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이 올해 수가협상이 큰 변화는 없다면서도 공급자-가입자 소통으로 일부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올해 건보 적자전환 영향을 전망하는 데에는 조심스러웠으며, 의협 등 공급자 불참 시 원칙대로 대응하되 최대한 협상테이블에 오도록 설득한다는 입장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는 지난 29일 당산 SW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출입기자협의회 브리핑을 통해 2020년 요양급여비용 계약(수가협상) 계획을 밝혔다.
강청희 상임이사는 "올해 5월(수가협상 달)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단언하긴 어렵다"면서도 "그동안 이해관계자 간 소통강화에 노력을 기울인 만큼 단계적으로 변화해 가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표적인 소통활동으로는 '제도발전협의체' 운영 성과를 들었다.
건보공단 설명에 따르면, 공급자와 가입자가 만나 단기, 중장기 개선과제 및 개선방안을 논의하고 연구용역에 반영해 연구를 진행중이다.
협의체 운영을 통한 개선방안으로는 단기적으로 환산지수 산출 거시지표를 축소하고, 목표-실제 진료비 간 보정계수(UAF) 누적집계 기준년도 축소를 이뤘으며, 중장기적 환산지수·상대가치점수·종별가산 등 수가결정구조의 종합적 개선을 추진했다는 설명이다.
예측가능성 제고를 위한 투명한 협상추구와 협상절차 조기 진행도 지난해와 달라진 점으로 꼽았다.
강 이사는 "환산지수 산출 지표 공개, 공급자 요청자료 적기 제공 등을 통해 공급자 자체 연구 및 근거자료 산출을 지원했다"며 "공단의 수가협상단 조기 구성 등 수가협상 절차를 앞당겨(실무자협의체 1월 회의, 협회별 단체장 간담회 2월 추진) 단체와의 충분한 협의를 통한 원만한 계약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건보재정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재정운영위원회(이하 재정위)의 늦은 구성과 심사결정자료의 늦은 공개 등 협상이 오히려 늦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절반의 사실만 인정했다. 재정위는 늦었으나, 전체 일정에는 차질없다는 것.
강 이사는 "재정위는 2년의 임기만료 후 새 위원 위촉 등으로 구성이 다소 늦어졌다"고 인정하면서도 "공급자요청 자료제공은 3월 28일 공단-의약단체 간 실무자협의체에서 기초 자료가 이미 제공됐다"고 답변했다.
또 "2차 본자료 또한 실무자협의체에서 약속한 4월 19일까지 제공했기 때문에 자료제공이 늦었다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며 "다만 타부서 협조가 필요한 자료는 빠른 시일내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7년 연속 건강보험 흑자가 올해 처음으로 적자로 전환된 가운데 미칠 수가협상 여파에 대해서는 '좋다/나쁘다'로 명확히 하지 않고 여지를 뒀다.
강 이사는 "당기 적자 전환이 이번 수가협상에 직접적인 영향으로 작용할지에 대한 예단은 어렵다"며 "가입자 대표로 구성된 재정위의 심의‧의결로 결정되는 범위 내에서 합의점을 이끌어 내는 수가협상 특성상 재정위에서 밴딩(추가 소요예산)을 어떻게 결정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이를 토대로 국민의 건강과 건강보험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서로간의 합리적인 균형점을 찾아 원만한 계약이 이뤄지도록 노력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에 대한 수가협상 참여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참여 설득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강 이사는 "협상 공식적 절차가 진행되지 않은 현재 대응할 단계는 아니지만, 불참 공급자단체가 나온다면 협사장에 나오도록 이해와 설득을 우선하겠다"며 "의협에게도 지속적 참석 종용으로 3월 28일 실무자협의체에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이어 "공단은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원칙대로 절차를 준용해 수가협상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강청희 상임이사는 "건보공단은 특성상 공급자보다 가입자를 생각할 수 밖에 없다"면서 "다만 공급자의 합리적 의견에 대해서는 재정위를 설득하는데, 반영될 수도,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 해당 부분이 잘 실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