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세<인천지법 부장판사> 이재웅<대법원 특허조사관>
실험방법·확인 경위등 구체적 약리효과 기재
보정시, 출원 명세서 기재 범주 넘지 않아야
5) 발명의 효과
고혈압, 우울증, 불안, 식욕 항진증, 비만증, 약물 남용, 군발성 두통, 편두통, 통증, 혈관질환과 관련된 만성 발작성 편두통 및 두통 등 세로토닌성 신경 전달결여에 기인한 질환을 치료하는데 유효한 약학적 조성물과 치료방법이 제공된다.
(3) 이 사건에서의 구체적인 검토
1) 이 사건 출원발명의 최초 출원명세서에 약리효과에 관한 기재가 적정한지 여부
㈎ 관련 부분의 기재내용 검토
위 기재내용 ①은 이 사건 출원발명의 배경기술에 관한 것으로서, 이 사건 출원발명 화합물과 동일한 계통의 물질인 인돌유도체가 고혈압, 레이몬드의 질환 및 편두통 치유에 유용한 것과 5-HT1-수용체 작용물질 및 혈관수축 작용을 갖는다는 점을 들고 있는 것인데, 화학물질은 그 특성상 구조식이 유사하다 하더라도 화학적 성질이 현저히 다른 경우가 있기 때문에, 위와 같은 치료에 유용한 인돌유도체의 예가 기재되어 있다고 해서 종류가 다른 인돌유도체인 이 사건 출원발명 화합물의 약리적 작용기전(作用機轉, mechanism of action)이나 의약용도가 이미 밝혀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위 기재내용 ② 및 ③는 단순히 이 사건 출원발명의 물질의 유용성 즉, 세로토닌 작용물질 등으로서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의 종류만을 나열한 것에 불과한 것일 뿐인바, 이로부터는 당해 의약발명이 구성과 효과가 뒷받침되고, 나아가 당업자가 당해 의약발명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용이하게 반복재현할 수 있도록 기재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위 기재내용 ④은 단지 IC50 값과 같은 이 사건 출원발명의 물질의 약리효과를 측정하는 방법을 간접적으로 기재하고 있는 것인바, 단지 공지 문헌을 기재한 것만 가지고는 당업자가 이 사건 출원발명의 화합물이 세로토닌에 대한 작용활성을 갖는다는 약리작용을 예측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이것 또한 이 사건 출원발명 화합물의 약리효과에 관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기재라고는 볼 수 없다.
나아가, 이 사건 출원발명의 최초 명세서에는 이 사건 출원발명 화합물에 대한 제제화 방법, 투여방법 및 유효투여량에 대하여 기재되어 있지만 의약은 그 구조와 기능이 복잡한 인체에 대하여 사용되기 때문에 명세서에 유효량, 투여방법, 제제화를 위한 사항이 어느 정도 기재되어 있는 경우에도 그것만으로는 당업자가 그 의약이 실제로 그와 같은 용도에 있어서 작용효과가 있는지 알 수 없는 것이어서 이 또한 약리효과와 관련되어 구체적, 객관적인 사항을 기재한 것으로 볼 수 없다.
㈏ 소 결
따라서 이 사건 출원발명의 최초명세서 상에서는 의약의 용도발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약리효과가 객관적이고 실증적인 데이터의 의해 뒷받침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2) 요지변경 여부에 대한 고찰
㈎ 보정명세서의 보정사항과 그 의미
이 사건 출원발명의 최초명세서에는 이 사건 출원발명의 화합물의 약리효과에 관한 구체적인 실험조건 및 약리데이터가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여 의약의 용도발명에 관한 구성과 효과가 뒷받침되어 있지 아니한 것이었는데, 이 사건 명세서의 보정에 의하여 이 사건 출원발명의 실시예에 나타난 신규한 59개의 화합물에 대한 “개의 복재정맥에 위 화합물을 투여하여 그 화합물의 세로토닌(5-HT1) 수용체에 대한 작용활성을 측정한 값(EC50)”을 기재한 시험데이터를 약리효과에 관한 시험성적 자료로 추가하였다.
보정명세서에 추가 기재한 보정사항은 실제적으로 세로토닌 수용체에 대한 이 사건 출원발명 화합물의 EC50 값을 나타낸 시험데이터들로서 이 사건 출원발명의 약리활성을 알 수 있는 정량적인 수치로 표시된 구체적 시험결과를 의미하는 것이다.
㈏ 위 보정사항이 최초 출원명세서로부터 자명한 것인지 여부
일반론적으로 볼 때, 의약으로서의 용도발명이 가능성 있는 화합물에 대한 약리효과의 탐색과정과 이 과정을 통해서 얻어지는 확인된 정량적인 결과를 기초로 하여 이루어지고 이점에 의약발명으로서의 본질이 있다는 점, 화학구조가 유사한 화합물이라도 그 화학적 성질이 전혀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물질명, 화학구조만으로는 그 약리효과를 예측하기가 곤란한 점 등을 감안하여 보면, 출원시의 기술상식 및 출원당초의 명세서에 기재되어진 설명 등으로부터 함유성분이 의약용도로서 기능한다는 것이 추인될 여지가 있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약리효과에 대한 시험방법과 시험데이터는 최초출원명세서로부터 자명한 사항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이 사건의 경우에 있어서도, 보정에 의해 추가된 사항은 이 사건 출원발명 화합물의 세로토닌 수용체에 대한 결합친화력을 측정한 정량적인 시험결과인 것으로서, 최초명세서에 이 사건 출원발명 화합물의 약리효과를 시험할 수 있는 공지의 시험방법이 기재되어 있고 이 사건 출원발명의 화합물과 유사한 물질이 이 사건 출원발명과 같은 용도를 갖고 있다는 점이 기재되어 있다 하더라도, 이 사건 보정과 같은 구체적인 특정화합물에 대한 개별적인 시험데이터는 당업자가 해당 화합물을 직접 시험해 보기 전에는 예측할 수 없는 것일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시험데이터를 얻기 위해 당업자는 구체적인 유효성분을 도출해내기 위하여 이 사건 출원발명 화합물에서 다양한 치환기와 상수를 선별적으로 조합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고, 또한 최초명세서에서는 이 사건 출원발명 화합물 중 단 한 개의 화합물에 대해서도 약리데이터를 도출해 낼 수 있는 실시예 등 구체적인 실험조건 등을 기재하지 않았으므로 화합물마다 일일이 실험조건을 설정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어서, 이 사건 보정은 최초명세서의 기재로부터 당업자에게 자명한 사항에 해당된다고 할 수 없다.
나아가 앞서 본 일본 특허청의 실무에 의하면, 실시예의 보충이 허용되는 경우로서 ①출원 당초의 명세서 중에 화합물의 명칭이 기재되어 있을 것, ②출원 당초 명세서 중에 해당 화합물과 근사한 화합물의 실시예가 있을 것, ③해당 화합물과 그 근사한 화합물의 효과가 동등할 것 등 3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것에 한하는데, 이 사건의 경우 약리데이터가 보충된 모든 화합물은 최초 출원명세서 상에 그 화합물의 명칭이 기재되어 있는 점은 있다하여도, 이 사건 출원발명 화합물 중 단 한 개의 화합물에 대해서도 약리데이터를 도출해 낼 수 있는 시험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실험조건과 그 결과인 약리데이터가 전혀 제시되어 있지 않으므로 위와 같은 약리데이터의 보충이 최초 출원명세서로부터 자명한 사항을 보충하는 것으로는 볼 수 없다.
결국, 의약의 용도발명은 적어도, 그 최초 출원명세서 상에 당업자가 출원 당시의 기술수준으로 보아 특별한 지식을 부가하지 않고서도 특정 물질에 의약적 효과가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재현할 수 있도록 특정 물질의 약리효과를 객관적, 구체적으로 기재하여야 하되, 위와 같은 약리효과를 기재함에 있어서는 그러한 약리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 경위 즉, 구체적인 실험방법과 실험결과를 정량적으로 기재하여 다른 사람들이 이를 재현함으로써 그와 같은 약리효과가 있음을 납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약리효과에 관한 시험방법과 정량적인 데이터가 결여된 경우 미완성 발명으로 볼 수 있는지의 여부는 무척 어려운 문제인 것 같다.
의약으로서의 용도발명이 사용가능성 있는 화학물질들에 대한 약리시험을 통해 완성되는 것으로서 약리시험데이터를 통해 얻어지는 확인된 정량적 데이터가 의약발명으로서의 본질을 구성하는 점, 화학분야 발명의 경우 그 실현가능성 내지 예측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경우가 많으므로 실험, 분석 없이 그 발명의 실체를 좀처럼 파악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위와 같은 경우에 미완성 발명으로 볼 여지가 없다고 볼 수 없으나, 구체적인 판단은 개별적인 사건에 따라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약리효과의 보정은 그와 같은 보정이 출원시에 당업자가 출원 당초의 명세서에 기재되어 있는 기술내용으로 보아 기재하고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자명한 사항에 해당하는지 여부, 그리고 이와 같은 보정에 의해 최초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된 기술적 사항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는지 여부가 판단의 요체가 될 것이다.
만일 최초 출원명세서 상에 약리효과에 대한 결과데이터를 도출해 낼 수 있는 적어도 하나의 실시예 조차 기재되어 있지 않는 경우라면 약리데이터의 보정은 결코 허용될 수 없을 것이고, 위와 같은 실시예가 기재되어 있다고 하여도 추가된 화합물에 대한 약리테이터가 최초 실시예의 기술적 범주를 벗어나서는 안될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의약부문심사기준에서는 “명세서의 기재 및 기타 자료로 보아 그 효과가 확인되지 않을 경우는 효과확인을 위한 자료로서 시험성적증명서의 제출을 요구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하여 명세서 기재불비 사항을 추후의 서면에 의해 치유가 가능토록하고 있어 이에 대한 해석이 분분한 점이 있었다.
그러나, 특허요건의 구비여부 심사에 있어 기술문헌으로서의 명세서 우선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이것은 특허청구범위의 일부에 대해서는 효과를 확인하는 구체적인 기재가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나머지 부분에 대한 효과를 확인할 수 없다는 취지의 거절이유통지에 대해 반론, 석명을 할 수 있다는 취지를 정한 것이거나, 명세서의 기재요건을 충족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기술상식으로 보아 명세서에 기재된 대로 실시되는 것이 극히 의심스럽다고 판단으로 경우 이에 관한 거절이유통지에 대해 반론, 석명을 할 수 있다는 취지를 정한 것으로 보는 것이 합당할 것이며, 당초 명세서에 뒷받침 자료로서 약리시험방법 및 약리효과에 대한 구체적, 객관적인 기재가 없는 경우에 대해서까지 추후의 서면에 의해 반론, 석명할 수 있다는 것을 정한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최근의 판례는 이러한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만일 이와 달리 해석하면 그 작용효과에 대한 구체적인 검증이 안되어 기술적인 의미에서 아직 발명으로서 완성되지 않은 경우에도 그 작용효과에 대한 추상적인 기재 내지는 정성적인 기재만 하여 서둘러 이를 출원한 뒤 사후에 이를 보완함으로써 특허출원일자를 앞당겨 등록을 받는 수단으로 악용될 여지도 많을 것이다.
최근 선고된 의약발명의 약리효과에 대한 판결은 이 분야에서 논의된 거의 모든 쟁점들을 판단하고 있어 의약발명 관련 심사, 심판 및 소송에서 제 의문점들을 정리한 점에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약리효과의 기재정도에 대한 대법원의 위와 같은 판단이 항구적일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특허법에 있어서 제 요건의 판단 즉, 신규·진보성 및 명세서 기재요건 등의 판단은 아무래도 그 시대의 당업자의 기술수준과 산업환경에 크게 의존하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향후 의약산업이 계속 발전되고 나아가 우리의 지식기반과 특허저변이 확대되어 나간다면 새로운 판단기준이 도출될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위 판례들에 대한 많은 비판과 평석이 이루어져 활발한 논의가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