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의약품협정의 국내 적용 방법에 따라, 다국적 제약사들의 혁신신약이 약제비 상승의 주범이 될 수 있다는 연구보고서가 나와 관심을 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의약품정책팀 박실비아 팀장은 최근 발간한 ‘한미FTA 협상과 의약품 관리제도의 발전적 개선방안’ 연구보고서에서 “다국적 제약사의 혁신신약은 고가로 판매되거나 특허권을 통하여 시장독점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므로 ‘의약품의 혁신성’을 정책에서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면 그로 인한 약제비 상승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팀장은 “한미 FTA 의약품 관련 협정문에서 의약품의 혁신성은 의약품 등재 및 약가결정에서 고려해야할 중요한 개념으로 규정되고 있다”며 “혁신성의 기준을 제약사들이 주장하고 있는 임상시험자료로만 한정해서는 안 되며, 기술적 혁신성과 함께 임상적, 치료적 유의미성과 ‘환자들의 접근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의약품에 대한 ‘환자들의 접근성’에 관해 “새로운 효과적인 의약품이 개발됨으로써 과거에 치료되지 못한 질병의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는 측면과 구매 가능한 비용으로 판매되어 경제적으로 큰 부담 없이 필요한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측면을 모두 포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팀장의 이 같은 주장은 최근 다국적 제약사와 보건당국 간의 약가협상 과정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BMS의 백혈병 치료제 ‘스프라이셀’의 경우, 한국BMS는 기존 약물과는 다른 ‘혁신성’을 근거로 보건당국이 제시한 약가보다 높은 가격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환자들은 구매 가능한 수준으로 약가가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
이와 관련, 박 팀장은 “다국적 제약사들이 주장하고 있는 혁신성은 대부분 임상시험자료를 근거로 기존 약물과의 기술적 차별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임상시험이 곧 의약품의 혁신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약가의 결정은 혁신성 뿐만 아니라 환자가 구매 가능한 수준의 접근성 또한 중요하게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만약 한미 FTA 협정이 체결돼 국내에 적용된다면, 국내 적용 방법에 따라 건강보험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며 “약제비 절감이라는 차원에서도 혁신적 신약에 대한 약가결정 시스템 정책 반영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