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고시제 전락" VS "당사자로서 당연한 일"
12일 국회 정책토론회서 공급자-보험자 의견 충돌
이호영 기자 lhy37@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9-02-12 18:52   수정 2009.02.12 19:10

"수가계약제가 수가고시제로 전락했다.", "수가조정률을 미리 판단해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낮은 목소리였지만 건강보험 수가 결정체계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는 공급자와 보험자의 의견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손숙미 의원과 병원협회가 12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주최한 '건강보험 수가결정체계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각계 대표자들의 열띤 논의가 진행됐다.

이날 토론회에는 문옥륜 인제대학원 교수가 좌장을 맡고 이상돈 고대법대 교수가 발제를, 박상근 병협 보험위원장, 전철수 의협 보험부회장, 기망보 건강세상네트워크 시민건강증진연구소장, 박형욱 변호사, 안소영 공단 급여상임이사, 박용현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관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수가계약이 수가고시제로 전락?"

먼저 이상돈 고대법대 교수는 '건강보험 수가계약제의 개선방안'을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수가계약은 공단의 재정위원회에서 제안한, 그러나 요양기관의 기대치에는 훨씬 못 미치는 평균 수가조정율을 미리 고정시켜 놓고 그 범위 안에서 체결하려고 한다"며 "이러한 이유로 사실상 수가계약은 복지부 장관의 수가고시에 의해 대체되어버리는 결과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지정된 수가조정율로 인해 공단의 협상력이 극대화 되어 결국 요양기관의 기대치에 못미치는 결과가 나타나게 된다는 것.

박상근 병협 보험부회장도 "공단 재정운영위원회가 건강보험재정만을 고려하여 일방적으로 총 수가인상률을 결정하고 있다"며 "수가결정에 고려하는 항목에 대해 상호 이견이 있는 경우에는 충분한 논의를 거쳐 적용여부와 그 수준에 대해 결정되어야 하나 공단의 일반적인 판단에 따라 적용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안소영 공단 급여상임이사는 "지난 해 협상에서 공단 재정운영위원회가 0%-2.4%까지 결정을 해놓은 것이지 2.4%로 무조건 계약을 하라는 것은 아니었다"며 "협상 당사자로서 모두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욕심으로 상한 조건에 맞추다보니 공급자가 불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앞선 주장에 대한 입장을 털어놨다. 
 
그러나 수가고시제로 전락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수가계약은 의료비 부담 주체인 일반 국민들의 경제적 부담능력을 초과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계약에 앞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수가조정률을 미리 판단해 보는 것은 계약당사자로서 지극히 당연한 준비사항"이라고 반박했다.

건정심 위원회 구성 조정 논란

공단과의 수가계약이 결렬된 이후 최종 결정을 하게 될 건정심에 대한 불만도 이어졌다.

이상돈 교수는 ""현행법처럼 가입자대표는 8인, 공급자대표는 8인으로 하고 보험자(및 정부) 대표는 4인으로 하되 건강보험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자를 공익대표로 그 이름을 바꾸고 현행 4인에서 8인으로 늘림으로써 (총 28인) 공익대표가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철수 의협 보험부회장 "건정심 구성 중 공익대표는 복지부, 재경부, 공단, 심평원 등 보험재정 및 보험정책을 관장하는 관계 공무원이 다수 포함되어 국가정책에 따를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며 "중재자로써의 역할에 한계가 있다"고 역설했다.

또한 박상근 부회장은 "건정심의 공익대표는 가입자와 공급자의 중립적이로 객관적인 조정, 중재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공익대표 중 정부 관련기관 소속자, 연구 수행자, 가입자대표인 재정운영회 위원 등은 배제하고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창보 건강세상네트워크 상임활동가도 "건정심 구조에 대해서 가입자 측도 정부 측의 과도한 의결권 행사 때문에 불만과 문제를 느끼고 있다"며 "건정심에 의안상정조차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고 건정심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 같은 불만에 대해 박용현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관은 "건정심은 다른 목적때문에 생겨난 기구이며 소비자들의 의료이용 보장 등을 고려해 예외적 차원의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인데 수가계약체계에서 주요 역할을 하는 것처럼 주장하니 마치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라고 일축했다.  

안소영 이사도 "과거 심의위원회가 건정심으로 바뀌면서 현행법이 의약계에 더 불리하게 바뀐 것이 아니라 견해가 다를 뿐"이라고 건정심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의견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결국 세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건강보험 수가결정체계에 대한 각계의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한 채 마무리 됐다.

다만 "건정심에 가면 손해를 보는 것을 알면서 문제점을 보여주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면서 일부러 계약을 안했다"는 전철수 의협 부회장의 말과 "모든 요양기간을 계약 성사로 이끌려는 욕심이 있었다"는 안소영 공단 이사의 말이 현재 수가계약체계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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