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법조계에서 일하겠지만 약사 출신이라는 자부심을 늘 마음에 새기고 약업계를 위해 노력할 생각입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약사출신 여성 검사를 희망하는 진현숙(29세 서울 약대 졸)씨는 당초 기대(?)와는 달리 시종일관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머금은 신세대 여약사였다.
하지만 의약분업에 대해선 누구보다 뚜렷한 소신을 피력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나라는 헌법상의 3권분립을 통한 상호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통해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의약분업도 마찬가지죠. 의약사간의 직능분리에 따른 견제와 균형을 통해 국민건강을 지켜나간다는 것이 기본취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같은 개념에서 보면 현재의 의약분업은 본래의 취지가 많이 퇴색된 것 같습니다."
진씨는 분업 취지를 되살리고 약사직능을 높이기 위해선 '성분명 처방'의 실현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의사 친구들이 약사를 그저 테크니션 정도로만 생각하는 것을 보면 너무 속상해요. 사실 현재 의약분업은 아무래도 의약사가 대등한 관계라기 보다는 종속적인 관계에 가깝죠. 또 처방이 특정 제약사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성분명 처방의 제도화를 통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이어 진씨는 기성 약사사회에 대한 따끔한 일침을 전했다.
"현재 분업제도가 많은 문제를 안고 있음에도 약사사회는 너무나 소극적인 시야로 대응하는 것 같습니다. 또 불만들은 많은데 정작 행동에 나서지는 않아요. 잃어버린 권리를 찾기 위해선 희생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하는 점이 안타까워요"
의약분업에 대한 이 같은 소신은 사법시험을 준비하며 간간이 병행해 온 약국 아르바이트를 통해 구체화됐다고 한다.
'상호 견제와 균형' 의약분업 취지 퇴색 안타까워
약사출신 직능 자부심…약학공부 병행 계획
검사직 희망 '약권 신장 버팀목 될 것'
진 씨는 지난 99년 서울약대를 졸업한 후 대학선배의 권유로 큰 고민없이 사법시험을 준비해 만 4년만인 지난해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정말 쉬운일은 아니더라구요. 처음 1년은 정신없이 지나갔고 2년째는 나름대로 재미도 있었어요. 하지만 3년째에 접어들면서 '왜 이렇게 힘든 공부를 시작했나'하는 자괴감과 함께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여러번 들었습니다"
이어 타 분야로 진출하는 약사들을 위해 이렇게 당부했다.
"최근 동료나 선후배들을 보면 그저 분위기에 밀려 대학원을 가는 경우도 많더라구요. 중요한 건 본인의 만족감과 성취도, 그리고 뚜렷한 자기소신을 가지고 성실히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약학 관련 공부도 열심히 하며 자신이 약사임을 잊지 않겠다는 진씨는 오는 3월 2일 사법연수원에 입소해 꿈을 향한 또 한 번의 경쟁을 펼치게 된다.
"만약 공직에서 일하게 된다면 공정성과 객관성을 겸비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약업계의 발전을 위해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약사로서의 자세는 항상 잊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