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7. 1.부터 시행된 제조물책임법은 동법 제1조(목적)에서 `이 법은… 피해자의 보호를 도모하고 국민생활의 안전향상과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제조물책임법은 일차적으로 `피해자의 보호를 도모'하는데 그 기능이 있다 할 것이다. 종전에는 결함제조물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배상소송에 있어서 민사상의 불법행위 책임을 묻기 위하여 `제조업자 등의 과실'이 있느냐가 문제가 되었고 이의 입증책임이 피해자에게 있었기 때문에 법원은 피해자의 입증책임을 완화하기 위하여 여러가지 이론을 사용해 왔다.
하지만 PL법의 제정으로 피해자의 입증부담이 경감되고 소송상의 어려움을 덜어줌으로써 결함제조물로 인한 분쟁을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PL법의 제정으로 인하여 제조업자는 제조물을 제조·판매하는 단계에서 사후의 손해배상책임을 고려하여 제품의 안전성에 보다 관심을 기울이게 될 것이므로 궁극적으로 국민생활의 안전 경제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그러나 일반소비자들이 제조물책임법을 `모든 제품의 사고=제조자책임의 제품결함'으로 이해하여 제조업체가 제조물 책임 분쟁에 휘말리게 될 경우 막대한 영업손실과 함께 브랜드이미지의 심각한 타격이 올 수 있다. 따라서 제조물 책임과 관련, 적절한 사전예방과 사후방어책을 마련하는 초석으로서 제조물책임법의 기본법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것이다.
제조물책임법의 적용대상
△`제조물'이란 무엇인가
(1)제조 또는 가공된 동산
PL법은 제2조 제1호에서 `제조물'이라 함은 `다른 동산이나 부동산의 일부를 구성하는 경우를 포함한 제조 또는 가공된 동산'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제조물은 기본적으로는 `제조 또는 가공된 동산'이어야 한다.
①우선 `제조'라 함은 부품이나 원재료에 인공을 가하여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것으로 `생산'보다는 좁은 개념이며 `가공'이라 함은 물품의 본질을 변하지 않고서 부품이나 원재료의 가치를 증대시키는 것을 의미하지만 어떤 제조물이 제조 또는 가공된 것인지 여부는 구체적으로 제조물에 가해진 행위 등의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판단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혈장제제'를 살펴보자면, 혈장 자체를 그대로 전혈성분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제조 또는 가공'되었다고 보기 어렵지만 그 중 일정 성분만을 추출하여 사용하는 알부민, 면역글로부린 등의 소위 `혈장분획제제'는 `가공' 정도는 이루어진 제조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보관 적정온도를 지키지 않음으로써 단백질의 변성이 일어난 `알부민' 주사제품으로 인하여 혈압증가, 발열 등의 부작용이 일어났다면 이에 대하여 제조물책임이 문제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백신'에 대해 살펴보면 생백신의 경우에도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하여 독성을 아주 약하게 만드는 등의 최종원액 추출과정·포장·판매작업이 있는 이상 제조물이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 외의 대부분의 약품의 경우는 제조물이라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제1차 농산물의 경우 단순 농산물은 대량 생산되었다고 하더라도 제조 또는 가공된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유전자 변형 농작물의 경우에는 종자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유전자 변형이라고 하는 일종의 가공행위가 있기 때문에 PL법상의 면책사유 조항의 적용은 별도로 하더라도 제조물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만 이 경우에도 유전자 종자를 파종하여 농작물을 생산하기만 한 사람은 별도의 제조가공행위가 들어가지 않았으므로 제조물책임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② 다음으로 PL법은 제조물을 `동산'에 한정하고 있는바, 이에 따르면 현재의 아파트 등은 일반공산품과 같은 형태로 제공되기는 하나 부동산인 이상 PL법의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할 것이다. 소프트웨어에 대하여는 CD 등으로 유형화되어 하드웨어와 결합된 상태에서는 제조물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견해도 있지만, 우리 민법이 동산을 `유체물 및 전기 기타 관리 할 수 있는 자연력'으로 규정하고 있는 이상(민법 제98조), 무형물이면서 자연력도 아닌 소프트웨어를 동산으로 보는 것은 어렵다고 할 것이다.
(2) 적용대상의 범위-2002. 7. 1. 이후에 공급된 제조물
PL법은 부칙에서 2002. 7. 1. 이후 제조업자가 최초로 공급한 제조물부터 적용한다고 되어 있다. 이 때 `공급'의 의미에 대하여는 상품을 공장으로부터 출고한 시점이라는 `출고시'설, 도매상 내지 소매상에게든 인도하였다는 시점에서의 `인도시'설, `최종소비자에게 도달한 시점에서의 `도달시'설 등 여러 가지 해석이 있을 수 있으나, 일단 제조업자가 `결함'없는 제조물을 만드는 업무가 기본적으로 마무리되는 시점이 `출고시'이고, 소비자를 폭넓게 보호한다는 점에서 `출고시'설이 타당하다고 보인다.
아울러 `최초로' 라는 문구를 문구 그대로 해석하여 2002. 7. 1. 이전에도 생산되었던 의약품, 식품을 그대로 생산하는 경우라면 PL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오해할 우려도 있으나, 이러한 해석은 PL법의 의미를 지나치게 반감시키는 무리한 해석이라 할 것이고, `최초로'라는 말은 2002. 7. 1. 강조하는 말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아 종전 생산되던 의약품도 2002. 7. 1. 이후에 생산된 의약품이라면 PL법의 적용을 받으므로 PL 대책을 세워나가는 것은 마찬가지로 필요하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