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중외제약의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성분명 에미시주맙)’가 비항체 중증 A형 혈우병 환자의 예방요법제로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열고 헴리브라의 건강보험 급여 확대 인정을 결정했다.
헴리브라는 혈액응고 제8인자의 결핍으로 발생하는 A형 혈우병의 일상적 예방요법제다. 혈액응고 제9인자와 제10인자에 동시에 결합하는 이중특이항체 기술을 적용한 혁신신약으로 제8인자의 혈액응고 작용기전을 모방한다.
A형 혈우병 환자들에게 부족한 8번 응고인자를 몸에 직접 보충해주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헴리브라는 8번 인자 작용기전을 모방하게 해 효과를 내는 치료제다. 한달에 한 번, 피하주사 방식으로 주사를 맞으면 된다.
스위스 다국적 제약사 로슈의 자회사 일본 주가이제약이 개발했으며 JW중외제약은 2017년 헴리브라의 국내 개발 및 판권을 확보한 뒤 2019년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2020년부터부터 기존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항체 환자에게는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했으나 환자의 대부분인 비항체 환자는 건보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비항체 환자가 헴리브라를 맞으려면 엄청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2019년 기준 국내 A형 혈우병 환자 1746명 중 비항체 환자가 1589명으로 90%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7일에는 심평원 서울지원에서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 급여 적용을 촉구하는 농성이 펼쳐지기도 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심평원 서울지원을 점거하고 “심평원 원장과 헴리브라 제약사(JW중외제약) 대표와의 삼자대면을 원한다”며 ‘헴리브라’의 건강보험급여 적용을 촉구하는 농성에 돌입했다.
전장연은 출근길 지하철 시위와 유사한 방식으로 건물 내 11개 엘리베이터 출입문에 휠체어를 한 대씩 정차하고 농성을 벌였고, 이에 심평원이 엘리베이터 작동을 멈추자 “엘리베이터 작동 중지는 명백한 장애인 차별”이라며 맞섰다. 오전 9시에 시작한 농성은 오후 4시쯤 심평원이 “전장연의 의견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전한 후에야 마무리됐다.
심평원 심의 결과에 따라, JW중외제약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약가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보건복지부가 확대 급여 기준을 고시하면 중증의 비항체 환자까지 보험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