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이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의뢰했던 'HPV백신 국가예방접종지원사업의 비용효과성' 연구 결과가 비용효과성이 낮다고 결론난 후, 질병청이 추가 연구용역을 발주하겠다고 밝혔다. Ⓒ픽사베이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인 남성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백신 국가예방접종지원사업(NIP)의 비용효과성 연구 결과 효과가 낮은 것으로 밝혀지자 질병관리청이 추가 연구용역을 발주하겠다고 밝혀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질병청 임을기 의료안전예방국장은 “지난달 말 추가연구 용역 발주를 확정해 이달 중 실행할 계획”이라며 최근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질병청으로부터 연구용역을 의뢰받은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은 ‘HPV백신의 국가예방접종(NIP) 확대를 위한 비용-효과분석’ 최종결과 보고서에서 경제성평가 결과 모든 분석 시나리오가 비용효과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결론낸 바 있다. 이 연구는 현재 NIP를 진행 중인 12세 여아 대상 9가 백신 접종(시나리오 A)과 비교해 12세 남녀 대상 9가 백신접종(시나리오 B)과 12세 남아 대상 4가 백신접종 추가(시나리오 C)에 대한 비용효과성을 파악하고자 실시했다.
정부는 2016년 6월부터 만 12세 여아를 대상으로 2가 혹은 4가 HPV백신을 무료 접종하는 국가예방접종사업을 시행 중이다.
보고서는 산출된 ICUR(점증적 비용-효용비)의 비용-효과성 임계값이 4000만원인 점을 고려할 때 비용-효과적이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는 현재 상황에서 HPV백신 접종 대상을 남성까지 확대하는 것이 긍정적이지 않다는 결론이었다. 당시 질병청은 연구 결과 비용효과성이 낮았지만 학계에서도 필요성을 거듭 제기하고 있고 국정과제인 만큼, 연구 시나리오를 좀 더 보완하고 변수를 추가 검토해 후속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임 국장은 “앞선 연구용역은 보건의료연구원이 맡아 진행했지만, 후속 연구 수행기관은 연구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비공개로 유지할 것”이라며 “다만 남성 HPV 백신 관련 연구용역은 최대한 빠르게 진행해 연내 해당 보고서를 받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임 국장은 앞선 보건의료연구원 연구용역 결과에 대해 “연구설계를 너무 보수적으로 진행했다는 전문가 의견이 많았다”며 “가령 HPV백신 효과 중 남성에게 발생하는 질환과, 두경부암 등 부수적인 질환에 대한 효과가 과소평가됐다는 의견이 있어 후속 연구에선 이런 점들을 적극 반영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여성 미접종자 대비 효과를 연구했어야 하는데, 여성 접종자 대비로 연구를 진행하다보니 민감도가 떨어졌다는 평가다. 실제로 해외에서도 이같은 연구용역을 진행해 국내에서도 같은 조건으로 연구용역을 추가로 발주하는 것이란 설명이다.
또한 질병청은 대상포진 백신에 대한 NIP 비용효과성 연구용역도 시행할 예정이다. 임 국장은 “대상포진은 국가예방접종지원사업으로 실시하면 좋겠지만 예산적 한계로 진행하기 어려워 이번 연구용역에선 최근 출시한 싱그릭스 백신을 포함해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말에 확정돼 이달 중 발주할 예정인 대상포진 연구용역은 약 1년간 소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