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법은 `표시상의 결함이라 함은 제조업자가 합리적인 설명·지시·경고 기타의 표시를 하였더라면 당해 제조물에 의하여 발생될 수 있는 피해나 위험을 줄이거나 피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하지 아니한 경우'라고 정의하고 있다. 앞서 이야기한 `불가피하게 불완전한 제조물'의 경우에도 발생할 위험에 대하여 충분한 경고를 하지 않았다면 표시상의 결함으로 인한 제조물책임을 질 수 있다. 의료, 식품 등 보건산업에서는 이러한 표시상의 결함에 대하여 특히 신경써야 할 것이다.
이러한 표시상의 결함에 있어서는 `구체성'과 `강렬성'이라는 두 가지 기준이 제시될 수 있다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베이비오일을 유아가 마셨을 경우에 있어서 그 용기상에 `아이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두어야 한다' 정도의 경고만 있을 뿐 흡입시의 부작용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경고를 하지 않은 경우에 있어서 부모가 의학적 지식의 부족으로 인하여 응급치료를 하지 않아 유아에게 뇌손상 등이 일어났다면 이 경우 제조업체는 표시상의 결함으로 인한 책임을 지게 된다.
표시상의 결함에 있어서는 처방전이 필요한 의약품의 경우에는 미국의 `전문 중재자'이론이 판단의 한 근거가 될 수 있다. 의약품의 부작용에 대하여 제약회사들이 공정하고 올바른 정보를 의료전문인에게 전달하였다면 그 이후의 환자들에 대한 충분한 경고 등의 의무는 제약업체보다는 의사 등의 의료 전문인에게 있다는 이론으로서 역으로 생각한다면 처방전이 필요하지 않은 일반의약품의 경우에는 보다 구체적이고 강렬한 경고가 필요할 것이다.
④ 기타 통상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안전성이 결여되어 있는 것
우리법은 `결함'에 대하여 위의 3가지 유형을 아우르는 포괄개념이자 제4의 유형으로서 기타 통상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안전성이 결여되어 있는 경우를 들고 있다. 엄격히 말하자면 이는 결함의 유형이라기 보다는 결함을 판단하는 일종의 기준인 소비자 기대수준을 표현한 것이라 할 것이다.
실제소송에서는 설계상의 결함을 청구원인으로 하기에는 피해자가 `합리적인 대체설계'를 입증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어 포괄적인 위 규정을 청구원인으로 하여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이 많다.
이에 대한 판단요소로는 위험의 빈도 및 크기와 비교한 당해 제조물의 유용성, 손해발생의 개연성 및 손해의 심대성, 합리적으로 예견할 수 있는 당해 제조물의 용도 및 사용행태 등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기준들은 결국 제조자의 행위에 대한 비난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원래 불법행위법상의 책임과 그 성격상 차이가 적다 할 것이다. 결국 기존 민법상의 불법행위의 과실 유무 판단과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고 다만 전술하였다시피 법원에서의 이론 구성이 `제조물의 결함'이라는 형태를 취함으로써 보다 간명해지는 결과가 있을 뿐이다.
제조물책임법상의 손해배상
(1)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는 자
제조물의 결함에 의하여 손해를 입은 자는 그 제조물을 사용하거나 소비한 자에 한정되지 않고 제조물을 직접 사용하거나 소비하지 않는 제3자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결함있는 자동차로 인해 사고가 발생한 경우 그 자동차를 구입하여 사용한 자 뿐만 아니라 사고로 인해 다친 승객이나 보행자도 자동차의 결함에 의한 손해에 대해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2)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제조물책임법상 손해배상 책임과 관련한 규정은 제3조 제1항인데 “제조업자는 제조물의 결함으로 인하여 생명·신체 또는 재산에 손해(당해 제조물에 대해서만 발생한 손해를 제외한다)를 입은 자에게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위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어느 범위의 손해에 대하여 배상책임을 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민법의 일반원칙에 의해 제조물과 상당인과 관계가 있는 범위 내의 통상손해에 대하여 배상책임을 지게 된다고 할 것이다.
다만, 당해 제조물에 대해서만 발생한 손해는 제외된다. 이는 제조물책임법이 제정되기 전 제조물책임과 관련된 대법원의 입장이 “제조물책임이란 제조물에 통상적으로 기대되는 안전성을 결여한 결함으로 인하여 생명, 신체나 제조물 그 자체 외의 다른 재산에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 제조업자 등에게 지우는 손해배상책임이고, 제조물에 상품적합성이 결여되어 제조물 그 자체에 발생한 손해는 제조물책임 이론의 적용대상이 아니다”는 것이었는데 이를 반영한 입법조치라 할 것이다. 따라서 결함있는 제조물 자체의 손해에 대해서는 민법상의 하자담보책임에 의하여 손해배상 청구를 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