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물책임에 관한 국내외 판례 소개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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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수정 최종수정 2006-10-16 17:27
전순덕
·서울대 약대, 연세대 법무대학원
·약국(약사) 및 특허사무소 근무
·제40회 사법고시 합격
·법무법인 移山변호사
·약업닷컴 '전문가 Q&A' 의료·약사·생활법률 자문위원


처방없이 약품사용시 제약사 직접경고 의무
백신·피임약 등 `전문중재자 이론'서 배제·완화 적용


미국의 판례 소개


라. 표시상의 결함에 대하여

(1)서론

표시상의 결함에 대하여는 세 가지 부분을 중심으로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째는 설명, 지시, 경고, 기타의 표시를 할 상대방 문제와 관련하여 `전문적 중재자 이론'의 적용 범위에 관하여 살펴보고, 둘째는 설명, 경고 등의 전달 방법에 대하여, 다음으로는 설명, 경고 등의 표시의 적절함, 즉 구체성과 강렬성, 그리고 시기적 적절함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다.

(2) 표시의 상대방에 관한 문제

①전문중재자 이론

처방전이 필요한 의약품, 의료용구에 있어서 미국에서는 `전문중재자 이론'이 발달되어 있는바(제3차 리스테이트먼트 제8조 제d항), 의약품은 다른 제조물과 달리 제조업체와 소비자가 직접적으로 거래의 상대방이 되지 않고 의료제공자인 의사가 개별환자의 상태와 의약품 등의 효능, 위해 등을 판단하여 의약품을 환자에게 처방하므로 제약회사는 의약품 등의 부작용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가 아니라 의사에게 직접 전달하여야 한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에 의하면 제약회사들이 공정하고 올바른 정보를 의사 등 의료전문인에게 전달하였다면 의약품 등의 효용과 부작용에 대하여 환자에게 전달하고 부작용의 발생 여부에 대하여 관리할 의무는 의사 등 의료제공자에게 있게 된다.

②표시상의 결함 부정례

미국 법원은 위 이론을 적용하여 자궁 내 피임기구가 신체 내에서 이동하여 자궁을 관통한 사고에서 피임기구의 제조업체가 의사에게 전달되는 제품 내에 피임기구의 자궁 관통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경고문을 동봉한 이상 치료약이나 기구의 선택, 환자에게 부작용을 설명할 의무는 의사에게 있다고 보아 표시상의 결함을 인정하지 않았다(Mckee v. Moore.).

X-ray기구로 여드름을 치료하던 중 피부암이 발생한 경우에 X-ray치료의 위험성에 대해 제조업체는 직접적으로 소비자에게 경고할 필요는 없고 단지 의사에게 경고할 필요가 있으며, 나아가 의사가 이미 위험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 제조업체는 경고하지 않았어도 책임이 없다고 보아 소송을 기각하였다(Kirsch v. picker Int'l, inc.).

③표시상의 결함 인정례

처방전이 필요한 의약품의 경우에도 의사가 처방하지 않는 상황에서 환자가 사용하게 된다면 제약회사는 소비자인 환자에게 직접적으로 그 위해에 대하여 경고하여야 한다.

대표적인 경우가 의사가 아닌 간호사 등의 의료진으로부터 집단면역 프로그램에 의해 백신을 접종 받는 경우로서, Swine Flue 백신을 접종 받으면서 정부가 제공하는 백신의 안정성과 부작용을 기록한 서류에 대하여 서명하였으나, 서류상에 나타나지 않은 류머티스 증상이 일어난 사례에서 국가가 백신의 부작용에 대하여 경고를 다하지 아니하였다 하여 제조물책임을 인정한 바 있다(Brazzell v. United States.).

PL법하에서도 처방전이 필요한 약품에서는 `전문중재자 이론'이 적용될 것이나 집단면역 프로그램에 의하여 백신이 접종되는 경우에는 전문중재자 이론이 적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또한 경구용 피임약의 경우 우리나라는 구입에 있어서 처방전이 필요하지 않으므로 `전문중재자 이론'은 배제되거나 완화적용될 것이다.

④일반의약품의 경우 전문중재자

`전문중재자 이론'의 의료제공인의 범위에 관하여, 검안사가 처방한 콘택트 렌즈를 착용하였다가 눈에 종양이 생긴 경우가 있어 미국 법원은 기록만으로는 검안사가 전문중재자의 역할을 충족시키기 위한 제조업체의 기술적인 정보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가 분명하지 않다고 판결하였는데(Bukowski v Coopervision), 이와 관련하여 우리의 경우에는 처방전이 필요하지 않은 `일반의약품'을 약국에서 구입하는 경우에 약사를 전문중재자로 볼 수 있을지가 문제된다.

이에 대하여는 약국의 약사들의 복약지도가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하여 부정하는 견해도 있을 수 있지만, `일반의약품'은 오용, 남용의 우려가 적어 특별한 복약지도가 불필요한 경우가 많을 뿐 중요부분에 대한 설명은 이루어지고 있는 점, 약사는 `약'에 관한 전문 교육을 받은 전문인인 점 등을 고려한다면, 미국과 달리 약국 개설자가 `약사'로 제한되어 있는 우리 법제하에서는 `전문중재자 이론'의 적용 여지가 다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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