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의료원의 원지동 이전 신축, 사실 상 중단
메르스 대응할 중앙감염병전문병원 설립도 차질 '책임 공방 불가피'
최재경 기자 cjk0304@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5-09-17 12:54   
정부는 메르스 사태 이후 감염병 관리대책으로 국립중앙의료원을 ‘중앙감염병전문병원’으로 지정하고 감염병 전문 진료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전문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런 가운데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이 국립중앙의료원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의 직무유기로 감염관리 대책사업이 큰 차질을 빚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002년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이 서초구 원지동에 화장장 건립을 추진하였지만 지역주민들이 강하게 반대하였고, 서울시는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화장장 건립조건으로 국립중앙의료원을 유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2003년 7월 노무현 정부가 공공의료 30% 확충계획을 발표하면서 그 일환으로 노후화된 국가중앙의료원을 원지동으로 이전하기로 확정했다.

그리고 지난 10년간 이 사업은 답보 상태로 있다가 2013년 기획재정부가 KDI에 ‘국립중앙의료원 현대화사업 계획 적정성 검토보고서’를 의뢰하면서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총 4,395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사업을 다시 추진하게 되었다.
 
이후 2014년 12월 4일 보건복지부와 서울시가 국립중앙의료원 신축 이전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서를 체결하였고, 국립중앙의료원은 조달청 맞춤형서비스 약정체결 후 감정평가를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그런 가운데 올해 4월에 국립중앙의료원이 서울시로부터 국립중앙의료원이 이전하는 사업부지에 고인돌, 빗살무늬토기 등이 출토되는 등 문화재 존재 가능성이 높다는 '문화재 지표조사 보고서'를 확보하게 되면서, 이 사업은 전면 중단된 상태에 있다.   

그런데 서울시가 지난 2002년 1월 성균관대학교 박물관에 의뢰한 ‘문화재 지표조사 보고서’ 에 따르면, 국립중앙의료원이 이전할 사업부지는 지석묘(고인돌)의 상석으로 보이는 유구가 발견되었고, 회색토기와 2점의 토기가 추가로 발견되는 등 문화층이 발견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곳으로 나타났다. 

또한 조사단의 의견서에 따르면 고인돌 등 선사인의 문화 활동 자료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반적인 시굴조사가 필요하다고 평가하였다. 국립중앙의료원 이전 신축 부지가 문화재 발굴조사가 필요한 지역임을 서울시 관계자들은 2002년부터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2001년에 추진한 화장시설 건립이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계속 지연되다가 2008년 건립이 확정되자 2008년 10월 24일 문화재청에 공문을 보냈다.

서울시는 이 공문에서 지역 주민과의 합의사항 등 민원 해소책의 일환으로 화장시설을 축소하고 묘지공원 부지 내 국립의료원을 이전 신축하기로 사업계획을 변경했으니, 화장시설 건립 시 주변의 고인돌로 추정되는 유구가 훼손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문화재청은 2008년 11월 4일 서울시에 보낸 회신에서, 화장시설은 사업계획대로 추진하시고 외곽지역의 고인돌(지석묘군)은 적절한 보존조치를 강구토록 하며, 국립중앙의료원이 이전 신축하는 부지는 발굴조사 허가를 획득한 후 그 결과에 따라 사업추진 여부를 검토하라고 답변했다.  

이전 부지의 감정평가를 받기 위한 사전 절차로 문화재지표조사 및 발굴조사가 필요한데, 국립중앙의료원은 올해 4월 2002년 서울시가 수행한 '문화재 지표조사 보고서'를 입수하였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입수한 '문화재 지표조사 보고서'와 관련하여 지난 5월 1일, 5월 7일 두 차례 공문을 보내, 이전 부지 내 문화재 매장가능성 등 서울시와 협약체결 당시 전혀 논의되지 아니한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있어 모든 제반절차가 잠정 중단되는 등 사업추진에 어려움이 있다며 시굴·발굴조사를 포함한 문화재와 관련된 모든 사항을 서울시에서 정리해줄 것을 요청하였지만, 서울시로부터 아무런 회신을 받지 못했다. 

지난 7월 3일, 보건복지부가 1,2차와 동일한 내용으로 서울시에 3차 공문을 보내자, 서울시는 8월 6일 회신을 통해 ‘문화재 조사 및 발굴․조사 등 전반적인 사항을 보건복지부가 사업의 주체가 되어 담당하고, 지표조사 및 시굴조사 비용은 매매계약 절차 이행을 전제로 서울시가 부담하겠다고 답변했다.  

서울시는 2002년에 이미 이전부지에 대한 문화재조사를 실시하여 고인돌 및 빗살무늬토기 등이 출토된 사실을 알고도 이를 그동안 밝히지 않다가, 이제 와서야 900억원의 부지매입계약을 전제로 문화재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서울시가 이전 부지가 문화재 지역으로 확정될 경우 사업 표류에 대한 책임과 지역주민들과 했던 약속에 대한 정치적 부담을 보건복지부와 국립중앙의료원에 전가하려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비판이 확산되자 서울시는 8월 중순 보건복지부에 문화재 발굴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국립중앙의료원의 이전 매매계약을 전면 보류하고, 문화재 조사 후에 매매계약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중앙의료원의 이전 신축사업이 이처럼 차질을 빚게 되면서 지난 2014년 책정된 165억 3,100만원이 올해로 이월되었는데, 이월된 예산 165억 3,100만원과  올해 예산 401억 2,700만원을 모두 집행하지 못하고 국가에 반납해야 할 상황이다. 

한편 가능성은 낮지만 이전 부지에서 문화재가 발굴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전 부지의 면적이 협소하여 추가 부지 확보가 필요한 실정이다. 

'국립중앙의료원 현대화 사업 적정성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국립중앙의료원이 위치할 이전부지는 진입도로가 2차선이고 로터리는 1차선으로 진입도로가 협소하고 대중교통수단이 부재하여 외래환자들의 정체가 우려되며, 특히 응급차량을 위한 동선을 마련하기가 여의치 않으며, 고속도로에 인접하고 있어 소음으로 인한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립중앙의료원은 중앙 감염병전문병원으로 지정되어 음암격리 150개 병상, 국가중앙외상센터 120개 병상, 생물안전4등급(BL4)실험실 등을 운영할 별도 전문센터를 설립해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가용면적이 협소하여 추가로 부지를 확보해야 한다.

이에 김재원 의원은 “2003년에 확정된 국립중앙의료원 이전 신축사업이 12년이 지나도록 지체되어 왔을 뿐만 아니라, 이전 부지에 문화재 존재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도 13년 동안 쉬쉬하다가 올해 들어서 비로소 알려져, 국립중앙의료원 이전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보건복지부는 서울시와 협의하여 국립중앙의료원 이전과 중앙감염전문병원 설립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시급히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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