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제약물 관리, 고령 환자 복용 약물 22종→15종 줄여
건보공단 만성질환관리실, ‘2021년 다제약물 관리 시범사업 우수사례’ 공개
이주영 기자 jyle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2-03-23 06:00   수정 2022.03.23 06:37
▲이은영 국민건강보험공단 만성질환관리실장(사진: 건보공단 전문기자협의회).
 
다제약물 관리 사업이 지난해까지 시범사업을 통해 고령층 환자의 중복 복용 약물 수를 줄이는 등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은영 국민건강보험공단 만성질환관리실장은 22일 전문기자협의회 기자간담회에서 “다제약물 관리사업 취지에 맞는 우수 사례가 확인됐다”며 몇 가지 사례를 소개했다.

이 실장은 “당뇨병, 만성신장병 등으로 총 22종의 약물을 처방받아 복용 중이던 77세 여성은 약물 검토 결과 노인에게 사용 시 낙상과 골절위험이 높은 주의약물을 3종 이상 복용 중이었고, 유사효능을 가진 소염진통제와 소화성궤양용제를 중복 복용하고 있었다”면서 “다제약물 관리 사업을 통해 복용 중인 약물을 조정한 결과 총 약물 수는 22종에서 15종으로 감소했고 부작용 위험도 낮아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입원환자 사례에 대해서는 “83세 남성은 고혈압 부정맥, 전립선비대증, 접촉성피부염, 습진 과거력이 있었으며 어지러움과 호흡곤란 등으로 입원해, 해당병원 4개과 처방약 8종과 건강기능식품 1종을 복용 중이었다. 특히 편두통약을 연령에 비해 자주 복용했으며, 위장약은 1가지를 경구로, 보조성분 1가지는 주사로 투약 중이었다”며 “편두통약 횟수를 1회 줄이고, 위장약의 주사투약을 중단하는 등 총 8종 약물에서 6종으로 감소시켜 중추신경계 억제약물(편두통약)의 위험을 예방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시범사업으로 시행된 다제약물 관리 사업은 여러 약물을 처방받는 대상자의 건강위험 감소 및 약물 자가관리 능력 향상을 위해 지역주민, 병원이용자, 시설입소자에게 전문가가 약물점검‧상담, 처방조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상시 복용 약 성분이 10개 이상인 만성질환 건강보험가입자가 대상이며, 특히 독거‧차상위계층‧산정특례자‧장애인‧장기요양수급자 등이 우선 선정된다. 

이같은 시범사업 성과로 올해부터 본사업으로 전환된 다제약물 관리 사업은 지난 4년간의 사업 효과성을 확인하고 제도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이은영 만성질환실장은 “현재 연구용역 기본계획이 수립돼 이달에 입찰이 공고됐고, 오는 5월 착수보고회를 시작으로 오는 12월까지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라며 “지난 4년간 시범사업에 참여한 대상자들의 약물이용 변화, 의료비 변화, 서비스의 비용효과 등을 체계적으로 평가해 사업 필요성에 대한 근거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공단은 다제약물 관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약물 평가와 조정이 이어지는 다학제 협업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실장은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장애인 주치의,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등 방문진료 참여의원을 중심으로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의‧약사 협업방안을 모색하려고 한다”며 “특히 병원에서는 의‧약사 등 다학제 협업이 가능한 조건으로, 복용하는 모든 약을 검토하고 조정하는 것이 용이한 만큼 병원을 중심으로 의료기관 참여를 확대하는 것이 실효성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기준 다제약물 관리사업 모형별 참여기관 수는 병원모형 35개소(상급종합병원 16개소, 종합병원 17개소, 병원 2개소), 의원모형 30개소, 약사모형 106개 시군구 자문약사 537명 등이다. 

모형별 상담료는 ▲병원모형이 1차 8만2,350원(환자기능평가 1만4,340원), 2차 2만5,310원, 3차 4,800원, 4차 2만170원, 5차 6만2,050원, 6차 4,800원 ▲의원모형이 1차 1만1,430원, 2차 내원 4만6,110원‧가정 10만4,140원, 3차 2만170원, 4차 2만170원 ▲약사모형이 1차 가정 6만5,160원‧약국 3만6,660원, 2차 유선 4,800원‧약국 7,270원, 3차 유선 4,800원‧약국 7,270원, 4차 가정 6만2,050원, 약국 3만6,660원이다.   

공단은 지난해 다제약물 관리사업 참여자 서비스 만족도 조사를 진행한 결과 89.3점의 서비스 만족도를 달성해, 올해에는 보다 사업 효과성을 높여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은영 실장은 “지난해까지 시점사업으로 시행한 다제약물 관리 사업은 올해 3월 공모 및 참여병원 선정, 다음달부터 대상자 등록을 시작해 오는 12월까지 본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올해는 대상자 기준, 업무절차 개선, 상담 기록지 개선 등 전반적인 운영 내실화를 통해 사업 효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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