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의 세 번째 장관 후보자인 조규홍 후보자가 위장전입 논란에 휩싸였다. 딸의 중학교 배정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한 의혹이라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조규홍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안 등을 분석한 결과 조 후보자가 주민등록법을 위반해 위장전입을 한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인 의원이 인사청문요청안을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조 후보자는 미국 콜로라도 대학교에서 유학을 마친 후 2005년 7월 경기도 안양시 평촌동에 있는 아파트에 전입을 신고했다. 이 아파트는 1998년 9월에 매입, 2014년 처분하기까지 조 후보자가 소유했던 집이다.
평촌동 아파트에 전입한 지 약 1년4개월 후인 2006년 11월 조 후보자는 경기도 안양시 호계동에 있는 아파트로 주소를 옮긴다. 이 아파트는 평촌동 아파트와 큰 길 하나를 가운데 두고 마주보는 아파트로 조 후보자의 처갓집이라는 것. 그는 같은 날 세대분가까지 신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한달여 뒤인 2006년 12월 조 후보자는 다시 평촌동 아파트에 전입을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인재근 의원은 조 후보자와 가족이 한 달 사이 실제로 호계동 아파트에 살았는지도 불분명하며, 살았다 해도 굳이 한 달 동안만 주소를 옮겼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인 의원은 이같은 비정상적인 주소 이전이 조 후보자 딸의 중학교 배정을 노린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2006년 말은 조 후보자 딸이 중학교 진학을 앞둔 시기로, 경기도안양교육청에서 제작한 ‘2007학년도 중학교 입학 배정 업무 시행 지침’에 따르면 안양시는 구역 내 출신 초등학교를 기준으로 중학교 배정 방안을 나눴다는 것이다. 인재근 의원은 복지부 인사청문관리단에 조 후보자 딸이 다닌 초등학교를 문의한 결과 “확인해줄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전했다.
인 의원은 평촌동 아파트를 기준으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평촌초등학교 배정방안을 살펴본 결과, ‘호계동 아파트 소재 주소지는 범계중, 평촌동 아파트 소재 주소지는 평촌중을 선택해 1지망한다’는 설명이 나온다며, 조 후보자가 한 달 사이 전입 변경을 신고한 호계동 아파트와 평촌동 아파트의 주소지에 따라 1지망 중학교가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또 ‘2007학년도 중학교 입학 배정 업무 시행 지침’에는 배정원서 접수기간이 2006년 11월 27일부터 12월 1일까지로 나와 있었으며, 이는 조 후보자가 호계동 아파트로 주소를 옮겼던 한 달여 시기와 정확히 맞물린다고 꼬집었다.
인재근 의원은 “공정과 상식을 강조하는 윤석열 정부의 세 번째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도 또 다시 자격 논란이 일고 있다. 조 후보자와 복지부는 관련 정보를 숨기는데 급급해 더 큰 의문을 낳고 있다”며 “딸의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불과 한 달여 사이 두 주소지를 왔다갔다한 모습을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조 후보자는 위장전입 의혹을 국민들게 소상히 해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인사청문준비단은 주소 이전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특정 고등학교 입학 목적이 아닌 ‘어려운 교우관계’로 인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