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표제(解表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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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수정 최종수정 2006-08-29 11:01

Prologue '본초를 알면...'의 오재훈 약사

본지는 이번 호부터 '본초를 알면 처방이 보인다'(이하 '본초를 알면…')를 새롭게 연재한다.

이번에 연재되는 한방 기획물은 그동안의 어렵고 원론적이었던 한방 관련 정보의 유형에서 과감히 탈피, 약사들이 실제로 응용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돼있다.

연재를 맡은 서초구약사회 소속 오재훈 약사는 경희대 약대 시절부터 생약 관련 서클에서 활동하며 한방에 깊은 관심을 가져왔다.

"한약의 기본은 본초"라고 말하는 오 약사는 "기본인 본초에 철저하지 못하면 한약사 시험 공부를 했던 지식만을 갖고 적용하기 때문에 처방 이론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즉, 본초를 습득하지 못하면 실전에 사용하는 수많은 약제들을 응용할 수 없다는 것.

실제로 한약을 하려는 약사들 중 응용이 잘 되지 않아 중도에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상당수다.

"약재의 특성과 성질, 임상응용을 한방적 사고방식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성분이나 서양의학적 사고방식으로는 한방이 늘지 않지요. 저는 한방을 공부할 때 인체나 모든 약재를 음양으로 관찰했습니다."

이번에 연재되는 '본초를 알면…'은 오 약사가 직접 학습하여 체험한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엮었다.   

한방은 수익면에서 보나 직능면에서 보나 약국가의 대세다. 그러나 약사들의 높은 관심도에 비해 한방관련 교육 프로그램이나 서적 등은 고가에 난해한 것이 사실.

"게다가 그런 곳을 일일이 참석해 공부할 시간적 여유도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요."

어려운 책들을 보며 차근차근 독학을 해온 오 약사는 한약에 대한 열정만큼은 다른 약사들에 뒤지지 않는다. 컴퓨터 앞에서 서투른 자판 실력으로 서초구약사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매일같이 한시간 여의 긴 시간을 투자해 한방에 관한 경험과 지식 정보를 올려온 탓에 이제는 꽤 입소문이 나 있다.

"본초를 알면 약국에서 사용하는 과립제나 한방 OTC 등도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고 강조하는 오 약사는 처방을 외우려 하지말고 분석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역설한다.

"약사들이 한방에 대해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길 바랍니다. 한약도 양약처럼 일정한 카테고리 안에 있다고 보고 그에 대해 익혀놓으면 한방 처방에 자신이 생길 겁니다."

오 약사는 이러한 한약의 카테고리를 습득하면 응용할 수 있는 범위도 무궁하다고 말한다.

이러한 학습은 더 나아가 한방 처방에 있어 환자 상태에 따라 약재를 대체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 한 가지를 10번 이상 반복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입니다. 초제(草劑)를 하시는 동료 약사들께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1. 해표제(解表製)

해표(解表)란 겉을 풀어 땀을 내어 발산시킨다는 뜻으로 이러한 작용이 있는 약을 해표제라 부른다. 사람이 매운 고추를 먹었을 때 이마에 땀이 나는 작용을 연상하면 쉽게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해표제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첫 번째로 신온(辛溫)해표약이고 두 번째로 신량(辛凉)해표약이 그것이다. 즉 '맵고 따뜻한 약'과 '맵고 서늘한 약'이라는 의미다.

이 약들은 인체의 표면에 쌓여 있는 노폐물을 땀구멍을 통해 발한 함으로써 제거해주는 작용을 하며 이들의 차이는 인체를 따뜻하게 해서 발산시키느냐, 시원하게 해서 발산시키느냐에 있다.

신온해표약으로는 마황, 계지, 소엽, 형개, 방풍, 강활, 고본, 백지, 세신, 생강, 총백, 향유, 신이(목련꽃) 등이 있고 신량해표약으로는 박하, 우방자, 선퇴, 상엽, 국화, 만형자, 부평, 목적, 갈근, 시호, 승마 등이 있다.

감기나 관절염 처방을 살펴보면 위의 약제들이 배합되어 있기 때문에 외워두는 것이 좋다.

또한 위 약제들은 다이어트 처방에도 많이 가감되어 사용된다. 예를 들어 부종이 있으면서 살이 찌는 사람들에게 위의 약제들을 응용하여 처방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주로 양의 체질인 사람에게는 신량해표약이 쓰이고 음의 체질에는 신온해표약이 쓰인다.

오늘부터 환자들에게 한방 OTC나 과립제를 줄 때 위의 약제들이 처방돼 있는지 처방 내용을 유심히 살펴보면서 처방의 감각을 터득해보시길 바란다.

위의 약제들은 발한, 소염 작용, 진통 및 이뇨작용 등이 있으므로 감기약, 신경통, 관절염, 근육통약 처방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① 신온해표약(辛溫解表藥)

신온해표약의 대표적인 약물들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마황, 계지, 소엽, 형개, 방풍, 강활, 고본, 백지, 세신, 생강, 총백, 향유, 신이 등이다. 약국에서 약제를 고를 때 이 정도만 알고 있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위의 약제들은 모두 맵고 따뜻한 약제들이다.

본초를 볼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약성이다. 이 약이 찬 성질을 갖고 있는지 더운 성질을 갖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다.

한방에서 사람을 볼 때 차가운 성질을 갖고 있는 사람을 음의 체질, 더운 성질을 갖고 있는 사람을 양의 체질이라고 하듯이 약제도 마찬가지다.

그럼 맵고 따뜻한 성질은 인체에 어떻게 작용할까?

맵고 따듯한 성질은 피부모공을 자극해서 한선(汗腺)을 열어주는 작용을 한다.

약은 바로 이런 성질을 이용하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찬 공기를 맞아서 오는 몸살 감기에 가장 많이 이용합니다. 두통, 신체통, 견비통, 요통 등 한사(寒邪)가 겉 표면을 침범했을 때 사용하는 것이다. 이중 마황은 실(實)한 체질에 사용해야 하고 계지는 허(虛)한 체질에 사용해야 하며 나머지 약제는 보통의 체질에 사용 할 수 있다.

고본과 백지는 주로 두통에, 세신은 묽은 콧물이나 신체통 등에 사용한다.

위 약들을 이용한 처방에는 마황탕, 계지탕, 소청룡탕, 인삼패독산 등이 있다.

여러분이 본초를 하고 나면 이 처방들이 눈에 들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자, 그럼 이러한 것들은 주로 어떤 질환에 쓸 수 있을까?

마황-계지, 형개-방풍, 강활-방풍, 마황-세신, 강활-고본 등을 묶어 처방할 수 있다.

이렇게 약제들을 '세트 플레이'해서 처방한다는 것도 외워 두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약재들의 사진을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해 이미지로 보면서 형태나 색 등도 참조해 시각적으로 익혀두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 중의 하나다.

내용을 완전히 외워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바란다. 그리고 어떤 환자에게 적용하면 좋을 지를 유추해 생각해보자 처방 약재 조성을 봐두는 습관도 잊지 말자.

 

② 신량해표약(辛凉解表藥)

풍열을 식혀서 발산하는 작용을 하는 신량해표약으로는 박하, 우방자, 선퇴, 상엽, 국화, 만형자, 두시, 부평, 목적, 갈근, 시호. 승마 등이 있다.

위의 약제들은 성질이 차서 소염작용도 있다. 현재 약국에서 많이 쓰는 은교산 제제가 여기에 해당된다.

앞서 말한 신온해표약과의 차이점을 말하자면 신온은 구갈(口渴)이 없으며 오한이 발열보다 심한 경우에 많이 쓴다. 이에 반해 신량은 구갈이 약간 있으며 발열이 오한보다 심한 경우에 많이 사용한다.

대개 약국에서 목감기 환자에게 은교산을 주곤 하는데 위의 상황을 고려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필자의 경우에는 음의 체질 환자에게는 인삼패독산을, 양의 체질 환자에게는 은교산을 주로 사용한다.

전자는 신온해표약이 많이 배합되어 있고 후자는 신량해표약이 많이 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본초의 약성과 특성을 파악하면 환자의 체질에 맞춰 처방을 쓰기가 매우 용이하다.

이런 기본이 서서히 쌓여서 더 많은 처방을 사용하다보면 약국 OTC는 물론 초제까지도 가감이 자유자재로 될 수 있을 것이다.

위의 약재를 이용한 처방은 은교산, 가미소요산, 소시호탕, 승마갈근탕, 보중익기탕 등이 있다. 이 처방들의 약재 조성을 눈여겨 보시길 바란다. 개별 약재 설명은 본초학 책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

한방을 공부할 때 전체적인 카테고리와 약성이 제일 중요하다. 그래야 임상을 빨리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정리해보면 해표제는 초기 감기에 많이 처방되고 관절염 등 운동기 질환 등에 많이 처방되며 피부병 등에도 많이 처방된다. 특히 위와 관계 된 처방들을 유심히 살펴보시길 바란다.

마황탕, 계지탕, 소청룡탕, 인삼패독산, 갈근탕, 삼소음, 은교산, 가미소요산, 보중익기탕, 각종시호제, 영선제통음, 오약순기산, 오적산, 형방패독산, 소풍산, 십미패독산 등 처방 약재 조성을 익혀야 한다. 다음에는 사하약에 대해 공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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