”
이주영 기자 jyle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3-05-24 06:00   수정 2023.05.24 08:07
보건복지부 임혜성 필수의료총괄과장. ⓒ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법’의 중계기관 후보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 임혜성 필수의료총괄과장은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 중계기관 후보 중 하나로 심평원이 물망에 올랐으나 본래 기능인 진료비 심사와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 업무 외에 청구대행 역할까지 수행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고 최근 밝혔다. 

정무위원회는 지난 16일 법안 1소위를 열어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고용진, 김병욱, 정청래 의원과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 정의당 배진교 의원 등이 대표 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을 병합심사해 의결했다.

개정안은 보험사가 실손보험 청구 절차를 전문 중계기관에 위탁해 청구 과정을 전산화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이는 2009년 정무위 상정 후 14년간 의료계는 반대하고 보험업계와 금융위원회가 추진해 왔던 사항이다. 국민권익위원회가 보험사에 실손보험 청구를 전산화할 것을 권고한 지 14년 만에 정무위 문턱을 넘게 됐다. 이에 따라 정무위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 논의를 거쳐 본회의까지 통과하면 보험 소비자는 의료기관 이용 후 별도의 서류 제출 없이 병원에 요청하는 것만으로도 실손보험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특히 개정안에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도입과 이를 맡을 전문 중계기관 위탁에 관한 사항이 담겼다. 논란의 중심이던 의료 데이터 전송 대행기관(중계기관)은 대통령령으로 위임했다. 현재 중계기관 후보로는 보험개발원과 함께 심평원이 선정됐으나, 복지부와 의료계는 심평원이 중계기관으로 선정돼선 안 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복지부는  심평원을 중계 위탁기관으로 선정하는 것에 대해 의료계 반발도 있지만 심평원이 본래 기능을 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다고 판단했다.  임 과장은 " 공적 기관이 청구대행 역할까지 수행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복지부의 생각과 의료계의 이해관계가 맞았기 때문에 정보위에서 합심해 심평원을 중계기관에서 배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중계 위탁기관 결정을 대통령령에 위임했기 때문에 아직 장담할 순 없지만, 정보위 회의 당시 논의했던 내용들을 시행령에서 뒤집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중계기관으로 거론된 보험개발원과 심평원에 대해선 찬반론이 분명하다. 우선 보험업계는 심평원이 전국 9만8000여 병‧의원과 전산을 구축해 추가 시스템 개발에 많은 비용이 들지 않을 것이란 이유로 심평원에 찬성표를 던지고 있다. 보험개발원은 심평원의 대안으로 떠올랐으나 전산 구축이 필요해 시스템 개발과 관련 전문성을 갖추는 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 것이란 의견이 많다. 의료계는 그간 실손 간소화 자체를 반대해 온 만큼 두 기관 모두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해당 제도가 잘 활용되길 바란다는 입장이다.  

임 과장은 “정무위 법안소위 통과는 이미 합의된 내용”이라며 “앞으로도 합의된 사항이 잘 반영되길 희망하며 국민 선택권을 위해 이 제도가 잘 활용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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