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스프라이셀’ 이제부터가 본게임
약제급여조정위원회 두 번째 회의 분석
손정우 기자 s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8-04-29 06:09   수정 2008.04.29 06:47

28일 오후 2시부터 정부과천청사에서 진행된 두 번째 ‘스프라이셀’ 약제급여조정회의가 약가에 대한 언급 없이 두 시간 만에 싱겁게 끝났다. 한국BMS 대표가 회의실 안으로 들어간 시간이 오후 2시15분경인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회의는 두 시간을 미처 채우지 못했다.

회의가 약가에 대한 구체적 언급 없이 마무리 됐던 주된 원인은 공단-BMS가 주장한 ‘약가산출기준’에 대한 근거를, 적어도 이날 회의석상에서는 검증할 길이 없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약제급여조정위원회가 끝난 직후, 회의장을 빠져나오는 조정위원들의 입에서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사실 확인’이란 단어가 공통적으로 오르내렸다.

조정위원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공단과 BMS는 서로 다른 약가산출기준을 제시했고, 이를 조정위원들에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사실 확인이 어려운 불분명한 내용들이 튀어나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에 대한 사실 확인 작업을 거친 후에, 다음 회의 때 구체적인 약가를 이야기해보겠다’는 것이다.

‘약가산출기준’ 논의…일부 성과

그러나 짧은 논의 시간에도 불구하고, 이날 회의는 이전보다 진전된 성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단 약가조정의 핵심 의제로 거론됐던 ‘약가산출기준’ 자체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는 점은 괄목할 만한 성과임이 분명하다. 이는 향후 약제급여조정위원회에 상정될 안건들의 약가조정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또한 “사실 확인 절차만 거치면 스프라이셀의 구체적인 약가가 거론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이태근 보험약제과장의 언급은 결국 ‘스프라이셀’ 약가산출을 위한 대강의 ‘기준’을 마련했으며, 그 ‘기준’을 확정하기 위한 마지막 사실 확인 절차만 남았다는 의미로도 해석해 볼 수 있다. 약제급여조정위원회가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로 판단되는 대목이다.

아울러 이성환 위원장이 “(스프라이셀)외국가격이 제시됐는데 이를 국내에서 채택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놓고 고민 중”이라고 언급한 부분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될 수 있는 부분이다.

공단-BMS의 ‘동상이몽’, 약제급여조정위에는 ‘부담’

하지만 문제는 이날 회의를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게 만들었던 ‘사실 확인’이 그리 간단치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물론 문헌을 검색하거나 관계자의 증언을 듣는 등 간단한 절차로 확인이 가능한 것들도 있겠지만, 입장에 따라서는 같은 사실이라도 서로 다른 사실로 ‘확인’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컵에 절반의 물이 담긴 모양을 놓고 “반이나 남았네”, “반밖에 안 남았네”라고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사실 확인 차원이 아닌 가치판단 차원의 선택의 문제로 귀결된다는 점에서, 약제급여조정위원회는 심각한 내부 갈등을 겪을 수도 있다.

‘갈 때까지 가보자’…책임론 후폭풍 어디로 튈까?

이와 함께, ‘스프라이셀’ 약가조정에서 주목되는 또 다른 지점은 공단과 BMS가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공단과 BMS의 ‘갈 때까지 가보자’는 식의 태도는 사태를 관망하는 입장에서조차 부담스러울 정도다.

이날 공단과 BMS가 ‘사실을 확인해보자’는 말을 남기고 이번 회의를 마무리 한 것은, 마치 놀음판에서 둘 중 하나가 ‘개(犬)패’를 들고도 포커패이스로 ‘올인’하고 배짱을 부리고 있는 상황과 비슷해 보인다.

약제급여조정위원회가 공단과 BMS 약값의 딱 절반 가격을 제시해 무승부를 선언하지 않는 이상, 둘 중 하나는 일정 지연에 따른 책임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 ‘후폭풍’이 과연 어디로 튈 것인지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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