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적으로 사용될 위험이 있는 보건의료 빅데이터 사용을 방지하기 위해 전 정부에서 제정했던 비식별화 가이드라인을 철회하고, 공익적 목적에 의해서 관리·활용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형준 정책국장(의사)은 27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열린 '현 정부의 보건의료 빅데이터 추진전략 문제점' 간담회에서 발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정형준 국장은 "현재 우리나라는 건강정보를 포함한 개인정보가 빈번하게 유출되고 있어 대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나, 정부는 이에 대한 대안 마련 없이 상업적 활용 목적을 골자로 한 보건의료 빅데이터 사업을 비공개로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업에 대한 타당성 등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추진과정도 비공개로 정책추진 투명성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정 국장은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국정감사 지적사항과 약학정보원·IMS 개인정보 유출 혐의 소송을 사례로 들어 문제 제기를 진행했다.
지난 10월 24일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실은 심평원이 민간보험기관 등에 6,420만 명의 건강정보가 포함된 데이터를 제공했다고 발표했다. 민간보험사가 영리목적으로 정보를 활용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2014년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비식별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한 점이 문제 됐다는 것이다.
또한 약학정보원은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의 빅데이터 업체 IMS헬스에 우리나라 국민의 약 4천만명, 약 50억건의 처방전 정보를 팔고, IMS는 이를 전세계에 되팔고 있어 관련 재판이 진행중이다. 이 사건은 우리나라 건강정보 보호 허술함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 국장은 "특히 개인정보와 관련한 활용, 적용, 결합 등을 논의할 법류도 없는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 말기 막무가내로 도입된 ‘가이드라인’을 근거로 사용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비식별화 가이드라인은 법적 근거가 전혀 없어 잘못된 비식별화 및 재식별화에 대한 법적처벌의 근거도 없다"며 "비식별화 평가를 해당기관에 위임해 사실상 자체평가 후 빅데이터 이용이라는 방임형으로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다"고 말했다.
호주 PHRN 등 해외는 공공기관에서 결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반해, 국내 비식별화 정보 결합도 해당부분 전문기관으로 공공기관이 아니며, 통신사 등과 결합돼 재식별화 위험성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 국장은 "우선 시급한 문제는 박근혜 정부의 비식별화 가이드라인을 철회하는 것"이라며 "최소한 미국 수준의 법률적 장치가 마련되고, 비식별화를 위한 제3기구 등이 논의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이를 위해 법률제정이 요구되는데, 해당 법률은 빅데이터 산업계 이익이 아닌 개인 건강정보에 근거한 차별과 개인 건강정보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것이 우선적 목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형준 국장은 "개인건강정보를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생산물, 결과물들은 각종 제약, 치료, 생활수준 및 인구집단에 대한 이익을 통해 철저히 공적으로 관리되고 이용돼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생명현상을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이 모색돼야 하며, 이는 개인건강정보의 집적화 및 맞춤형 서비스가 아니라 포괄적으로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접근을 동반한 프로그램이 돼야 한다"고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