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병불감증·그릇된 인식 치료지연… 조기치료 유도
고혈압 치료의 원칙과 목표
고혈압 환자의 약물요법은 원칙적으로 처음에는 한가지로 시작해서 서서히 양을 증가시키고 충분한 용량에도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다른 약으로 바꿔보거나 한가지 약을 다시 추가하는 방법이 가장 많이 추천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소량의 강압제를 병용해서 사용하는 방법이 많이 권장되고 있는데 이러한 방법은 약의 부작용을 최소 한도로 줄일 수 있고 작용기전이 서로 다른 약을 사용함으로서 강압효과를 상승시킬 수 있어 고혈압 치료 지침(미국 고혈압 위원회)에서도 강조하고 있다.
약물요법으로 빠른 시간 내에 혈압을 떨어트리려고 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많아서 치료를 포기하는 예가 많으므로 서서히 진행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최근에 사용하고 있는 강압제는 과거에 사용하던 약제에 비해서 강압 효과도 우수하고 부작용도 적어 개인에 따라 적절하게 선택해서 사용하면 아무 문제없이 장기간 치료할 수 있으며 가능하면 복용하기 간편하도록 하루 한번 복용하도록 하고 경제적인 면에서도 고려하여야 한다.
미국고혈압위원회(1997)에서 강압제 사용시 고려 사항을 보면 개인의 특성에 따라 1차약으로 지정된 강압제를 선택하는데, 적정 처방이란 1일 1회 복용으로 환자의 순응도를 높이고 고혈압의 치료 효과가 지속적이고 평탄하며 부드러워 아침에 발생하기 쉬운 조조 고혈압으로 인한 심혈관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혈압 치료의 목표는 동반 질환이 없는 경우 130/85 mmHg, 당뇨병을 동반한 경우에는 130/80 mmHg, 신장질환을 동반하고 있고 1일 단백뇨가 1그람 이하일 때는 130/80 mmHg, 1그람 이상일 때는 125/75 mmHg까지 혈압을 떨어트려야만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강압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 중에는 목표 혈압에 도달하지 못한 환자가 많기 때문에 반드시 목표 혈압까지 도달하도록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강압제 투여 시기의 결정
고혈압 환자들 중에는 자신이 혈압이 높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사람이 많고 아는 사람들도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은 적으며 더구나 치료하여 정상 혈압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은 더욱 적다.
임상에서 환자를 진료하면서 치료를 하지 않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 이유를 물어 보면 여러 가지로 말하는데 그 중에는 증상이 없으니까 치료하지 않는다는 사람과 강압제는 한 번 복용하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늦추고 있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일반적으로 환자들은 잘못된 지식에 근거를 두고 치료를 지연시키고 있어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계몽 교육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고혈압 치료시에 혈압을 얼마나 떨어트리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었으나 최근에 발표된 연구 결과를 보면 혈압이 낮을수록 예후가 좋다는 보고가 있어서 혈압 분류에서도 120/80 mmHg 이하를 `적정혈압' 이라고 하는 새로운 분류가 추가되었다.
고혈압 치료에서 강압제 투여 시기의 결정은 혈압이 가장 중요하지만 다른 여러 가지 인자들을 고려해서 결정해야 한다. 환자가 생활습관을 바꾸고 난 후에도 혈압이 정상인 수축기혈압 140 또는 확장기혈압 90 mmHg 보다 높으면 강압제를 투여해야 되는데 이때 고려해야될 여러 가지 인자들을 보면 다음과 같다.
1) 동맥경화 위험인자:흡연, 고지혈증, 당뇨병, 60세 이상 고령, 남자와 폐경기 이후 여자, 심혈관질환의 가족력
2) 표적장기 손상 및 심혈관질환:심비대, 관동맥질환 (협심증, 심근경색증), 관동맥 재관류 기왕력, 심부전, 뇌혈관질환, 신부전, 말초동맥질환, 동맥경화성 망막질환
혈압 외에도 위와 같은 인자들을 참고해서 미국 고혈압 합동위원회에서 1997년도에 발표한 치료 개시 지침을 보면 환자들을 세군으로 나누어 치료 개시를 권장하고 있다.< 표 참조 >
위험인자 또는 표적장기 손상 및 합병증 유무에 따른 치료 개시 지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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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군A |
위험군B |
위험군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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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mmHg) |
(위험인자 없음, 표적장기 손상 없음, 심혈관질환 없음) |
(당뇨 제외한 위험인자 1개이상, 표적장기 손상없음, 심혈관질환없음) |
(표적장기 손상과 심혈관질환이 있거나 또는 당뇨병이 있는 경우, 위험인자 관계없음) |
높은정상(130~139/85~89) |
생활요법 |
생활요법 |
약물요법 |
제1기(140~159/90~99) |
생활요법 |
생활요법 |
약물요법 |
제2기 및 제3기(>160/>100) |
약물요법 |
약물요법 |
약물요법 |
고혈압의 약물요법
약물요법은 원칙적으로 처음에는 한가지로 시작해서 서서히 양을 증가시키고 충분한 양에도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다른 약으로 바꿔보거나 한가지 약을 다시 추가하는 방법이 가장 많이 추천되고 있다. 이러한 방법은 약의 부작용을 최소 한도로 줄일 수 있고 가장 자신에게 적합한 약의 종류와 양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 현재 임상에서 흔히 사용하고 있는 강압제는 다음과 같다.
1) 이뇨제:이뇨제는 강압제 중에서 가장 오래 동안 사용되어 왔고 현재도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강압제이다. 이뇨제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그 중에서 이뇨 작용이 비교적 약한 종류가 강압제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Thiazide계 이뇨제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부작용으로 혈청 콜레스테롤, 혈당, 뇨산, 전해질 등에 좋지 못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사용이 점차 감소하고 있으며 부득이한 경우에는 비교적 부작용이 적은 Indapamide 나 Tripamide 와 같은 개선된 약제를 사용하고 있다.
2) 베타 수용체 차단제:베타 수용체 차단제는 심장을 직접 억제하고 맥박을 느리게 해서 강압작용을 나타내는 것으로 종류는 많지만 그 중에서도 심장 선택형 베타 수용체 차단제가 비교적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지속적이기 때문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혈압을 치료하는데 있어 심장 박동수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분당 60회 정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며 따라서 베타 수용체 차단제가 부작용은 좀 있으나 많이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를 들어보면 Atenolol, Metoprolol 등이 있으며 당뇨병이나 고지혈증을 가진 환자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3) 알파 수용체 차단제:말초 동맥혈관을 확장하여 말초저항을 감소함으로서 강압효과를 나타내는 약제이며 Prazosin과 Doxazosin이 있다. 이뇨제나 베타 수용체 차단제와 같은 부작용은 없으나 최초 투약시 기립성 저혈압이 심한 것이 단점이므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4) 알파 베타 수용체 차단제:심장을 억제하고 말초혈관은 확장시키는 강압제이므로 이론적으로 매우 이상적인 강압제로서 적절하다고 생각되나 아직 임상 경험이 부족하여 많이 사용되고 있지는 않는 편인데 앞으로 기대되는 약제이다.
5) 칼시움 길항제:말초혈관 확장에 의해서 강압작용을 나타내기 때문에 강력한 혈압 강하제이며 많은 종류의 칼시움 길항제가 개발되어 있으나 각각 그 작용이 조금씩 다르다. Nifedipine 이 가장 강력한 제제로 인정되어 응급시에도 널리 사용되고 있고 Diltiazem과 Verapamil도 오래 동안 사용되어 왔다.
최근에 개발된 3세대 칼시움 길항제는 작용 시간이 길어 1일 1회 사용이 가능하고 특히 24시간 후의 혈중 약물농도를 짐작할 수 있는 T/P ratio 가 높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Lacidipine은 3세대 칼시움 길항제로서 작용 시간이 길어 T/P ratio가 용량에 관계없이 75%가 넘어 강압제로서 매우 적절한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또한 강압 효과 외에도 심비대 감소, 심기능 개선 및 내피세표 기능 개선 등 여러 가지 이점을 가지고 있어 앞으로 강압제의 선택에 있어 이러한 여러 가지 이점을 가지고 있는 강압제의 선택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6)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안지오텐신이 강력한 혈관 수축제이기 때문에 이의 합성을 차단하여 혈관확장을 유도하는 약제이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Captopril이 가장 먼저 임상에 사용되기 시작했고 그 후 작용시간이 비교적 길어진 Enalapril, Perindopril, Fosinopril, Ramipril, Lisinopril 등이 개발되었다.
부작용은 기침을 들 수 있는데 특히 동양인에서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되어 많은 양을 사용하기는 곤란하지만 다른 부작용은 없는 편이다.
7) 안지오텐신 수용체 길항제:가장 최근에 개발된 강압제로서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의 부작용인 기침이 발생하지 않아 앞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많고 Losartan, Irbesartan, Telmisartan, Candesartan 등이 현재 시판 중에 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혈압 강하 효과 외에도 표적 장기 보호 효과가 있다고 하여 주목되고 있다.
8) 기타:과거에 많이 사용하던 약제로서 교감신경 차단제 및 혈관 확장제 등이 있으나 부종 등의 부작용이 심해서 사용하기가 어렵고 극히 일부에서 부득이한 경우에 사용하고 있다.
이상과 같이 과거에 비해 강압효과가 확실하고 부작용이 비교적 적은 강압제가 여러 가지 개발되어 혈압을 치료하는데 있어 어려운 점은 많이 해결되었으나 심한 고혈압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의 약을 병용하고 용량도 높여야 하기 때문에 부작용도 많아지고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크다.
따라서 고혈압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하며 고혈압 환자들은 대부분 나이가 많기 때문에 고혈압 이외의 다른 질병을 동반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강압제를 선택할 때 각각의 작용 기전을 이해하여 강압 효과를 증가시키고 부작용은 감소할 수 있게 세심한 주의를 하여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