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4일 첫 회의 이후 두 달을 끌어오던 ‘스프라이셀’ 약제급여조정위원회가 7일 최종 마무리됐다.
결과는 스프라이셀70mg 1정당 5만5,000원. 결정된 약가만 놓고 봐서는 약제급여조정위원회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하지만 결과를 떠나 약제급여조정위원회는 스프라이셀 건을 통해 국내 ‘약가결정 시스템’을 되짚어 보고, 그에 대한 나름의 결론을 도출했다는 점에서 몇 가지 시사점을 남기고 있다.
조정위, ‘판단ㆍ조정’…본연의 임무에 충실
‘약제급여조정위원회’란 간판을 달고 최초로 진행된 스프라이셀 약제급여조정위원회는 향후 진행될 약제급여조정위원회는 물론, 공단-제약사 간의 약가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최초 관전 포인트는 과연 약제급여조정위원회가 어떤 내용에 초점을 맞춰 논의를 진행할 것인가였다.
즉 약제급여조정위원회가 공단과 한국BMS의 약가 차이를 절충하는 ‘숫자싸움’에 매달릴 것인지, 아니면 양측의 근본적인 대립지점인 ‘약가산출기준’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과정을 거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졌다.
이에 대해 약제급여조정위원회는 공단과 한국BMS 간의 약가 차이를 절충하는데 몰두하지 않았고, 7일 최종 회의에서 최대 쟁점이었던 ‘약가산출기준’ 자체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시시비비를 가렸다.
바로 이 지점이 약제급여조정위원회의 가장 큰 성과로 평가된다. 약제급여조정위원회가 단순히 양측의 주장을 절충해 적절한 가격을 논하는 선에서 회의를 마무리했다면, 약제급여조정위원회는 공단과 제약사가 벌이는 약가협상과 별 차이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약제급여조정위원회는 타협과 절충이 아닌 옳고 그름을 가리는 쪽으로 논의를 진행했고, 국내 ‘약가결정 시스템’의 최종 단계라는 위상에 걸맞게 ‘마침표’를 찍었다.
설령 한국BMS의 의견을 받아들여 6만9,000원의 약가를 결정했더라도, 약제급여조정위원회가 첨예하게 의견이 대립된 ‘어려운 문제’를 적당히 피하지 않고 본연의 임무에 충실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 받을 만하다.
스프라이셀 ‘5만5천원’ 결정의 의미
약제급여조정위원회가 본연의 임무에 충실했다는 점과 더불어, 또 한 가지 살펴봐야 할 지점은 어떤 기준으로 스프라이셀 약가를 결정했느냐는 것이다.
특히 쟁점이 됐던 ‘미국 FSS가격의 국내 약가산출기준 적용’은 사실상 국내에선 처음 시도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약제급여조정위원회가 FSS가격을 약가산출기준으로 받아들일지 여부에 제약업계의 관심이 집중됐었다.
이에 대해 약제급여조정위원회 이성환 위원장은 7일 최종회의가 끝난 직후 인터뷰에서 “비교약제인 글리벡의 대만 약가와 미국 FSS가격을 참조해 스프라이셀 약가를 계산한 결과, 건강보험공단이 제시한 약가와 동일하게 나와 5만5,000원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약가산출을 위한 ‘참고가격범위’에 미국 FSS가격 및 BIG4가격을 포함시키는 선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는 FSS가격이나 BIG4가격을 수용하는 것이 옳고 그른지를 떠나, 약가산출기준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논란의 불씨를 제거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것이다.
물론 한국BMS가 약제급여조정위원회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이러한 결정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
그러나 협상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약가산출기준을 명확히 했다는 것은 향후 공단-제약사 간의 약가협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모적 논쟁을 줄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이와 함께 “대만의 글리벡 약가를 기준으로 했다”는 대목은 우리나라와 경제수준이 비슷한 국가의 약가를 국내 약가결정에 반영해야 한다는 약제급여조정위원회의 의지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돼 주목된다.
스프라이셀…남은 과제는?
일단 7일 회의로 스프라이셀에 대한 약제급여조정위원회의 역할은 끝났다. 이제 남은 것은 한국BMS가 그 결정을 받아들일지 여부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보건복지가족부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이다.
또한 첫 번째 약제급여조정위원회라고 해도 최종결론을 도출할 때까지 오랜 기간이 걸렸다는 점, 환자ㆍ시민단체와의 의사소통 문제 등 실무적으로 풀어야할 숙제도 남아있다.
물론 한국BMS가 이번 결과에 깨끗이 승복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한국BMS가 ‘의약품 공급중단’이라는 카드를 빼든다면 복지부로서도 난처해질 수밖에 없다.
자칫 한국BMS의 결정에 따라 약제비 적정화 방안을 근간으로 하는 국내 ‘약가결정 시스템’이 붕괴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약제비 적정화 방안 상의 약가결정 최종 단계이자 갈등 조정 기구인 약제급여조정위원회를 거쳤음에도 제약사의 ‘불만’으로 의약품 공급이 불가능해진다면, 스프라이셀로 인해 약제비 적정화 방안 ‘무용론’까지도 제기될 수 있다.
결국 스프라이셀 약제급여조정위원회는 종결됐지만, 상황에 따라 스프라이셀에 의한 ‘약제비 적정화 방안 실효성 논쟁’은 이제부터가 시작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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