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풀은 우리나라의 산야(山野)에 자라는 1∼2년 초로서 줄기는 똑바르며 높이는 5∼20cm이고, 연한 보라색이다. 잎은 마주나며 엽병(葉柄)이 없고 선형이며 가장자리가 약간 뒤로 말린다.
꽃은 9∼10월에 피며 꽃잎은 5개로 흰색 바탕에 보라색 줄무늬가 있다. 전초(全草)에 쓴맛이 있으므로 쓴풀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너무 쓰고 천번을 짜도 쓰다고 하여 `천진(千振)'이라는 별명이 있다.
쓴풀과 유사한 식물로는 줄기가 짙은 보라색이고 보라색의 꽃이 피는 자주쓴풀이 있다. 쓴풀과 자주쓴풀의 전초(全草)를 당약(當藥)이라고 한다. 쓴풀·이질풀·어성초·벚나무 등과 함께 대표적인 일본 민간 약물이다.
쓴풀의 동속(同屬) 식물은 세계 각지에 분포하고 있지만, 이것을 약용으로 사용하는 곳은 인도, 티벳, 일본뿐이었다. 중국에도 쓴풀의 동속(同屬) 식물이 많이 분포하고 있지만 약으로 사용한 기록은 없다.
일본에서 당약(當藥)을 언제부터 약으로 사용했는지 확실한 기록은 없지만, 1681년에 출판된 원등원리(遠藤元理)가 저술한 `본초판응(本草辦凝)'에 `맛이 쓰고, 모든 벌레를 죽이고, 복통(腹痛)을 멈추게 한다' 또한 `호황련(胡黃連) 대신에 당약을 사용했지만 잘못'이라고 그 기록되어 있다.
호황련(胡黃連)은 히말라야의 산에서 자생하는 Picrorhiza속(屬)의 근경(根莖) 및 뿌리로서 만병의 치료약으로 사용되고 있다.
당약(當藥)은 고미건위약(苦味健胃藥)으로서 과식, 소화불량, 식욕부진에 사용된다.
그러나 위장(胃腸)이 허약한 사람, 몸이 찬 사람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당약의 약미(藥味)·약성(藥性)이 대고한(大苦寒)이므로 연용하게 되면 하복부(下腹部)가 차가워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당약은 열(熱)을 가진 염증성(炎症性) 위장병에 사용하는 약물이라고 생각되어 진다.
최근에는 발모(發毛)제로 사용하고 있다. 당약의 고미성분(苦味成分)인 아마로겐친, 스웨린 등이 피부 말초혈관에 작용하여 피부 온도를 상승시켜 피부의 산화 환원 반응을 항진하기 때문으로 생각되어 진다. 원형탈모증(圓形脫毛症)에 사용한 결과 80%의 유효가 인정된다는 보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