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봅시다/동성제약 여직원모임
김정준 기자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수정 최종수정 2006-10-17 10:17
▲ 희망양로원을 찾아 준비해간 약품과 성금을 전달하고 있는 미로회 회원들
불과 몇 십년 사이 우리사회가 경제적으로 많이 윤택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사회 곳곳에는 하루하루 외롭고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소외된 이들이 많다. 특히나 자식을 위해, 사회를 위해 한평생을 살아왔지만 홀로 남겨져 외로운 여생을 보내고 있는 무의탁 노인들은 우리 모두에게 부끄러운 현실이다. 오늘은 24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이들에게 따스한 손길을 전하고 있는 동성제약 여직원 모임 ‘미로회’를 만나봤다.

아름다울 ‘미’, 길 ‘로’… 항상 아름다운 마음과 아름다운 생각, 그리고 아름다운 길만을 걷자는 의미로 모인 동성제약 여직원의 모임 미로회(美路會).

미로회의 주된 활동은 매년 말 경기도 고양군 벽제면에 소재한 희망양로원을 찾아 위문하는 일이다. 희망양로원은 자기 가족의 생사는 물론 자신의 나이와 이름조차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며 쓸쓸한 말년을 보내고 있는 무의탁 노인들이 생활하는 곳.

회원들은 우선 매달 월급에서 2,000원씩의 성금을 꾸준히 적립하고, 연중 행사로 불우이웃돕기 일일찻집을 개최해 작은 성의나마 남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을 담아 왔으며, 최근에는 사내 바자회로 형식을 바꾸어 기금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바자회는 미로회 여직원들이 주축이 되어 준비하지만 동성제약 전 직원들이 너나할 것

없이 동참해 따스한 마음을 모으고 있다. 회사에서도 노인들을 위한 영양제나 소화제와 같은 필수 의약품을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1979년 미로회가 발족하며 아직 마땅한 후원단체를 갖지 못하고 있는 서울 근교 무의탁 노인을 위한 양로원을 찾던 중, 조원원장이 개인 사재를 털어 어렵게 운영하고 있는 ‘희망양로원’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이 어느덧 24년을 이어오게 됐다.

이제는 이곳 할아버지 할머니들께 미로회 회원들은 없어서는 안 될 친딸과도 같은 존재가 돼버렸다. 자식도 희망도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이들에게 매년 말 찾아와 약품과 성금을 지원해 줄 뿐 아니라 말동무가 돼 잠시나마 즐거운 시간을 갖도록 해주는 미로회 회원들이야말로 피붙이 보다 더 소중한 존재가 됐다.

초창기부터 회의 활동을 이끌어 왔고 이제 고문으로 후배들의 활동을 뒷받침하고 있는 총무부의 고이숙 부장은 “오랜 동안 양로원을 방문하다보니 우리 회원들에게 이런저런 고민이나 가슴속의 앙금들을 흉허물없이 이야기하는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있어 그럴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하지만 “방문할 때 마다 한분한분 정들었던 노인들이 보이지 않을 때면 마치 친부모님이 돌아가신 것처럼 가슴이 아프다”며 보다 자주 양로원을 찾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했다.

물론 미로회는 이러한 봉사활동 뿐만 아니라 회원 서로 간에 돈독한 친교를 쌓는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회원들의 생일도 일일이 기억해 동료들이 출근시간을 앞당겨 일찍 서둘러 생일을 맞은 회원 책장에 꽃을 꽂아주며 우의를 나눈다.

뿐만 아니라 수시로 꽃꽂이, 서예, 양초공예 등 취미 생활도 함께 즐기고, 에어로빅을 통해 건강도 챙기고 있다. 처음에는 간단히 지루하고 피곤하기 쉬운 하루 일과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시작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일의 능률과 활성화는 물론이고 직원들의 건강에도 많은 도움을 주게 됐고, 회원들도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즐거운 시간이 됐다.

미로회는 금년에도 변함없이 10월 중 바자회를 통해 성금을 마련해 12월 말 희망양로원을 찾을 계획이다.

또한 오랫동안 정든 희망양로원 할아버지·할머니들과의 유대를 더욱 돈독히 함과 동시에 아직도 사회적으로 소외되어 있는 장애인이나 고아들에게도 관심을 넓혀갈 계획도 갖고 있다. 회색빛 콘크리트 속에서 각박해져 가는 이 사회에 이들의 ‘아름다운 선행의 여정’이 언제까지나 계속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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