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영미 질병청장, 인도발 신규변이 확산 우려 속 “감염병 단계 하향 문제 없다”
중증도‧위험도 높지 않다고 평가…모니터링 강화 예정
이주영 기자 jyle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3-05-08 06:00   수정 2023.05.08 06:00
질병관리청  지영미 청장은 충북 청주 오송의 한 식당에서 지난 3일  전문기자협의회와 가진 간담회에서  이달 중 감염병 위기단계 하향 조정 계획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 질병관리청

3년 여에 걸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심각’ 단계로 격상됐던 감염병 위기단계가 이달 중 한 단계 아래로 조정될 예정이다. 하지만 한편에선 인도발 신규변이 XBB.1.16의 국내 유입과 코로나19 확산세가 예사롭지 않다는 이유로 정부의 단계 하향 의지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감염병 대응 컨트롤타워인 질병관리청은 신규변이에 대해 크게 우려할 수준이 아니며 단계 조정 변화는 없을 것이란 입장을 내놨다.

질병청 지영미 청장<사진>은 지난 3일 충북 청주시 오송의  한 식당에서 열린 전문기자협의회 간담회에서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XBB.1.16의 성장이점과 면역 회피 특성으로 일부 국가에서 확산 가능성은 있으나, 중증도 증가는 확인되지 않고 기존 변이 대비 위험도도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며 “신규변이 유입이 이달에 예정된 단계 하향 조정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지 청장은 “XBB.1.16이 아직 중증도 증가 보고는 없으나  인도,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증가 추세를 보이고, 면역회피능이 증가하는 특성 변화를 보임에 따라 국내 점유 증가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며 “국내 발생 추이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으며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오미크론 하위변이인 XBB.1.16은 XBB.1에서 재분류된 것으로, 올해 1월 미국에서 처음 검출된 후 41개국에서 5520건이 확인됐다. 국내에선 지난 3월9일 첫 검출 후 총 244건(국내 203건, 해외 41건)이 확인됐다.

특히 기존 코로나19에선 발견되지 않았던 결막염, 안구충혈, 눈 가려움증 등 눈 관련 증상이 관찰되며, 전염력은 기존 지배종인 XBB.1.5 대비 약 20% 강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증도 증가에 관한 보고는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WHO가 지난 5일 3년 4개월여 만에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 해제를 발표하면서 국내에서도 이달 중 예정했던 감염병 위기단계 하향 조정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위기단계가 낮아지면 현재 7일인 확진자 격리의무는 5일로 단축되고, 각 지방자체단체에서 운영 중인 임시선별검사소는 문을 닫게 된다. 또 국무총리 중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해체하고,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가 대응을 총괄하게 된다. 비록 코로나 비상사태가 해제되긴 했으나, 국내에선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위기단계 하향이 우려된다는 견해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질병청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집계한 지난달 셋째주(16~22일) 주간 하루 평균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2609명으로 전주대비 18% 증가했다. 위중증 환자 또한 전주대비 7.1% 늘어난 일 평균 135명을 기록했다. 반면 사망자는 2.2% 감소했다.

지 청장은 이번 WHO 코로나19 국제보건규칙 긴급위원회 회의 결과와 국내외 유행상황, 국내 대응역량, 주요국 비상사태 해제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문가 자문과 위기평가회의를 거쳐 단계 하향을 신속히 확정다는 입장이다.

지 청장은 꾸준히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엠폭스(원숭이두창)의 대응 방안도 설명했다. 앞서 질병청은 지난 3일 공식 브리핑을 통해 접촉자뿐만 아니라 고위험군에 대한 노출 전 예방접종을 확대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 청장은 “접종에 사용되는 엠폭스 3세대 백신(진네오스)은 2세대 백신보다 효과성과 안전성이 우수한 것으로 확인된다”며 “고위험군 대상으로는 의심증상 발생 시의 행동요령, 밀접접촉 시 당부사항 등 위험 소통을 강화하고 의료진을 대상으로는 임상경험 공유는 물론 추가적인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질병청은 신종감염병 발생 주기가 짧아지고 피해 규모는 확대되는 추세라며, 향후 머지않은 시기에 팬데믹이 발생할 것이란 전문가 견해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감시‧예방 △대비‧대응 △회복 △기반강화 △백신‧치료제 개발 5개 분야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이후 신종감염병 대유행 대응체계 선진화 방안을 마련했다.  

지 청장은 “코로나19는 신종플루, 메르스 등 기존 감염병의 대응 경험을 넘어 새로운 차원의 대응 역량 구축 필요성을 제시했다”며 “국내외 질병 감시 체계 통합과 조기 감지체계 구축, 병상과 의료인력의 충분한 확보,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와 지원 체계 정비, 법령‧인프라 정비, 100~200일내 백신‧치료제 개발 가능 체계 구축을 통해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치명률과 빠른 경제회복을 기록한 것은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나라가 거둔 성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거리두기 등 방역정책 수립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사회‧경제적 피해를 수반한 것과 그 피해가 취약계층에게 집중된 점, 백신에 대한 신뢰가 약화된 부분은 아쉬운 측면이지만,  바이러스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고 대응수단이 부족했던 초기에 봉쇄 조치없이 감염확산을 최소화한 점과 고위험군 관리 중심으로 일상회복을 추진한 점은 대표적인 성과”라며 “이를 면밀히 분석해 향후 신종감염병 위기 대응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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