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세<인천지법 부장판사> 이재웅<대법원 특허조사관>
기술 보호 `발명자' 적절한 입장조절 관건
자료 이용 `제3자'
가. 특허법의 목적과 의약발명의 특수성
특허법의 목적은 “발명자에게는 발명의 보호에 따른 이익을, 공중에게는 발명의 이용에 의한 이익”을 줌으로써 발명을 장려하고 이로써 산업발달에 기여하려는 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곧, 발명자에게 특허권이라는 독점배타적인 권리를 부여하는 것은 제3자가 그 발명을 이용토록 하고, 이에 기초하여 기술을 발전시켜 산업발전에 이바지 하고자 하기 위함인 것이다.
의약발명은 다른 발명과는 달리 인체 등 생명체를 대상으로 질병 등을 치료, 예방하는 데에 사용되는 것이므로 이들의 개발과정에서 약리적 효과 및 부작용을 확인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 및 노력이 소요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제3자의 입장에서 볼 때 약리효과에 관한 구체적인 시험방법과 결과데이터가 그 명세서 상에 기재되어 있다면 이를 확인하는데 시간이나 과대한 비용을 투자하지 아니하고도 이를 이용할 수 있고, 나아가 위와 같은 기술자료를 근거로 하여 개량발명 등을 용이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발명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가능한 한 자신의 발명의 핵심적인 기술자료가 공개되지 않고 특허 받기를 바라는 경향이 있는 바, 결국 특허발명 명세서의 기재 정도는 자기 기술의 철저한 보호를 받고자 하는 발명자의 입장과 그 발명의 명세서를 기술자료의 근거로 삼아 이를 이용하려는 제3자간의 이해관계의 적절한 조절을 도모한다는 측면에서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나. 특허발명의 명세서 기재
구 특허법 제8조 제3항은 발명의 상세한 설명에는 당업자가 당해 발명을 용이하게 실시할 수 있을 정도로 발명의 목적, 구성, 작용 및 효과를 기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82조 제1항 1호는 이에 위반되는 특허출원은 거절사정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규정하는 이유는 특허권은 특허발명의 공개에 대한 대가로서 독점권을 부여받는 것이므로 발명의 상세한 설명에는 당해 발명이 해결하고자 하는 과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채택한 수단 내지 기술적 구성 및 당해 발명이 달성한 특유한 효과를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함으로써 당업자가 당해 발명의 내용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용이하게 재현할 수 있도록 하여 대가를 치르고 당해 발명을 실제로 실시하거나 또는 당해 발명을 가지고 보다 진보된 기술을 개발하는데 이용하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서 발명의 상세한 설명이 발명의 내용을 제3자에게 공개하는 기술문헌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구 특허법의 위 규정은 단순히 당해 발명을 용이하게 실시하고 재현할 수 있기 위한 발명의 구성뿐만 아니라 당해 발명이 달성한 특유의 기술적 효과도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함으로써 당해 발명의 기술적 의의와 가치도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규정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발명의 본체는 발명의 구성, 즉 기술적 사상으로서의 기술적 수단에 있는데, 구성 자체가 구체적, 객관적으로 기재되어 있다고 하면 이를 토대로 발명을 반복재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발명이라 함은 목적으로 하는 효과를 선행의 기술적 수단에 의한 것 보다 一層 的確하게 달성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항상 그 발명에는 특유한 효과를 갖추고 있게 되는 바, 발명의 내용이 정확하게 제3자에게 파악되기 위해서는 당해 발명의 목적 및 특유한 효과의 설명이 필요하게 된다.
상기 규정의 취지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특허출원된 발명의 내용을 제3자에게 공표하여 그 기술적 범위를 명확하게 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 출원에 관한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보통 정도의 기술적 이해력을 가진 자, 즉 평균적 기술자가 당해 발명을 명세서 기재에 기하여 출원시의 기술수준으로 보아 특수한 지식을 부가하지 않고서도 그 발명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고 동시에 재현할 수 있는 정도의 설명이 필요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
특허법 제42조 제3항(구 특허법 제8조 제3항) 규정의 적용은 발명의 상세한 설명의 기재 정도라는 사실 판단에 기초한 것이나, 이에 대한 판단은 발명 분야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될 수 있어 일률적인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극히 어려운 것이다.
다. 의약발명의 구성 측면에서 본 약리시험방법 및 약리데이터
발명의 구성에는 통상 종래 기술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떠한 수단을 강구했는가를 그 작용과 함께 기재한다. 그런데 발명 그 자체는 사상으로서의 추상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당업자는 그 기재만으로는 발명을 쉽게 실시할 수 없고, 이에 따라 일반에게 발명 사상이 어떻게 구체화되어 구현되는 가를 나타내는 실시예를 기재하는 것은 기술의 공개를 목적으로 해야 하는 명세서의 특성상 대단히 중요하다.
특히 화학관련 발명의 경우 화학구조식이나 반응과정 등이 기재되어 있다 하더라도 그로부터 상정된 화합물이 실제로 얻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낮으므로, 화학관련 발명의 경우에는 그 화합물의 화학구조식이나 반응식을 기재하는 것만으로는 그 화합물이 실제로 얻어진다는 것을 당업자가 쉽게 납득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화학관련 발명에 대해서는 당업자가 그 화학관련 발명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동시에 재현할 수 있으며 그 작용효과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실시예의 기재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