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봅시다 / 강남종로약국 약업인 기도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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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수정 최종수정 2006-10-16 15:17
▲ 기도모임에서 회원들에게 성경말씀을 전하고 있는 고진업 장로.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자신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온갖 난관들을 겪게 된다. 번창하던 사업이 순식간에 망할 수도 있고, 가까운 이들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기도 한다. 종교는 특히 이런 때 사람들에게 삶을 지탱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번 호에는 함께 기도하고 성경을 공부함으로써 삶의 역경을 이겨내고 신앙을 돈독히 하고 있는 한 약업인 기도모임을 만나봤다.

서울 대치동에 있는 강남 종로약국에서는 매주 목요일 밤 11시면 반쯤 내려진 셔터 사이로 어김없이 나지막한 찬송가 소리와 기도소리가 흘러나온다. 교회도 아닌 약국에서 그 늦은 시간에 무슨 모임이 열리는 걸까.

이들의 소식을 듣고 취재에 나선 기자가 약국 문을 열고 들어서니 약사 가운을 입은 이도, 넥타이에 정장차림을 한 신사도 섞인 10여명의 사람들이 열심히 누군가의 강의를 경청하고 있다.

늦은 시간 불편한 의자에 앉아 있는 이들에게서는 피곤함이 역력하지만 한사람 한사람의 표정에서 진지함과 열의를 엿볼 수 있었다. 찬송가와 기도, 성경책 구절을 읽는 것이나 강의의 내용을 들어보니 신앙심이 돈독한 교인들이 모여 공부하는 자리인가보다.

한쪽에서 약사 가운을 입고 강의에 집중하고 있는 중년의 여약사에게 물으니 그저 빙그레 웃으며 "함께 모여 성경말씀 공부하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성경 공부하며 힘겨운 인생사 이겨나가요!"

이들에게는 딱히 정해진 모임의 이름도 없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강남 종로약국 약업인 기도모임'. 특별한 지역적 연고나 인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알음알음으로 약사, 약국 직원, 지역의 주민들까지 섞인 사람들이 모여 함께 기도하고 성경 말씀을 공부하며 인생의 어려운 고비를 이겨내는 힘을 얻는 자리란다. 이들 중에는 안양, 수원, 곤지암 등 먼 외지에서 온 이들도 있다고 하니 그 정성이 여간이 아니다.

이 자리가 있게 된 데는 두 사람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도봉구 수유리에서 30여년 간 성심약국을 운영하다 강남으로 자리를 옮겨 대형약국을 거쳐, 최근 들어 아들과 함께 이곳 대치동 강남 종로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홍영순 약사. 그리고 교회 장로로 활동하면서 전국을 다니며 성경말씀을 전하는 활동에 전념하고 있는 고진업 장로(리드팜 부회장)가 그 주인공이다.

홍영순 약사는 약국을 경영하며 신앙생활에도 전념하던 중 약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 개척교회 형태의 소교회를 이루어 보겠다는 결심을 하고 처음에는 자택 안방에서 모임을 시작해 지금은 약국 한편에 의자와 화이트보드를 놓고 4년여 동안 모임을 이어왔다.

모임을 진행하다 보니 어떤 이는 사업이 망해 남편이 옥고를 치르던 와중에도 열심히 기도하고 희망에 대한 믿음을 이어가던 중 사건이 해결되고 재기에 성공하기도 하고, 자녀를 잃어버리고 절망하던 이가 극적으로 아이를 찾는 일도 있었다. 또한 고 장로의 성경강연을 듣고 중국의 어려운 동포들에게 약품을 지원하고 지역의 노인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는 선행을 시작한 약사도 생겼다.

홍 약사는 "이 모임을 통해 여러 사람에게 믿음을 전파할 수 있었다는 것과 많은 이들이 힘겹고 어려운 일에 닥쳤을 때 난관을 이겨나갈 수 있는 힘을 얻고 서로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무척 큰 보람을 느낀다"며 더욱 많은 이들이 모임에 참여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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