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된지 4개월만에 사전의향서 작성 2만5천여건, 이행계획서에 따른 연명의료 2,000여건 등 제도활성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환자가 삶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 위한 의사의 설명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이 강조됐다.
국가생명윤리정책원 이윤성 원장은 지난 29일 보건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와의 간담회에서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이하 연명의료법)' 시행 현황을 소개했다.
생명윤리정책원(2011년 12월 27일 설립)은 최근 시행된 연명의료결정 제도화 지원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복지부 소관 재단 법인으로, 기관생명윤리심의위원회 평가인증 사업 및 공용기관생명윤리위원회 운영사업을 함께 수행하고 있다.
생명윤리정책원에 따르면, 사전연명의향서 등록기관 기관은 총 74개로 지역보건의료기관 14곳, 의료기관 41곳, 비영리법인 및 단체 18곳, 공공기관(건강보험공단) 1곳이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자는 제도시행 4개월만에 2만4,559명을 기록했는데, 이는 연명의료법 시행 1개월 1만1,204명보다 2배가 늘어난 수치이다.
연명의료계획서 작성의 기본 조건인 의료기관윤리위원회는 현재 총 143곳이 등록돼 있는데, 상급종합병원은 42곳으로 전 기관이 등록했으며, 종합병원 79곳(등록률 26.2%), 병원 5곳(0.3%), 요양병원 16곳(1%), 의원(호스피스 전문기관) 1곳 등이 있다.
이 원장은 "위원회에서는 연명의료 결정, 유보 등은 결국 중환자실에서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환자실이 있는 곳이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상급종병이 모두 등록한 것은 맞는 일이고, 의원급보다는 중환자실을 가진 곳이 등록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명의료중단 결정 및 이행관련 통보현황에서는 연명의료계획서 등록자가 4,378명으로 확인됐다.
그중 연명의료계획서를 통한 환자의사 확인에 따른 이행서 통보 건수는 2,002건으로 전체 이행서 통보건수의 34.1%였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통한 환자의사 확인은 38건(0.5%)이다.
이달 24일부터 지정·운영되고 있는 공용윤리위원회 지적 기관 8곳은 고려대구로병원, 국립중앙의료원, 충북대병원, 전북대병원, 영남대병원, 부산대병원, 제주대병원이다.
이 원장은 "공용윤리위 기준에 특별히 제한을 두진 않았으나 지역배분은 고려할 예정으로, 신청기관은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단계"라며 "공용윤리위를 설치하면 수가와 별도로 인건비를 지원해주기 때문에 예산이 확보된다면 추가지정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명윤리정책원이 예산 확보를 전제로 내년에 계획하고 있는 공용윤리위 목표는 13곳이 추가된 21곳이다.
이 원장은 "공용윤리위원회 확대는 예산확보와 더불어 연명의료결정제 참여가 중요하다"며 "공용윤리위에 위탁하게 될 작은 의료기관에서 안 하겠다고 하면 소용없을 수도, 호응이 많으면 13개보다 늘어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환자가족 범위에 대해서는 축소 필요성이 검토돼 직계존·비속 중 합의 대상을 제한(예, 1촌 범위 내 등 가족관계증명서로 확인할 수 있는 가족 범위 내로 제한 등)에 의견이 모였다.
또한 환자와 소송 중이거나 별거 등의 사유로 환자를 위한 최선의 이익을 고려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 등의 제외 필요성이 검토되고 있다.
수가는 현재 시범수가를 적용하고 있어 내년 8월 3일까지 적용되며, 최하 7만원(의원급)에서 최대 15만원(상급종병)까지 차이가 있다.
이 원장은 "삶을 마무리 하는 생명과 관련된 일이기에 제대로 된 설명을 하라는 취지에서 수가를 중요하게 생각하게 지정했다"며 "해외사례를 고려해 볼때 30분씩 2회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의사의 연명의료기술제도 설명에 대한 교육 필요성이 강조되기도 했다.
생명윤리정책원은 이를 위한 의사 대상 심화교육을 하고 있는데, 현재 2회 교육에 60여명이 교육을 받은 바 있다.
법적으로 연명의료중단 결정에 대한 설명과 내용작성을 의사가 하게 돼 있지만, 의사가 짧게 설명하고 상담을 간호사 등 인력을 활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적극적인 참여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것.
이 원장은 "의사가 성의를 가지고 한 사람의 삶 마감의 과정을 충분히 설명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그외에도 오는 6월부터 이뤄질 연명의료 정보시스템 고도화 사업을 위해 수행기관 선정 및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연명의료결정법 개정에 따른 하위법령 마련 지원을 위해 전문가 자문 및 의견수렴에 나설 예정이다.
이윤성 원장은 "가망성이 없는 말기암 환자가 의사 설명과정을 거쳐 인생을 정리하고 제대로된 이별 과정을 거친 사례를 보곤 한다"며 "이 과정에서 의사가 얘기를 해주지 않으면 먼저 물어볼 수도 없이 이별할 시간도 갖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의 의학적 상태가 갑자기 악화되는 것은 어쩔 수 없으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기회를 줘야 한다"며 "더이상 해줄 수 없는 의학적 처치가 없더라도 환자한테는 (연명의료 중단 설명이) 유일한 마지막 기회다. 그런 기회를 찾을 수 있게 법이 아닌 문화로 배려해 줄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