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열린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의 국감 현장에서 '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선과 '故백남기씨의 사인' 등 정치적 민감 사안을 놓고 여·야가 격돌했다.
지난 복지부 국감을 보이콧한 새누리당이 참석해 정상적으로 진행된 이번 국가에서는 보건정책과 관련, 수행기관인 건보공단과 심평원에 대한 다양한 이슈가 다뤄졌다.
건보공단의 이슈는 역시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이었다. 지난 9월 건보공단 기자간담회에서 성상철 이사장이 발언한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이 대선을 의식해 시행이 늦어지는 것이다"라는 발언에 대해 여야가 다른 입장을 보이며, 부과체계 개편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은 "지난 9월 성상철 이사장이 부과체계 개선 발언에 대해 소신 발언을 했는데, 왜 복지부가 해명 발표를 했냐"며 "복지부가 부적절한 개입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상희 의원과 국민의당 천정배 의원도 부과체계 개편에 대한 조속한 시행을 촉구했다. 김상희 의원은 "건강보험 부과체계는 합리성과 보장성 강화가 가장 중요하며 조속히 이루어져 한다"며 "지역가입자부터 개선을 하면 국민들에게 박수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은 "복지부장관이 지난 국감에서 올해 안에 개편은 불가능하다고 한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를 물었고, "개편안 시뮬레이션 결과 88%가 보험료가 낮아지는데 올해 시행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이냐"며 시행을 촉구했다.
이에 성상철 이사장은 정부의 입장에 대해 "다양한 사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개인적인 소신으로 부과체계 개편은 단계적으로 조속히 시행하는 것이 국민을 위해 좋다"답했다.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들은 부과체계 개편에 대해 온도차를 보이는 발언을 했다.
김승희 의원은 "소득을 기준으로 하는 부과체계 개편은 오히려 소득 파악이 어려운 현실에서 유리지갑인 직장인의 부담을 늘릴 수 있다"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남기 농민 사인 외인사" 발언, 여당 "대답을 말아야..."
의사 출신인 성상철 건보공단 이사장과 손명세 심평원장이 모두“故 백남기 농민의 사인은 외인사”라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두 기관장에게“서울대 의대 재학생·동문들은 물론 오늘은 전국 15개 의대생 809명이 고 백남기 농민의 죽음은 명백한 외인사라는 성명을 발표했다”며 “의료인 출신으로서의 판단을 말해달라”고 질의했다.
이에 성상철 건보공단 이사장은“그동안의 정황과 언론보도, 객관적 근거들에 비춰봤을 때 외인사로 판단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말했고, 손명세 심평원장도 “실제 주치의의 판단과 주장을 고려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백남기 농민은“상식적인 의료인으로 판단하자면, 그간의 정황으로 볼 때 외인사로 보는 것이 맞다”고 답변했다.
두 기관장의 소신 발언에 여당의원들이 발끈했다. "정치적 사안에 대해 두 기관장이 무분별한 답변을 했다"는 것이다.
여당 의원들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양 기관장은 주치의도 아니고 진료기록부를 본 적도 없는데, 판단을 할수 있느냐" "공공기관장이 발언을 조심해야 한다" "모른면 모른다고 답해야 한다"라며 두 기관장을 질타했다.
새누리당 강석진 의원은 "주치의 의견이 중요한 것을 알고, 진료기록부를 직접 보지도 않고 외인사라고 답할 수 있냐"며 추긍했다.
이에 성상철 이사장은 "주변 정황 알지 못하고 답변할 위치에 있지 않지만, 개인적 의견으로 질문을 받아서 상식적으로 주변 여건과 정황, 환자 경과상 외인사가 맞다고 말한 것"이라며 "정확한 사인을 질문하신다면 당연히 알 수 없다"고 답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새누리당 의원들이 양 기관장에게 부적절한 태도로 질문을 하고 있다"며 "마치 겁박하는 거 같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국민의 생명을 갖고 복지부 국감에서 이야기 할 수 있고, 엄연한 전문가로서 개인적 의사를 전제로 답변한 것이므로 무리 없다"고 말했다.
전혜숙 의원은 "성상철 이사장은 직전 서울대병원장을 지낸 전문가다. 기관장에게 마치 강요하듯 한 (새누리당 의원들의) 발언은 자제해야 한다"며 "국감장이니 신중하게 발언하라는 말은 이 사안에 '모른체 하라' '답변하지 말라'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건보공단과 심평원의 업무와 관련 전문적인 지적도 이어졌다.
김상희 의원은 허가범위 초과 사용 의약품의 비급여 사용시 가격을 제한하는 방안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항암제 '아바스틴(주사제)'의 경우, 항암제로 허가를 받았지만 황반변성 치료에 효과가 좋다고 알려진 약제로 안과에서 분주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감염 가능성이 높아 환자안전성이 충분히 확보될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김 의원은 허가초과 일반약제 사후승인제도로 인해 의약품의 안전성·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먼저 사용을 허용하면 불승인 통보받기 전까지 사용한 환자들은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혜숙 의원은 DUR(의약품안전서비스)의 운영 개선점을 지적했다. 환자 안전을 위해 의사처방 단계에서 약물금기를 무시한 처방이 이루어지고 있고, 이에 대한 규제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약국 DUR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천정배 의원으 비급여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 "일부 의료기관들이 수익성이 높은 비급여 의료 행위를 확대하면서 비급여 진료비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민 의료비 부담 해소 및 의료 안전을 위한 ‘비급여 전면 관리 3개년 계획 추진’을 제시하면서 “이를 위해 복지부 및 관련 기관 합동으로 '비급여 전면 관리 전담 기구'를 출범 시키고, 전 요양기관과 전 항목을 대상으로 △비급여 자료 수집 △비급여 코드 및 수가 표준화 △비급여 항목에 엄격한 심사를 통한 급여화 계획(급여, 단계적 급여화)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