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치료제
한국인의 심장질환 '예방' 중요성 강조
손정우 기자 s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8-03-26 06:07   수정 2008.03.26 11:31

심혈관 질환은 국내 사망원인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발현율이 높으며, 최근 인구고령화와 생활습관의 서구화, 흡연과 잦은 음주 등으로 그 발생빈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심장근육으로 전달되는 혈액이 불충분해서 발생하는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최근 1980년대 초에 비해 무려 25배 이상 증가하고 있다. 1981년에는 인구 10만 명당 2~3명에 불과했던 허혈성 심장질환 사망률이 2000년 이후에는 27~28명까지 늘어난 것.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협심증과 심근경색 등의 허혈성 심장질환은 전체 심장병 환자의 10~20%에 불과했으나 최근에는 80~90%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30~40대에서 허혈성 심장질환 환자들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도 새로운 추세 중 하나다.
허혈성 심장질환이 위험한 이유는 순식간에 목숨을 앗아갈 만큼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돌연사의 약 90%가 허혈성 심장질환 때문이며, 관상동맥 질환자의 20~25%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증세가 돌연사라는 통계도 있다.

예방용 '아스피린' 일반인들 관심 높아져

심혈관계 질환은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순식간에 목숨을 앗아간다는 점에서 '치료'보다는 '예방'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질병이다.

또한 심혈관계 질환이 근본적으로 생활습관 병이라는 측면에서 식생활, 운동 등 보조요법과 함께, 예방약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심혈관계 질환과 관련된 전문의약품들은 전 세계 주요 제약사들의 주력 제품을 이루고 있을 정도로 다양한 제품이 나와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일반의약품으로, 혹은 부작용이 매우 적어 처방에 제한이 거의 없는 전문의약품으로는 단연 아스피린제제를 꼽을 수 있다.

아스피린(aspirin). 정식 화학명은 아세틸살리실산[acetylsalicylic acid]으로, 오늘날 진통제의 대명사로 전 세계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의약품이다.

아스피린 개발자인 펠릭스 호프만은 아버지의 류머티즘에 진통제로 쓰기 위해 아스피린을 개발했다고 한다. 독일 바이엘社의 연구원이었던 호프만은 당시 진통제였던 '살리실산'의 맛이 고약한데다, 위에 부담을 주는 부작용이 있어 새로운 약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계속되는 연구개발 끝에, 1897년 오늘날 세상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의약품 중의 하나인 아스피린이 탄생하게 된다.

오늘날 아스피린은 단순한 진통제가 아니다. 심장병, 뇌졸중, 임신 부작용, 고혈압, 식도암, 대장암, 직장암, 백내장의 예방 또는 치료 등등. 그야말로 만병통치약에 가까운 아스피린의 효능은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적응증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보통 해열진통제로 널리 알려진 아스피린은 100mg의 저용량일 경우, 혈소판이 서로 엉겨 붙어 응혈이 형성되는 것을 예방하는 '항 혈소판 효과'가 있다. 아스피린의 '아세틸살리실산' 성분이 혈소판의 응집을 차단한다는 사실이 처음 밝혀진 것은 1970년대 초반.

이후 각종 연구를 통해 '아세틸살리실산'의 심장병에 대한 효과가 연구됐고, 미국 하버드 의대 찰스 헤켄스 교수팀은 임상실험 결과 아스피린을 복용함으로써 심장병 발병률을 44%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결과를 얻기도 했다. 이후 20여 년간의 연구 끝에 지난 2000년 美FDA는 아스피린이 '뇌졸중이나 심장보호'에 효과가 있다고 승인했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는 아스피린을 심혈관질환의 예방을 위한 필수약물 리스트에 포함시키고 있다. 미국에서는 심장병과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 아스피린100mg을 하루 1회 복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미국 심장학회는 "하루 한 알의 아스피린을 복용함으로써 매년 약 5천명에서 1만 명의 미국인이 심장마비 등으로 인한 사망위험을 예방하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웰빙' 바람과 함께 심혈관계 질환 예방을 위한 아스피린 복용이 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보령 '아스트릭스' 국민건강 지킴이

국내 아스피린 전체 시장은 대략 4~500억 수준으로, 바이엘의 '아스피린'과 보령제약의 '보령 아스트릭스'가 양대 산맥을 구축하고 있다.

이중 보령제약의 '아스트릭스'는 국내 처방빈도에서 1위에 오르는 등 국내에서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의약품이다.

보령제약에 따르면, 이 제품은 주성분이 저농도로 지속적으로 방출ㆍ흡수되므로 하루 1캡슐로도 충분한 혈전예방치료 효과를 나타내며, 장용성 제제로 일반 아스피린의 주 부작용인 위출혈, 구역 구토 등의 위장관계 부작용을 최소화한다는 것이다.

또한 기존 제제와 차별화된 '펠렛' 제형이라는 제형상의 특성으로 인해 위장관내에 고르게 분포됨으로써 혈중농도 편차가 낮고 흡수율이 우수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1캡슐 당 43원으로 동일 제품군내 다른 약제들에 비래 가격이 저렴하여 환자 부담을 최소화 하였으며, 위장 내 음식물 유무에 상관없이 흡수율이 일정하게 유지되므로 공복 時 또는 식후 어느 때든 편리하게 복용 가능하다는 특징도 주목할 만 하다.

보령제약은 국민 건강 향상을 꾀하기 위하여 심혈관계 질환을 앓았거나 가족력 비만 고지혈증 등을 앓고 있어 심혈관계 질환 발생 요인이 높은 사람, 혹은 건강한 성인의 심혈관계 질환 예방을 위하여 최소의 비용(보험약가 기준: 1캡슐 43원, 월 1290원)으로 최대의 효과를 발휘하는 '아스트릭스' 하루 한 알 복용하도록 권장하는 '국민보건약 캠페인'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보령-바이엘, 아스피린 시장 놓고 신경전

보령제약의 '아스트릭스' 적응증 확대 신청이 이번엔 받아들여질까?

보령제약은 지난 7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아스트릭스'의 적응증 확대를 신청하고, 식약청의 최종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보령제약은 바이엘 제품이 '허혈성 심장질환의 가족력,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 비만, 당뇨같은 복합적 심혈관위험인자를 가진 환자에서 관상동맥혈전증의 예방'이라는 적응증을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을 거론하며, 식약청에 적응증 확대 신청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그러나 수차례 시도에도 불구하고 식약청은 아직까지 보령제약의 손을 들어주지 않은 상황.

이에 대해 바이엘 측은 보령제약의 적응증 확대 주장에 '근거가 없다'는 식으로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바이엘 관계자는 "보령제약의 아스트릭스는 보령에서 직접 개발한 제품도 아니고 외국에서 수입한 제품"이라며 "수입한 제품 자체에 고혈압 등 심혈관계 질환에 대한 적응증을 입증할 만한 임상자료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이 관계자는 "바이엘의 미투 제품인 국내 H약품의 경우 생동성 실험을 통해 적응증을 인정받고 보령보다 높은 약가를 받은 것으로 안다"며 적응증 확대에 관한한, 보령제약이 잘못된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실제 바이엘 아스피린의 보험약가는 77원인 반면 보령의 아스트릭스는 43원. H약품의 제품은 60원대의 보험약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보령제약은 이러한 바이엘의 주장이 잘못된 것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우선 아스피린 자체가 생동성 시험을 거론해야하는 오리지널-제네릭 관계에 있는 약물이 아니고, 이미 美FDA나 WHO 등에서도 그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하고 있는 일반화된 약물이라는 것이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아스피린의 경우 이미 수십 년간 안전성과 유효성에 있어 검증된 약제이기 때문에 임상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적응증 확대가 안 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보험약가를 높게 받으려는 것이 아니고 적응증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며 "건강보험재정을 감안하더라도 저렴한 가격으로 동일한 효과를 내는 아스트릭스의 적응증을 확대하고, 바이엘 아스피린과 적응증을 통일하는 것이 꼭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국내 아스피린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보령제약과 바이엘의 갈등은 지난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보령제약이 대국민 캠페인을 통해 의사들에게 "싸고 좋은 약을 처방하는 것은 국민들의 건강을 지켜주는 것"이라고 대대적인 홍보를 진행, 전년 대비 두 배가 넘는 133억이라는 매출을 올린 것이 발단이 됐다고 한다.

이에 바이엘도 각종 연구논문 등을 통해 자사 제품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영업에 있어서도 적극적인 공세를 폈다는 것. 일각에서는 바이엘에서 보령제약의 적응증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를 의사들에게 하고 다녔기 때문에, 적응증 문제가 또 다시 불거졌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보령제약이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의사들에게 접근하자, 바이엘이 보령제약 아스피린은 적응증에 문제가 있어 처방이 곤란하다는 말을 퍼트렸다는 소문이 있다"며 "바로 이 때문에 보령제약이 몇 번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적응증 추가를 신청한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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