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 지방 종류에 따라 부위에 따라 다른 ‘지방이식’
한상훈 기자 @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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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훈 레알성형외과 대표원장. © 레알성형외과

성형수술은 외과의 한 분야로써 피부 이식술이 발전하면서 최근까지 이르렀다. 이후 체지방이 너무 많은 경우에 이를 제거하고자 지방흡입술이 생겼는데, 사실 인체의 지방은 체내 대사에 매우 중요한 조직이다. 피부 밑에 존재하는 지방층은 내부의 각종 장기를 보호하고 단열 효과가 있으며 에너지 저장소의 역할을 한다.

지방흡입술이 도입된 후 잘 정제된 지방을 사용하여 필요한 부위에 이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특히 푹 꺼진 눈두덩이나 뺨, 이마, 측두부 등에 많이 사용되며, 얇아진 입술에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복부 등에서 흡입된 지방을 이식하면 섬유화가 진행되며 푹신한 지방의 특성은 많이 없어지게 된다. 즉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지방 조직이 아니라는 뜻이다.

체지방과는 다른 ‘안와 지방’
두 가지 모두 지방세포이긴 하지만 그 형태와 조직학적인 특성이 다르다. 안와 지방은 안구의 주위를 감싸고 있으며 지방세포 외에도 많은 양의 혈관이 분포된다. 지방 조직이 서로 고정되어 있지 않고 유동적이어서 푹신한 쿠션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안구가 움직이는 데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는다. 체지방은 지방구의 크기가 크고 혈관 분포는 적으며 에너지 저장의 역할을 한다. 지방흡입 후에 대량의 이식이 가능하나 섬유화 혹은 경화가 진행되어 딱딱한 덩어리로 만져질 수가 있다. 이는 특히 눈꺼풀처럼 얇은 조직이나 어느 한 부위에 다량의 이식이 된 경우에 두드러진다.

눈꺼풀 주위에서는 안와 지방을 우선적으로 사용한다. 체지방을 채취하여 분리한 다음 작은 크기로 만들어(나노 fat) 생착률을 높이려는 노력도 있다. 이식 후 섬유화를 줄이기 위해서는 혈액 순환이 좋은 조직에 주사하는 것이 좋고, 지방 조직이 골고루 넓게 퍼지도록 이식하는 것이 좋다. 일단 덩어리가 생기면 섬유화가 되어 딱딱해지고 쉽게 없어지지 않으며, 때로는 속에서 염증이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자가지방이식으로 유방확대술을 하는 경우에 많은 양을 주사하면 섬유화 혹은 석회화된 조직이 생길 수 있다.

상안검에는 안와지방이 두 개,  하안검에는 세 개로 나뉘어 얇은 막에 싸여 있다. 한쪽 상안검이 푹 꺼진 경우 반대쪽 안와 지방을 이용해서 이식할 수 있다. 같은 쪽 하안검에 불룩한 지방이 있다면 이 조직을 이용하면 매우 효과적이다. 따라서 눈물골 같은 부위도 안와 지방을 이용해서 재배치하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안와 지방과 매우 유사한 조직은 뺨 속에 있는 심부 지방(buccal fat)이며, 역시 눈꺼풀이나 그 주위에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런 부위에 체지방을 채취하여 주사하기도 하는데 생착이 덜 되면 섬유화가 진행되어 덩어리로 보이거나 만져지게 된다.

© 레알성형외과

지방 이식 후 이물질 같다면
지방 이식 후에 입술이나 눈두덩이에 생긴 덩어리는 모두 제거하기는 어렵다. 정상적인 모양과 기능을 항상 고려해야 한다. 특히 상안검에서 제거를 많이 하면 피부가 얇아지고, 여러 겹의 꺼풀 라인이 생길 수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  주로 쌍꺼풀 라인을 통해 절개하게 되는데 정상적인 근육과 지방 조직이 한데 엉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가능하면 지방 조직을 일일이 제거하는 것이 좋으며, 그래야 최대한 근육을 보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뺨에서 만져지는 지방 덩어리는 사실상 제거가 어렵다. 얼굴에 상처를 내고 이식된 조직을 제거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느다란 관(카뉼라)을 이용하여 흡입을 하게 되는데, 이때 되도록 덩어리로 만져지는 부위에 집중해야 한다. 정상 지방 조직이 덜 손상되도록 조심해야 한다. 흡입이 어려운 경우 스테로이드 주사를 시도해 볼 수도 있는데, 여러 번 반복해야 한다.

입술 역시 비대칭이 되지 말아야 하고 입술 아치가 잘 형성되도록 형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나이가 들어 입술의 탄력이 떨어지고 바깥으로 튀어나오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입술 안쪽에서 조직을 절제하여 정상적인 모습과 탄력을 되찾을 수 있다. 지방 이식 대신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은 필러 물질인데, 주로 녹는 필러를 사용한다. 효과가 오래가기를 원하여 녹지 않는 필러를 쓰는 경우도 있는데, 나중에 덩어리를 형성하여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다. 녹는 필러는 때로 반복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체내에서 분해되어 사라져 안전하다는 것은 매우 큰 장점이다.

최근에는 지방 조직에 포함된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많은 지방 조직을 빼서 없앤다는 것이 참으로 아까운 생각이 든다. 같은 지방 조직이라도 부위에 따라 매우 다른 형태와 조직 특성을 갖고 있으므로 이를 잘 이용하면 수술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지방 이식 주사를 하는 경우에는 항상 “조금씩” 하는 것이 좋다는 것도 명심하자. 교과서적으로 말하면 “부족 교정”이 “과 교정”보다 훨씬 좋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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