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 아름다운 은퇴
-서초구약 김기명 前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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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수정 최종수정 2006-09-28 18:21
▲ 김기명 약사
얼마 전 일본에선 아름다운 은퇴에 대하여 두 가지 상반된 사건(?)이 회자되었다고 한다.   만년 꼴찌였던 한신 타이거스를 2년만에 철저한 구조개혁과 선수 재무장을 통하여 리그 우승으로 만든 호시노 감독이 50이 조금 넘은 나이에 은퇴를 결심하였는가 하면, 올해 83세의 나이인 정객 나카소네가 73세 이원 정년제 도입을 시도하려는 고이즈미에게 '정치 테러' '대선배에 대한 무례'라며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어느덧 호시노의 이름 자체가 아름다운 은퇴의 대명사가 되어 간다는 사실이다.

물론 비유로 치면 너무 거창하지만 난 지난 3년의 회무를 거치면서 하루하루를 살얼음 판 을 걷는 기분이었다고 술회 하고자 한다. 나의 단점은 생각이 지나쳐 일 하면서 후회하고 혼자서 자책하는 비겁함에 때론 우유부단하며 남의 판단이나 비판에 지나치게 예민하며 감정으로 매사에 임하는 경향이였다.

그러나 정말 다행스럽게도 나에게는 柔(유)하고 善(선)하며 자신보다 타인의 입장을 존중하고 용서함으로써 끌어안는 그리고 항상 최선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낭만적이고 로맨틱하고 유머를 즐기는 장점이 있다.

지나온 3년은 이 갈등 속에 혼돈을 거듭 하였는지도 모른다. 나는 행복감에 이런 생각을 한다.

이제 오늘은 무슨 양복을 입을까 어떤 넥타이를 맬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억센 수염을 깎느라고 면도칼에 핏방울을 흘리지 않아도 되고 각종 회의나 모임에 참석해서 단체장이나 기관장에 억지로 눈길을 마주치거나 코드를 맞추어야 하는 번거로움도 이젠 없다. 회비 수납, 관혼상제, 직원 능력이나, 급료 등에 속상해하지 않아도 된다. 오늘 지독히 중독되었던 열병에서 깨어나 이렇게 여유로운 순간을 음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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